2014년 9월 26일 상수동 까페 디디다에서 진행했던 Mamas Gun 인터뷰.



사실 연초, 펜타포트의 라인업에 Mamas Gun이 추가됐을 때 반갑기도 하고 또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4년 9월 25일에 내한 공연을 가졌으니, 시간 간격이 1년 정도인데 요즘 국내 뮤지션이라 해도 단독공연을 1년 텀으로 갖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페스티벌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만, 같은 밴드를 빠른 시간 안에 한 번 더 볼 수 있다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닙니다.


결론은 환영합니다, 라는 얘깁니다. 지난 해 악스홀에서 열렸던 공연에는 이 팀에 대해 잘 모르던 지인과 갔었는데, 100% 취향저격이었죠. 음, 불순한 의미의 저격은 아니었습니다.

3일차에 올라와 있는 Mamas Gun.


훵크를 기반으로 락과 재즈 사이에서 감칠맛 나는 줄타기를 선보이는 밴드 마마스 건. 연주와 음악적인 면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데이브 올리버의 출중한 댄스 실력이 기대됩니다.


이들의 음반, 그리고 작년 내한 공연을 동시에 보신 분들은 느꼈을지도 모릅니다만, 음반보다는 공연 사운드가 다소 강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영국과 한국의 전압 환경이 다르다 보니, 기타의 경우 오버드라이브는 좀 더 입자가 고와지고 신서사이저도 출력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죠. 데이브 올리버도 인터뷰 때 "사운드에는 충분히 만족했지만 출력이 강한 부분은 있었다"는 얘길 했었죠.


이번 펜타포트는 지난 해 악스홀과는 또 다른 환경입니다. Mamas Gun의 무대는 펜타포트로서는 어쩌면 10년의 저력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곡 사이사이에 디테일이 숨어 있는 이런 타입의 훵크 스타일 사운드를 야외 무대에서 어떻게 살려낼 수 있는가 하는 것, 아마 이번 페스티벌의 0000이 아닐까 싶습니다.



익숙한 노트북.



Q.0000에 들어갈 사자성어를 맞춰주세요. 성별편향적(반드시 여성일 거라는 편견은 버리;;;)으로 추첨하여 커피를 얻어마시겠습니다.

1. 화룡점점 2. 화룡반점 3. 화룡정정 4. 이게점점 5. 기타점점







Prologue 안녕, 당신들의 안부를 묻습니다


10일 앞으로 다가온 2015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다들 아시다시피 이번은 10회차입니다. 10이라는 숫자는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유난히도 가물었던 올해, 하필 딱 맞춰 내린 비로 머스페스트가 된 이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페스티벌도 있지만, 펜타야말로 비와의 싸움이 컸죠. 그 빗속에서 누구는 즐거워하고 누군가는 하이힐을 신고 따라온 여친에게 화를 내기도 했을 겁니다.


그런 일들이 햇수로는 16년이 지났습니다. 첫 페스티벌에 참여하셨던 분들은, 이번에 많이 참여하셨을까요? 그 사이 우리가 사랑했던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익숙해지기 어려운 새 것들이 우리 삶에 들어왔습니다. 이물감이 드는 것도 있지만, 과거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과 어울리는 새 것들도 있습니다. 아마도 10회째를 맞는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은 우리가 잊지 않은, 추억이라는 말로 간단히 정리될 수 없는 개인들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자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와중에, 16년 전 흙탕이 될지도 모르고 하이힐을 신고 왔던 여성분과 그 여성분에게 '~는 안 그랬는데'라며 마음에 없던 못난 소리를 했던 남성분이 재회하게 될지도 모르죠. 삼십대 중반의 청년은 어느덧 반백년 락 인생을 말할 수 있는 유일 락 전문지의 편집장이 되어 프레스 부스와 무대를 분주히 오가실 겁니다. 오갈 데 없어 다른 데 벌이를 두고서도 이 판을 떠나지 못하는 부족한 글쟁이도 모일 것입니다.


반백 년 락 인생, 젊음을 외치는 편집장님의 원샷 원킬.


기억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자


10년이라는 세월은 또한 많은 것을 정리해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을 갖게 만듭니다. 특히 텍스트를 만지는 사람들은 말이죠. 저는 매거진의 필자가 사회의 목탁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일종의 패관(牌官) 정도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떠도는 소리들을 모아 남기는데 이는 후일 역사기록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요긴한 자료가 될 수는 있다고 봅니다. 펜타포트 전용 공연장이 들어서 있는 공간에 대한 기록일 수도 있고, 곡예와도 같은, 글쓰기로 생계를 이어가기 등의 이야기일 수도 있으며, 인간이 제례를 시작하면서부터 포기할 수 없었던 축제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축제를 앞두고 제가 처한 자리에 대한 이런 미망이나 늘어놓다니, 민망합니다. 그러나 이 민망함은 결국 이 축제의 10회, 그 다음을 향한 유효한 논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어찌 보면 꼴같잖은 의무감과도 닿아 있습니다.



라이브 클럽데이 레진코믹스V홀에서 공연 중인 리플렉스.



이번 축제가 다가오기까지 열흘. 그 사이에 저는 이번 축제를 통해 전기를 맞을 것 같다 여겨지는 밴드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음악과 기어를 살피는 프리뷰를 올리려고 합니다. 음악 자체가 큰 컨텐츠가 못 되는 시점이라고는 하지만, 분명 사운드는 많은 것을 말합니다. 심플해진 구성은 악화된 수익모델 속에서도 강한 사운드를 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고, 이것이 음악을 하는 집단의 미래 모습을 예고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겠죠. 아무래도 젊은 밴드들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Turning Point-펜타포트2015 이후가 궁금할 그들'이라는 주제로 풀어낼 생각입니다. 시장의 상황과는 관계없이 좋은 밴드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음반이나 공연, 라이브클럽데이 같은 과거에서의 사운드가 참고가 되겠죠. 지적 환영합니다. 의미는 열려 있습니다.


눈 있고 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눈여겨보았을 만한 밴드들을 다시 새삼스레 언급하는 게 뒷북 같습니다. 훌륭한 라인업은 그 자체로 미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부족한 글을 보태는 것은, 네네, 프레스 신청을 해 놓고 뭔가 성의를 보이고 싶어서입니다.


사실 음악을 분석하고 어떤 의미를 기입하는 일이 과거처럼 '뽀대' 나진 않습니다. 그래도 의미를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때와 자리가 있습니다.



한국에도 훌륭한 개별 제작자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비단 요즘 두드러진 현상은 아닙니다. 한국의 악기 제조 기술도 다른 산업처럼 OEM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그 가운데 높은 숙련도를 가진 

테크니션들이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 결과물들이 이제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고 있는 것이라 보는 게 타당합니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가깝게는 십 년, 오래는 2~30년을 바라보는 역사입니다.


다른 산업이 수도권에 조밀하게 분포해 있는 것과는 달리, 악기 관련 국내 제작자들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야 유니온테크(http://www.gaya-union-tech.com)역시 경북 경산 지역에 근거지를 둔 업체입니다. 대구경북, 부산경남에는 기타 및 액세서리 관련 실력 있는 업체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것으로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져 있죠.


지난 번 한국정밀 오우거와 같이 제가 직접 다루어 보려고 했는데, 제가 경주에 있는 한국대중음악박물관에 일하러 오느라 만져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공간을 활용해, 지역에 소재한 악기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페어를 추후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자세한 기사는 바라노이도의 차수석님이 쓰실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시면 감사드리고자.

http://www.paranoidzine.com/605



보시다시피, 이 사진은 http://paranoidzine.com


마음 졸이며 25호 원고를 털고 나니 세상이 장밋빛...일 리가 없지만.

송명하 편집장님께서 서울 오신 김에 TONE OF AGES에 두 차례 소개된 OGRE를 직접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오우거는 그 유명한 송골매 1기의 베이시스트 이응수 님께서 연구 이사로 계신 곳이기도 하죠.

'승무' 등 가사가 좋은 곡을 많이 쓰신 것으로 유명하고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서근리 205(지번주소 버들로 1362번길 42). 토리밸리 산단 안에 있는 주식회사 한국정밀(대표 김상길)의

악기 연구소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금형기술을 통해 전자, 전기제품의 부품을 만드는 회사인데, 여기서 축적한 탄탄한 기본기를

보다 새로운 악기 제조, 좀 더 다른 기어의 생산에 적용하는 회사입니다.


마감도 됐고, 구상하는 일에 대한 정밀 묘사 작업도 할 겸,

편집장님과 바람도 쐴 겸 해서 달렸는데, 오늘은 바람이 너무 차더군요. 문에서 건물로 이동하는데도,

콧속과 목구멍이 간질간질하고 아플 정도였습니다. 그럴 때 달달한 커피 한 잔이 어찌나 달던지.


파라노이드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책에도 TONE OF AGES 페이지가 있습니다.

여기 소개된 악기 제조업체는 가능하면 찾아보려고 합니다.

해외 악기도 소개하고, 24호 같은 경우 NAMM SHOW2015 Telereport도 실었지만,

궁극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성원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국내 악기에 포커스를 맞춰 가는 중입니다. 해외 악기를 다룰 때는

그 최신 동향이나 트렌드를 테마로 놓고, 거기에 부합하는 국내 제조업체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합니다.


오우거는 이미 NAMM SHOW의 스타입니다. 2014년이 첫 참가인데도, 그 디자인의 독특함으로

현장에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는군요. Premiere 기타 매거진에서는

 2014년 가장 뛰어난 오버드라이브 페달로 오우거의 튜브홀릭을 꼽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2015년에도 역시 큰 주목을 끌었는데,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든 기타 덕분이죠.

마그네슘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고인이 된 마왕 신해철 님께서 생전에 눈이 떨리는 증상을 갖고 계셨는데,

그 때 복용하시던 약의 성분이 마그네슘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볍고 물에 닿으면 폭발성이 있다는 정도로 알죠.

사실 저도 합금인 걸 당연히 알지만, 손 씻고 와서 기타를 만지기 전에

손을 한 번 더 싹싹 바지에 문지르기도 했습니다. 다 이시죠?

개드립인 거.



그런데 사람들이 마그네슘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여타 금속 원소들과는 달리 소리를 반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머금는다는 거죠.

즉 나무와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어떤 주파수는 튕겨내고 어떤 주파수는 부드럽게 삼키는,

그래서 결국 사람들이 듣거나 두들겼을 때 일반 금속의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이 마그네슘 합금의 특징입니다.


오우거의 이번 일렉트릭 기타는 이 마그네슘 합금을 금형에 넣어 바디와 넥, 지판, 헤드까지

모두 한 번에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회사, 은근 마니악합니다. 이 기타의 개발비로만 어마어마한 자본을 투입했습니다.

사실 그런 돈 있으면 투자보다 투기를 하는 이들이 더 많은 세상입니다. 굳이 기타를 만들지 않아도

생산적이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에 자본이 투입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들어주는 회사라 할까요.



편집장님께서 동영상은 안 찍었다고 하셨는데 만약 동영상 있었으면 그대로 입산 ㅜㅡㅠ 연습 안 한 티가...


실제 연주해 본 마그네슘 바디와 지판은 매우 특이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1개월간 연습을 하지 않아 레가토 쪽 프레이즈가 전혀 안 되는 상황에서,

새끼손가락으로 해머링만 해도 소리가 날 정도로 선명한 어택을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서스틴이 매우 깁니다. 픽업은 던컨인데, 그 출력보다도 소재 자체가 만드는 서스틴이 압권이더군요.

그래프로 보니, 나무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깨지고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더군요.

단단하면서도 매끈거리는 느낌이 에보니 핑거보드의 열 배, 선명함이 메이플의 두 배.

그러나 찢어지는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톤 노브에 코일 탭 스위치가 있어, 푸쉬-풀 방식으로 싱글 코일과 험버커 전환이 가능한데요.

톤 레인지가 굉장히 넓었습니다. 특히 새들의 재질에 따라서도 질감이 달랐는데요,

이는 추후 오우거 측과 재미있는 리포트 프로젝트를 만들게 되면 한 번 제대로.

아직 개발이 다 끝난 게 아니라고 하니 사운드 면도 계속 개선되고 있는 중입니다.

플로이드 로즈 브릿지가 장착된 기타도 있는데, 거기에 7현 기타가 나온다면

개인적으로 구매 의사도...


요것도 송명하 편집장님께서 촬영하신.


우측 펜더 트윈 리버브에 연결된 페달로 테스트해보았습니다.

우측부터, Chronomaster Delay-Boss Chorus Ensemble(CE-5)-Tremoloid-Thunderclap Distortion-Tubeholic Overdrive

순서입니다.

특히 썬더클랩과 튜브홀릭 페달은 <Premiere Guitar>가 선정한 NAMM SHOW2014 'Best 10' 페달,

그 중 1위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http://www.premierguitar.com/articles/20527-state-of-the-stomp-top-10-pedal-picks-from-namm-2014?page=2)


고급스런 삼족오 문양의 이 보물 상자는?




바로 피크 케이스입니다. 금형 기술을 원천으로 하는 기업이다 보니 실용성과 견고성을 동시에 갖춘 소품을 만들었더군요.

피크의 동심원 무늬도 미끄럼 방지 기능인데, 이 역시 3D 프린팅을 통해 구현되었습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 중 하나가 힌지(hinge; 경첩)인데요. 이 케이스 역시 그 힌지 기술이 적용된 것입니다.

닫을 때 소리가 마치 카르티에 라이터 소리에 오버드라이브를 걸어놓은 듯합니다.




OGRE 페달은 빠른 시간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3월 16일에 내한공연을 갖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기타리스트

리치 포크너(Richie Faulkner)는 오우거의 크로노마스터 딜레이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네요.

이 딜레이는 클린 부스트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부스트에 온-오프 기능이 있으면 금상첨화겠네요.


국내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서도 오우거는 금년 여러 가지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1000~3000$ 사이 가격대에서는 한국 기타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오우거는 물론이고, 많은 한국 제조업체들이 힘을 내 성장했으면 합니다.


미약한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송명하 편집장님의 깨알 방문기. http://www.paranoidzine.com/534






잉베이 맘스틴과 오랜 세월 함께 해 온 건반 주자 맷츠 올러슨이 태국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스웨덴인이지만 태국에 머무르는 때가 많았던 고인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서 삶을 마감했다. 향년 54(1961. 4. 16~2015. 2. 20). 세계 각국의 메틀 팬들이 SNS 타임라인에 그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있다. 잉베이 맘스틴 측도 조만간 공식적인 애도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변사체로 발견된 맷츠 올러슨, 1주일간 폭음 중이었다면 혹시

 

건반 연주자 맷츠 올러슨이 태국 동부 해안 샴 만 휴양지 따 프라두(Tambon Tha Pradu)의 라용 호텔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태국의 현지 신문인 방콕포스트는 2 20일자 소식을 통해 이와 같은 소식을 알렸다.

 

최초 발견자는 호텔 직원이었다. 투숙객이 일 주일간 식사를 위해 내려오지도 않았던 점을 이상하게 여긴 그가 문을 두드린 것. 안에서 응답이 없었고, 응당 가졌을 법한 불행한 의문이 적중했다. 이 같은 사실이 현지 경찰에 신고된 것은 같은 날 오후 3시경이었다고, 현지 므앙 경찰서 담당자가 밝혔다. 시신의 신원이 1961년생 스웨덴인 맷츠 올러슨이라는 것은 여권을 통해 밝혀졌다.

 

외부 침입이나 다툼의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아 타살의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현지 경찰은 잠정 결론내렸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7병의 빈 위스키 병이 발견됐고 또한 다량의 맥주 캔도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좀 더 부검이 필요하다고 본 경찰은 방콕의 법의학 센터로 맷츠 올러슨의 시신을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맷츠 올러슨이 사망한 것은 적어도 발견 24시간 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는 적어도 하루 1병 이상의 위스키와 맥주를 비우며 폭음 중이었다. 급성 간 손상과 그로 인한 쇼크가 있었을 가능성도 농후하며 현지 경찰 역시 이를 주된 사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호텔 방에 혼자 머무르면서 이 정도로 폭음 중이었다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우울증을 의심해볼 수 있는 정황이다. 맷츠 올러슨은 생전 잉베이 맘스틴과도 매우 절친한 사이였다. 거의 대부분 연주자, 보컬들과 불화를 빚곤 했던 잉베이 맘스틴이 나이스 가이로 극찬할 정도라면 꽤 낙천적인 성격이 아니었을까 짐작할 수 있는데, 우울증 증세가 있었다면 다소 충격적이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의 시신을 발견한 호텔 직원은 그가 숙박비를 계산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물론 체크아웃 시 계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그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다.

 


 

2014 12월 방콕행, 쓸쓸한 마지막 여행 택한 남자

 

올러슨은 스웨덴 메틀 씬에서 나름대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덧 중견 그룹이 된 이블 매스커레이드(Evil Masquerade) 활동은 2014년 말까지도 이어졌으며 그 외에 유럽(Europe) 출신의 존 노럼(John Norum) 등의 투어에도 참여해 왔다. 또한 스웨덴의 메틀 씬 뿐만 아니라 조 보나마사 등 미국 씬의 연주자들과도 꾸준히 교류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말 그의 SNS 타임라인을 보면 올러슨이 그 무렵 태국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이름은 스웨덴 음악인이자 그의 지인으로 보이는 조지 놀즈(Goerge Knowles). 올러슨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남긴 안부 인사를 보면, 올러슨이 2014 12월 중순에 방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북유럽인들이 혹독한 추위를 피해 동남아 국가를 찾는 일은 흔한 일이다. 오랜 지인인 듯한 그가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연락을 시도했다는 것은 그간 상당히 격조했었으리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는 심지어 올러슨이 방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사실도 다른 이에게서 들었음을 밝히고 있다. 결국 그는 애도를 전하는 말을 남길 수밖에 없게 됐다.

 

조지 놀즈의 메시지를 보면 올러슨이 2달 넘게 태국에 머무르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올러슨이 생을 마감한 라용은 방콕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으로 한국인들도 종종 찾는 휴양지다. 해안가가 아니라 시내에 위치한 호텔로, 신혼여행지로 인기 있는 라용 메리어트 같은 고가 호텔은 아니었던 듯하다.문을 두드린 호텔 직원은 올러슨과 비슷한 또래의 현지인이었다고 현지 신문은 기록했다. ‘고독사란 용어는 고인의 삶을 욕되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NHK의 한 다큐멘터리는 이야기했지만어쩐지 이 직원이 아니었으면 올러슨의 마지막은 정말 쓸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따뜻한 곳에서 시작 한 먼 여행이니 그의 새로운 삶이 평화롭기를 기원한다.| 한만득 @evh51505150


 



동그라미 안의 주인공이 러스 패리쉬, 즉 지금의 싸첼.




숫자 들어가는 가장 핫한 연예매거진 아실 겁니다. 거기엔 연예인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그 매체 이름에 등장하는 숫자만큼 선정해 연결시키는 코너가 있죠. 물론 그거 흉내내는 건 아닙니다. 다만 주다스 프리스트의 마지막 월드투어를 앞두고 그들의 족적을 잠깐잠깐 더듬는 중 재미있는 인맥이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1992년 밴드를 떠난 팀의 간판 롭 핼포드는 파이트(Fight)’라는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는 러스 패리쉬(Russ Parrish) 즉 스틸 팬더(Steel Panther)의 기타리스트인 싸첼(Satchel)입니다.

 

스틸 팬더의 무대나 비디오를 통해 만나는 그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는 느낌입니다. 뭔가 어리진 않을 것 같은데 또 영감님 필은 아니죠. 실제 꽤 나이가 많습니다. 1970 12 24일 생, 우리나이로는 46세입니다.

 

그러나 파이트의 첫 앨범 [War of Words]가 나온 것이 1993년이니 그 당시 본명으로 활동했던 싸첼은 꽃띠였습니다. 그 약관의 나이에 G.I.T 강사이기도 했는데 M.I 쪽에 확실한 자료를 요청해봐야―왜 그런 게 궁금하냐는 소리를 들을 게 뻔하기도―알겠지만 수석입학에 수석졸업을 했다는 풍문도 있습니다. 꽤나 노는 이미지인데 연습량이 어느 정도였기에 그렇게 놀고도 대단한 연주를 펼치는지 놀라울 정도죠.

 

싸첼은 손잡이가 있는 가방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가로로 긴 가방인데, 영어로 입이 큰 사람을 가리키는 속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입이 참 큽니다. 참고로 새치모는 새치머리가 아니라 ‘Satchel Mouth’의 축약 표현인 ‘Satchmo’로 입이 큰 남자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War of Words] 앨범. 역시 싸움은 말부터 시작한다 뭐 그런.


 

싸첼은 많은 스틸 팬더 이전에 많은 뮤지션들과 작업하며 그 실력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2003년에는 레이서 엑스(Racer X)에서 폴 길버트와 함께 활동하기도 했죠. 2015 NAMM 영상을 보면 정말 ☆☆크다고 추켜세우기도 한 도큰(Dokken) 출신 베이시스트 제프 필슨(Jeff Pilson)의 밴드에서도 활동했습니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Redeemer of Souls] 41년 밴드 생활을 결산한다고 합니다만, 최근 외신을 통해 롭 핼포드가 파이트의 새로운 앨범에 대한 생각이 있다는 루머가 나왔습니다. 사실 극히 마니아층이긴 합니다만, 국내에도 스틸 팬더 특유의 저질스런 분위기를 사랑하는 팬들이 있습니다. 만에 하나, 파이트에 싸첼이 세션으로 나오고 이벤트성으로 스틸 팬더가 같이 엮여서 진행하는 19금 메틀 시리즈가 국내에서 진행될 수 있다면? 상상만 해도―망할 확률이 크다는 위험성에―흥분되는 일입니다. 물론 저 개인적으로는 진심으로 좋아할 겁니다.

 

다만 이런 일은 확률상 일어나기 힘든 일입니다. 그리고 주다스 프리스트가 마지막을 강조하며 세계를 돌고 있는 이 마당에, 근시일 내 파이트가 재결성한다 한들 이벤트 이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무슨 말인가? 곧 이번 공연을 놓친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주다스 프리스트 공연의 대안이 없다는 뜻입니다.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무얼 하고 있습니까?


어서 오십시오. 냉큼 오십시오. 어렵지 않습니다.

http://paranoidzine.com/510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호응이 파이트도 부르고 스틸팬더도 부른다는 그런 아름다운 전설입니다. | 한도사 @evh51505150





2013년 12월 14일 클럽 타 단독공연(사진 한만득)




밴드 제이워커의 기타리스트 방경호 님이 출국합니다. 돌아오는 일요일인 11월16일입니다.


공연 사진은 지난 2013년 12월 15일에 있었던 제이워커의 클럽 타 단독공연 사진입니다. 정말 번개같이 공연이 끝나고 다음 기회를 기다렸는데, 아쉽게도 무대에서 다시 만날 시간이 많지 않았네요.


그간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해 오다가 최근 미국행을 준비하면서 조금 바쁘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뮤지션들이 움직일 때는 장비가 많다 보니 이런저런 손이 더 많이 가게 되죠. 그나마 예전에 비해 플러그인으로 작업하는 빈도도 높아지면서 기기가 경량화되고 부피도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만만찮았다고 하시네요. 페달만도 40개는 넘었을 거라고 하시는데 갑자기 침이 고였습니다.


그러나 장비는 뮤지션의 소중한 자산이니까, 농담으로 패스하고, 대신 <Guitar Player>, <Premier Guitar> 등 기타 전문지 과월호를 잔뜩 남기고 가셨습니다. 제가 매거진 창간 준비를 하는 걸 아시고 좋은 자료들을 주셨네요.



사진제공 http://paranoidzine.com


그리하여 방경호 님이 향하시는 곳은 뮤지션들의 천국 L.A. 악기도 싸지만 위의 기타 전문지를 현지에서는 매우 싼 가격에 정기구독할 수 있죠. <Guitar Player>만 해도 한화로 8,000원 정도 하지만 1년 정기구독은 놀라운 가격, 15,000원 정도라고 합니다. 정기구독을 통해 안정적인 독자층을 확보하고 그를 통해 산업의 광고주에게 어필하는 방식이죠. 저도 곧 창간할 매체에 이를 응용하려고 합니다.


출판계의 단통법이라 불리는 도서정가제가 두렵지 않으냐구요? 도서정가제는 엄밀히 '출판물 진흥법'의 제6조 유통에 관한 법률 개정안인데요, 잡지는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기 때문에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각설하고, 좋은 자료 남겨주고 떠나시는 방경호님의 출국을, 아쉬운 마음으로 배웅하고자 합니다. 음악 작업은 현지에서도 꾸준히 하시고, 기회 되면 들어오셔서 이런저런 활동을 진행하실 수도 있다고 하십니다.


방경호 님이 생각나시면 제이워커의 음반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미지: ESP 홈페이지, 나무 자체의 결이 예뻐서 나뭇결을 그대로 노출시켜도 좋을 텐데 이 기타가 만들어졌던 당시는 이런 키치한 디자인이 인기였습니다.)



무겁고도 대역 넓은 오버드라이브/디스토션 사운드

2000년대 이후 크래쉬 사운드와 굿 매치


8월 2일, 제 9회 <Pentaport ROck Festival>의 2일차 가장 가운데 시간에 배정된 크래쉬 무대는 역대 그들의 무대 중 단독공연을 제외하고서 치러진 페스티벌 공연 중 가장 압도적인 사운드를 들려 주었습니다. 노하우도 노하우려니와 크래쉬가 펜타포트와 관련해 갖는 상징성 때문에 세밀하게 신경 쓴 부분이 클 텐데요.


단연 돋보이는 것은 조화로운 밸런스와 흩어지지 않고 쫀득하게 밀집되면서도 멀리까지 뻗어나가는 두 대의 기타 사운드였습니다. 이번 무대에 선 기타리스트는 하재용 씨와 임상묵 씨였는데요.


트윈 리드의 플레이를 보여 주는 팀이기에 어느 쪽이 리드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임상묵 씨의 등장이 매우 반가웠습니다. 리듬의 엣지를 잘 활용한 묵직한 리프워크는 물론이고 물필요한 동작과 미스가 없는 솔로잉 플레이도 단연 돋보였습니다.


그가 오늘 사용한 기타는 ESP의 'SERPENT'입니다. 90년대 린치 맙(Lynch Mob)으로 활동하던 당시 조지 린치(George Lynch)의 시그니처 모델 중 하나로 제작됐던 기타죠. 전형적인 메틀 속주에 적합한 기타입니다. 일단 슈퍼스트랫을 기반으로 한 스웜프 애쉬 바디에 25.5인치 스케일의 볼트 온 넥, 점보 프렛, 플로이드 로즈 등 메틀 그룹의 테크니컬 솔로이스트를 상징하는 거의 모든 아이템들이 집약돼 있는 기타입니다.


이 기타는 소화할 수 있는 사운드 대역이 넓습니다. 하재용 씨가 레스 폴을 사용하다 보니 아무래도 크래쉬의 미드레인지를 담당한다면 임상묵 씨의 사운드는 아래 위 레이어를 커버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물론 어떤 나무가 어떤 대역을 커버한다는 것은 단언할 수만은 없는데요. 그래도 스웜프 애쉬(Swamp Ash) 자체는 같은 애쉬 중에서도 중역대가 조금 더 강조된 느낌이 있습니다.


먼저 원래 장착돼 있던 파츠의 기준으로, 픽업은 최근까지 엔도스먼트를 맺고 있던 던컨(Seymour Duncan)의 스크리밍 데몬(Screaming Demon)이 리어에, SH-100 Stack Rail(싱글 타입 험버커, 기울어진 마운트)이 프론트에 장착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두조합은 정말 극강의 출력을 자랑합니다. 이건 90년대 당시의 조지 린치나 도켄 같은 규모의 공연을 할 때 스택으로 놓여진 앰프들과 이루는 조합은 어지간한 아레나급 규모의 공연장을 너끈히 커버하고도 남죠.


하지만 이런 식의 초고출력은 잡음의 문제가 아니라 과한 음량 자체에 의한 노이즈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220V 전압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의도하지 않은 고출력이 나오기도 하죠.


임상묵 씨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픽업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Paranoid 송명하 편집장)


사진을 클릭하시면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실 수 있는데요. 일단 리어 픽업만 봐도 던컨 로고가 아니네요. 레일 타입의 폴 피스(자석)를 가진 것은 맞지만 두 레일 사이 좌측면에 위치한 로고를 보면 아마도 디마지오(DiMarzio)의 레일형 험버커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더 정밀한 화면이 구현되지는 않지만, 리어 픽업 역시 스크리밍 데몬은 아닙니다. 스크리밍 데몬은 아래 그림과 같이 생겼는데요.



(사진 출처: http://www.seymourduncan.com)


위 쪽의 폴 피스가 6각 렌치가 들어가는 구멍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그러나 사진에 보이는 임상묵 씨의 기타 리어 픽업은 둘 다 일반적인 폴 피스를 지니고 있죠. 물론 희미하게나마 던컨의 로고는 보이는데요. 추후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 볼 부분이지만 던컨의 트렘버커(TREMBUCKER™: 플로이드 로즈 계열 트레몰로 브릿지에 맞게 줄이 퍼져 있는 경우 이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폭이 넓은 픽업) 중 JB(Jeff Beck)이나 '59 쪽이 아닐까 합니다. 두 모델 모두 스크리밍 데몬보다는 출력이 약간 약한데요. 사실 90년대 조지 린치의 사운드 스타일은 굉장히 이색적인 것이어서 어쩌면 이런 선택이 좀 더 편안하게 원하는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이 날 무대에서의 앰프는 오렌지(Orange)였는데요. 사실 요즘은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어떤 앰프를 쓰든 목적한 사운드에 거의 일치하는 결과가 나옵니다. 사실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페셔널 연주자라 할지라도 브랜드 차이로 직접적인 사운드에 영향을 받진 않습니다. 특히 엔도스먼트 자체는 그냥 비즈니스인 경우도 많고요.


이 기타의 경우 브릿지는 플로이드 로즈의 1000시리즈입니다. 그런데 플로이드 로즈의 1000 시리즈는 한국에서 OEM으로 제작되는 모델입니다. 중소 규모 제품의 주형 및 금형은 한국 OEM이 참 많습니다. 가격 절감을 위해 채택된 모델이라지만 상당히 높은 품질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임상묵 씨는 바디 뒤쪽 브릿지를 연결하는 용수철을 3개 사용하는데 양쪽 끝과 가운데 한 자리에 연결해서 쓰고 있습니다. 뮤지션들의 세팅이야 여러 경우에 따라 달라지는데 고정형이 아닌 플로이드 로즈 브릿지의 경우는 .010 이상의 게이지를 쓸 때 좀 더 강한 텐션을 주기 위해 이렇게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뮤지션마다 차이가 있고, 또 프로페셔널 뮤지션들은 이 용수철도 경우에 따라 여러가지로 세팅해서 씁니다. 다만 최근에는 본격 메틀 뮤지션을 제외하고서는 펜더나 깁슨 등 좀 더 고전적인 사양의 브릿지를 가진 기타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서 예전보다 플로이드 로즈 활용에 대한 관심이 줄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세팅 시의 특성 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습니다.


그러구러,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이 하루도 남지 않았네요. 내년에는 10년째를 맞습니다. 내년엔 기어 측면에서 어떤 뮤지션이 눈길을 끌까요?| 한만득 evhyjm@gmail.com 








인어공주, 백설공주, 미녀와 야수 등 서양 고전을 손으로 그려낸 2D 셀 애니메이션의 독보적 존재였던 디즈니는 90년대 후반부터 2D 3D를 넘나드는 CG 애니메이션의 기술력과 작품성을 겸비한 픽사, 드림웍스의 성장에 21세기부터는 전통적인 독점 지위를 내려놓게 된다.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으로서 글로벌한 파급효과를 가능케 한 미국의 3대 제작 스튜디오와, 특유의 장인정신으로 트렌드에 구애 받지 않는 독자적 포지션을 구축한 일본의 지브리를 가리켜 현재는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영화 스튜디오라 부르고 있다. 이 가운데 2010년에 개봉되었던 드림웍스 제작 '드래곤 길들이기(How to train your dragon)'는 영화의 연출을 차치하고서라도 음악의 작품성만으로 충분히 애니메이션 음악 역사의 기념비적인 족적을 남긴 작품이다. 월드뮤직의 붐이 1990년대 영화음악의 패러다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데 결정적인 가교 역할을 했던, 한스 짐머와 엘튼 존이 합작한 라이언 킹(The Lion Kong, 1994) 사운드트랙에 가히 비견될 만하다.



파월레스크의 대중성을 넘어 심도 있는 음악성에 도전

 

영국 출신 영화음악가이자 '리모트 컨트롤Remote Control' 짐머 사단의 구성원으로 잘 알려진 존 파월John Powell은 바이킹을 소재로 켈틱Celtic 음악의 정서를 궁극의 아름다움으로 녹여낸 음악 스코어를 세상에 선보였다. 2011년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던 <드래곤 길들이기>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적지 않은 미국인 및 영화음악가들이 2000년대 최고의 명작으로 꼽는 정통적인 스코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다. 해리 그렉슨-윌리엄스Harry Gregson-Williams와의 공동 작업 체제에서 벗어나, <본 얼티메이텀The Bourne Ultimatum, 2007> 스코어링을 통해 퍼커시브 베이스 신스percussive bass synth를 미니멀한 스피카토 연주에 접목시키며 자신만의 본격적인 스릴러 '보이스'를 구축한 존 파월은, 짐머레스크Zimmeresque(8비트 스피카토의 레이어로 겹겹이 쌓은 스트링에 펀치감 강한 퍼커션을 입혀 호모포니 형태로 만드는 전형적인 짐머 스타일의 음악)의 경우처럼 단순한 악기 편성으로도 손쉽게 효과를 극대화하는 특성으로 인해 많은 차세대 작곡가들이 유사한 스타일로 그것을 차용하게 되는 대중성을 낳은 바 있다. 그의 스릴러 스코어링 스타일을 가리켜 영화음악가들 사이에서는 별도로 '파월레스크Powellesque'라는 이름을 사용해 오고 있다.

 

동료 작곡가와 비교해 보았을 때 그가 구사해 왔던 파월레스크는 함께 일해 온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지 반복적인 펀치의 거친 질감을 강조하는 한스 짐머, 하모니 및 사운드 이펙트의 유려함을 강조하는 해리 그렉슨-윌리엄스의 음악 컬러를 일면 동시에 반영하는 측면이 있었다. , 전형적으로 짐머가 단순 투박, 그렉슨-윌리엄스가 복잡 섬세라 묘사한다면 파월은 이를테면 단순 섬세인 것이다. 때문에 파월레스크를 가리켜 짐머레스크의 라이트 버전으로 인식하는 견해도 없지 않아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파월이 결심한 도전은 파월레스크를 완전히 배제한 채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바이킹 애니메이션에 특화된 화려한 어드벤처 음악을 쓰는 것이었다. 단 적당히 화려한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가열하게 눈부실 정도의 화려한 아름다움과 로맨틱한 에너지가 넘쳐서 두고두고 회자될 수 있는 수준의 음악을 목표로 했다. 이에 따라, 그의 크레딧이 담긴 2010년 개봉 영화 중 <그린 존Green Zone>에서는 자신의 기존 스릴러풍 음악 스타일인 파월레스크가, '드래곤 길들이기'에서는 그동안의 애니메이션 음악 작업의 노하우와 새로운 도전의 성과를 집약적으로 보여준 형태의 음악이 별도로 나타나게 된다.



Track 1. "This is Berk (Main Theme)"


춤추는 셔플 위, 억센 당김음을 수놓는 틴 휘슬과 오케스트라 튜티가 만나는 쾌감


일반적으로 배우가 직접 출연하여 실사를 촬영하는 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 영화는 연출되는 장면들의 전환이 더 잦고 풍부한 색채를 적극적으로 고루 활용하기 때문에 세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하모니, 전조 등의 측면에서 작곡의 자유도가 더 높다. 음악 자체의 등장 빈도도 더 높은 편이다. 높은 빈도만큼 적극적으로 스토리텔링에 관여하므로, 다큐멘터리의 인터뷰나 나레이션 밑으로 깔리는 언더스코어underscore 혹은 일반적 영화음악에 비해 음악가의 프로듀서적인 역량이 보다 전면에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편곡과 사운드 측면에서 영화음악이 장면 묘사의 전체적 질감과 현장감을 중요시하는 데 반해, 애니메이션 영화 스코어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다채로운 악기 편성 및 악기 연주의 기교적 측면을 적극적으로 강조하여 관객의 상상력을 북돋는 것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위의 링크는 <드래곤 길들이기> O.S.T의 메인 테마에 해당하는 트랙으로, 영화의 가장 도입부를 위한 서곡 이후에 메인 프레이즈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12/8박자의 셔플이라 트리플 미터triple meter(3)가 셈여림을 이끄는데, 우드윈드, 스트링, 브라스가 일체적으로 옥타브 유니즌으로 전합주tutti하면서 이때의 스타카토 멜로디가 리듬 파트의 역할까지 동시에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레이어가 겹겹이 쌓인 메인 프레이즈의 멜로디는 매우 강한 각인 효과를 지닌다. 프레이즈의 리듬에서 보이는 당김음syncopation이 가미된 트리플 미터는 아이리시 전통 음악의 변주에서 발견되는 특징으로, 보통은 피들fiddle 역할을 담당하는 바이올린이 6연음 패턴의 멜로디를 연주하고 틴 휘슬Tin Whistle(아이리시 휘슬이라고도 부름)과 함께 연주하지만, 본 트랙에서는 틴 휘슬의 존재는 부각시키되 60인조 이상의 헐리우드식 오케스트라 편곡에 좀 더 맞추어 피들에 해당하는 부분은 후반부 바이올린 6연음 아르페지오 반주로 할애한 모습이다. 덧붙여 저역대의 남성 콰이어는 극중 등장하는 바이킹의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필수적인 악기 중 하나였을 테다.

 

곡의 후반부에는 전조를 거쳐가며 12/8박자의 빠른 호흡이 3/4박자로 느슨해지는데, 마이너 스케일의 1(토닉의 화성적 느낌은 역동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배제)를 기점으로 리듬과 멜로디를 강조하던 켈틱(Celtic) 컬러가 메이저 스케일 진행을 만나면서 화성적으로도 헐리우드 어드벤처 음악의 다채로운 형상으로 체화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잘 기획된 퓨전 스타일의 구조 위에서 쓰여진 메인 프레이즈의 튠이 무엇보다 기억에 강렬히 남을 만한 훅이기에, 자신감 있게 다른 연결 고리들을 유기적으로 확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전통 악기를 등장시키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아이리시 전통 음악의 본질을 가져가면서 헐리우드식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그를 체화한 매우 능수능란한 퓨전 스코어라 할 수 있다.



Track 23. "Coming Back Around (End Theme)"



파이프 밴드가 오케스트라에 녹아 들며 장식한 축제 분위기 속 그랜드 피날레


<드래곤 길들이기> O.S.T에는 크게 두 가지의 메인 프레이즈가 다양한 형태의 변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첫 메인 프레이즈를 대표적으로 활용한 메인 테마에서 틴 휘슬이 메인 테마의 컬러를 채색하며 전체 스코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면 다분히 헐리우드의 작법을 따르는 후자의 메인 프레이즈에서 쓰인 대단원의 마무리는 아이리시 워파이프great Irish warpipes가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했다. 아이리시 워파이프는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 지방의 파이프와 모양이 흡사한 백파이프의 한 계통으로서, 대표적인 백파이프에는 아일랜드의 국가적인 악기이자 <브레이브하트Braveheart>(1995)의 테마에 사용되며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일런 파이프uilleann pipes가 있다. 사실 워파이프는 아일랜드에서 중세 때부터 전쟁 시에 연주된 역사상 최초의 백파이프였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이 정치적인 이유로 워파이프를 금지시킴으로써 대체 악기인 일런 파이프에 밀려 자칫 잊혀질 뻔했던 악기다.





두 백파이프는 연주를 얼핏 들으면 비슷한 음색으로 들리지만 사실 차이점은 존재한다. 정적으로 앉아서 손의 운지와 떨림을 이용해 연주하는 일런 파이프가 해금을 연상케 하는 우는 음색과 유사한 일면이 있다면, 서서 혹은 이동하며 동적으로 손의 운지와 입을 함께 사용하여 연주하는 워파이프는 일런 파이프에 비해 좀 더 뮤트가 걸린 듯한 쌉쌀한 음색을 들려준다. 때문에 일런 파이프는 솔로나 챔버 앙상블에서 서정적이지만 목가적이고 명상적인 컬러를 채색할 때 활용되는 경우가 많고, 워파이프는 파이프 밴드pipe band와 같은 체제에서 여러 대의 워파이프와 밀리터리 스네어military snare의 합주로 행사와 축제 음악 등에 활용되곤 한다.

 

어쩌면 가까운 영국의 음악가이기에 바이킹 음악 스코어링을 위해 더욱 관심을 가졌을 틴 휘슬과 아이리시 워파이프는 켈틱 음악을 떠올릴 때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악기들로, 그 음색만으로 독립적인 세계를 그려낼 수 있을 만큼 음색의 이미지는 강하다. 음색의 개성이 강한 악기가 오케스트라에 잘 녹아 들기 위해서는 개성이 강한 악기들이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가 많은 양보를 해 주어야 전체가 더 살아나게 된다. 위의 링크에서 흐르는 O.S.T의 마지막 트랙은 워파이프가 등장하는 섹션에서 오케스트라가 반주 파트로 빠지거나 완전히 사라지면서 워파이프에 집중도를 확실히 몰아 주어 단발적인 몇 차례 등장에도 불구 악기에 대한 강한 음색의 이미지를 전체에 스며들게 했다. 후반부 롤rolls이 적극적으로 포함된 밀리터리 스내어가 풀 오케스트라의 리듬을 마치march로 연주하며 화려한 축제 분위기의 엔딩으로 치닫는 광경은 이 트랙의 압권이다. 다시는 이 이상 음악을 만들 수 없을 것처럼 투철하고 가열하게 쏟아낸 '드래곤 길들이기' O.S.T는 존 파월 본인에게도, 리스너에게도 오래도록 회자될 걸작 튠으로 남을 것 같다.

 

존 파월은 스핏파이어 오디오Spitfire Audio사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젊은 차세대 작곡가들이 자신만의 보이스를 갖기 위해서는 오직 그 자신만큼은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음악적 집착musical fetishes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매우 진중하게 자신의 음악을 쓸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Take the opportunity to write music VERY seriously이다.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기보다 정상, 비정상으로 단정짓길 어쩌면 더 원하는 한국의 현 문화 인식 속에서 존 파월이 말한 철저한 자기 자신의 음악적 집착에 대한 고군분투의 경험을 끝까지 치뤄 낼 차세대 뮤지션들이 많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아직도 요원하고 비현실적인 소망인지 모른다. 필자의 열망이 담긴 글이 아무쪼록 조금이나마 수면 아래 어딘가에서 노력하며 꿈을 꾸는 그들에게 일말의 자양분과 따뜻한 격려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윤규@surinmusic@gmail.com


※ 외부 필자의 컬럼은 본 블로그의 논조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유로운 목소리의 울림 가운데 많은 이들의 음악생활이 조금 더 풍요로워지기를.






이번 앨범의 재킷 디자인? 7월 5일 04:00 현재 시점에서는 프레스 메일로도 비공개



월드컵 등으로 다소 늦춰졌으나, [탈] 완판 등 씬의 기대감 담긴 역작 될 듯

프로듀서 제프 슈로더와의 호흡 결과물…15일까지 예약판매



밴드 아시안 체어샷Asian Chairshot의 정규앨범 [Horizon]이 드디어 베일을 벗습니다. 이들의 소속사인 커먼 뮤직은 4일 금요일 밤을 아시안 체어샷의 첫 정규앨범 발매소식, 예약판매 안내 및 앨범 발매 파티에 관한 정보를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 업데이트했습니다.


이들의 첫 정규 앨범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 해 10월, <뮤콘> 때부터 입소문을 탔습니다.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온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의 기타리스트 제프 슈로더Jeff Schroeder가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기로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연말에는 EBS <스페이스 공감> '올해의 헬로루키'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외국 관계자들의 관심, 대회입상보다도 아시안 체어샷의 음반이 중요한 것은, 그야말로 한 밴드가 씬과 호흡하며 낳은 결과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 존재감을 외칠 만한 목소리, 그 외침을 즐겁게 따르는 팬, 이들의 음악을 열심히 듣고 읽은 기자와 평단까지, 그야말로 씬의 존재감을 증거해낸 밴드입니다.


최근 '완판'을 기록한 EP [탈]이 발매된 지난 해 5월 중순에 이들과의 인터뷰를 처음 진행한 지 약 5개월 후에 '뮤콘'과 '잔다리페스타'가 연계-혹은 겹쳐-되어 열렸죠. 그 5개월 동안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들에게 붙은 카메라 대수였습니다. 워낙 훤칠한데다 개성이 강한 외모이다 보니 여러 매체의 뷰파인더 안에 반드시 담아야 할 매력적인 피사체였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더 도호'라는 섹슈얼 컨셉의 매거진에도 출연했-부럽-더군요.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번 앨범의 발매는 사실 살짝 늦춰졌습니다. 누구나 피해 간다는 월드컵도 있고 숨쉬는 것조차 기적으로 여겨야 할 판인 수많은 참극 탓에 사회심리적인 분위기가 나빴죠.


그러나 치열하게 만들어낸 결과물이기에 더 이상 늦춰질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밴드가 16일에 발표하는 [Horizon] 앨범은 오는 15일까지 예약판매도 진행합니다.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밴드 멤버들이 모두 서빙 신공을 시전하는 앨범 발매 파티도 진행됩니다. 16일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이들의 본거지 '커먼 인 블루'에서 진행되는 파티로, 앨범을 예약한 이들에 한하여 무료입장이 가능합니다. 물론 현장에서의 구매도 가능합니다.




"저, 저거 턴에이?"


밴드가 음악 외적으로도 어떤 아이덴티티를 갖는 것은 중요하죠. 아시안 체어샷처럼 이름이 강렬하면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만 이들은 영문 표기에도 액센트를 줬습니다. 'ASIAN'과 'CHAIRSHOT'을 상하로 배치하면서 'CHAIRSHOT'의 'A'를 거꾸로 세웠군요.


그런데 이 거꾸로 선 에이에서 익숙한 향기가 나는 건 기분 탓일까요?





요즘은 세상 모든 것이 제 '덕력'을 증거하는 것만 같습니다.







또 하나 사라지는 삑사리의 핑계, ‘돌지 않는피크

원래 초보자 피킹폼 훈련용…미국, 한국에서만 판매 중

 

종종 공연 실황 영상을 보면 유명 기타리스트들이 피크를 순간순간 고쳐 잡는 것도 멋있어 보였습니다. 살벌한 피킹 와중에 엄지를 꼼지락거리며 자신이 원하는 피킹 어택에 최적인 자세를 만들어내는 존 페트루치나 폴 길버트의 손동작은 그 자체로 매력이었죠. 핑거 피킹과 플랫 피크를 순식간에 교대하는 에릭 존슨도 두말할 나위가 없었죠. 피크를 빠르게 고쳐 잡는 것도 그 중요성을 부인할 수 없는 테크닉이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는 일종의 불편이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아니 냉정하게 보면 불편 사항 맞습니다. 그래서 메가데스의 크리스 브로드릭은 엄지에 피크 홀더를 끼고 거기 피크를 끼워 쓰기도 하죠. 양손 태핑 구사에 최적화된 나름의 특징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피크가 손가락 사이에서 돌아가는 이유는 한 가지, 피크가 받는 저항이나 진동을 지지해줄 만한 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크리스 브로드릭과 같은 피크 홀더는 잘못 쓰면 피킹 하모닉스 때 다소 곤란할 수도 있죠.


미국의 악기제조사 피크맥스(http://www.pykmax.com)이 개발한 하이퍼포먼스 기타피크High Performance Guitar Pyk는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사실 이 도구는 초심자를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프로페셔널 기타리스트들도 피크를 마음에 드는 위치로 유지하는 게 아주 쉬운 일만은 아니죠. 특히 공연장 환경이나 날씨에 따라 땀이 많이 난다면 피크는 돕니다. 요즘 회전형 블랙박스를 광고하던데 피크는 돈다고 별로 좋을 게 없죠.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그냥 쥐고 기타를 연주하면 됩니다. 힘을 빼고 피크를 잡는 데만 집중하면 손 모양이 자연스럽게 사진의 틀에 맞게 되어 있습니다. 사이즈는 스몰과 미디움이 있네요. 스몰은 여성이나 15세 이전 청소년, 미디움은 그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정도 연주자도 쓰는 쪽이 편한 모양이네요.


피크의 두께는 0.60mm(핑크), 0.88mm(그린), 1.00mm(퍼플)의 세 종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모양을 알았다면 피크는 제작해서 꽂아도 상관이 없겠군요. 저는 1.14~1.2mm를 좋아하는데 그 사이즈로도 제작을 해 주는지 문의해보고 싶군요. 만든 회사 측은 이게 초보자용이라고만 굳게 믿고 있는 것 같은데 거듭, 이런 장비는 프로페셔널 연주자들에게도 좋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물론 삑사리에 대한 핑계거리가 하나 사라진다는 점은 오히려 부담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이 제품, 미국 외 국가에서 판매되는 곳은 아직 한국뿐이랍니다. 참 신기한 나라입니다. 물론 이런 건 좋은 쪽으로 신기하죠. 이번 호 기타월드지에 등장했는데, 이미 국내 쇼핑몰에는 3월 경부터 풀렸군요.




펜더라는 회사는 마케팅 측면에서 훌륭한 아이디어를 선보여 온 회사이기도 합니다. 특히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직접 음악이나 악기와 상관 없는 제품들이 악기 자체의 이미지도 올려주는 역할을 해 왔죠.

 

그 중의 하나가 와인입니다. 사실 펜더가 직접 마스터빌더들을 파견해 와인을 만드는 것은 당연히 아니구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소노마에 있는 와이너리와 손잡고 만들어내는 와인입니다. 소노마는 나파밸리 다음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죠.





주문자의 요구에 맞게 모든 것을 들어준다는 펜더 커스텀샵의 기조처럼 펜더 와인도 품종에 따라 다양한 라인이 있습니다. 흔한 까버네 쇼비뇽부터, 진판델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피노누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와인이 나옵니다. 참고로 까르미네르는 라인에서 보이지 않는데, 이건 레스 폴 같아서 그런 걸까요? 인생은 짧고 드립욕은 큽니다.

 

물론 와인뿐만 아니라 와인에 필요한 여러 액세서리들도 나오죠. 검은색 바탕에 붉은 로고바탕색이 자리잡은 글래스 패키징도 멋집니다.

 

펜더는 여기에 스트랫의 헤드를 닮은 와인 홀더도 출시했습니다. <Guitar World>지가 운영하는 쇼핑몰 http://guitarworld.myshopify.com/에 올라와 있네요. ’68~’71년대의 라지헤드로 보입니다. 역시 와인 정도를 붙잡아주려면 라지헤드죠. 다만 흔히 넥에 쓰이는 메이플이 아니라 앨더 소재입니다.

 

아 물론 이 제품들은 펜더 양산 공장에서 온, 펜더 제품이라네요. 가격은 29.99 달러니까 약 3만 원 정도군요.


이미지 출처는 'http://www.fender.com/en-KR/features/fender-wines/' 입니다.



사진제공: M Pub




차후 반드시 바지 내리고자


원래 목표는 엠펍에서 소음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질질 끌려나가는 최초의 DJ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월요일이라 생각보다 손님들이 적었고, 그런 컴플레인은 다행히(?)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엠펍을 자주 찾는 분들께나 처음 오는 분들께나 익숙지 않은 선곡이었을 겁니다. 물론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소고, 많은 분들이 좋아할 법한 노래를 찾아 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엠펍 측이 매일 다른 DJ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을 때는 흔히 들릴 법한 음악들이 아니라 나름 현재 한국에서 문화컨텐츠를 만들어나가는 이들이 무엇으로부터 영감을 받는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DJ에게 선곡을 아우르는 테마와 대표곡을 꼽아 줄 것을 요청하죠.

 

저는 저의 다른 정체성인 파라노이드 매거진의 이름을 ‘Paranoid Paradise’ 선택했습니다. 그래도 /메틀 전문 매거진 파라노이드에 소개될 법한 하드한 곡들을 중심으로 선곡입니다. 그리고 현재 창간을 준비 중인 악기중심 음악전문지의 성격과도 연관지어 기타의 인스트루멘틀적 역할이 중시된 곡들도 골랐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음악을 즐겨 현장 스태프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일부러 찾아와 이정아의 앨범을 전해주신 스티즈의 이윤혁 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시간 동안의 선곡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까먹어서 헷갈리는 곡도 있습니다. 순서는 첫 두 곡과 끝 두 곡 정도 제외하고 대략의 흐름만 기억나네요. 세월이 야속...)



Richie Kotzen, Mike Portnoy, Billy Sheehan의 Winery Dogs.

꼭 소개하고 싶었던 밴드.



"Faith" / Hyde

"Black Magic" / Reb Beach

"God Rest Ye Merry Gentleman" / John Sykes

"White Christmas" / Zakk Wylde

"Wave of Emotion" / Richie Kotzen

"Desire" / Winery Dogs

"In My Dreams with You" / Steve Vai

"'Cause We've Ended as Lovers" / Phill Collen

"Wonderland in the Sky" / Tetsuo Sakurai, Greg Howe, Denis Chambers

"Wizard Club" / UVERworld

"The Over" / UVERworld

"In My World" / Rookiez is Punk'D

"Crazy Train" / Pat Boone

"Samba De Janeiro" / Downhell (feat. Kiko Loureiro from Angra)

"Deep River" / Utada Hikaru

"噓" / Sid

"Romance" / Janne Da Arc 엠펍 담당자한테는 가사 다 설명해줌. 여자분이었으면 진짜 신고당했을지도. 듣고 싶은 분은 쪽지로 주세요.

"Satin Camel" / 이승열

"꽃잎 같은 먼지가" / 클래지콰이

"Moon" / Black Bag은 군대 간다는데 두루 좀 들었으면 싶어서.

"Bleeding Heart" / Jimi Hendrix

"My Dying Time" / Black Label Society

"Rainbow in the Dark" / Carey Taylor, Roy Mayorga, Satchel, Christian Martucci, Jason Christopher

"Start Anew" / Beady Eye

"Burning White" / Crossfaith

"Eve" / Dream Theater

"Transition" / Steve Lukather



원래 포스터에는 없는 테두리.



2번째 단공이 군입대 전 마지막…젊은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존재감 각인하고 간다



밴드 블랙백BLACK BAG3부작 싱글 프로젝트 “Soulflower, Wake Up Your Beautiful Soul, Sunshine”를 마무리하며 마지막 단독콘서트를 갖는다. 공연의 타이틀은 <BLAST>. 오는 28일 에반스라운지다.


이들은 2012년 하반기 EP [Beyond the Sky] 발표, 약 1년 뒤 발표한 2013년 겨울 [Rain has Fallen]을 통해 사이키델릭하고 어두운 매력의 하드 락 사운드를 들려준 밴드다. 사실 이들의 존재감은 이러한 서술만으로는 설명하기 부족하다.


사실 이들은 클리셰일수도 있는 블루스 락을 근간으로 한 음악을 해 왔다. 그러나 그 기본기에 대한 해석력에 있어서는 그 누구에게도 쉽게 우위를 내 주지 않겠다는 강한 자존심이 담긴 음악이었다. 사납고 신경질적으로 날뛰는 기타와 앰프 톤의 조합을 강력하게 휘어잡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내는  기타 플레이(리드 제프, 리듬 장민우), 가끔은 마이크조차 필요 없을 것 같은-실제 2013년 12월 29일 상상마당 첫 단독공연에서는 육성으로 멘트를 하기도 했다-보컬, 다이내믹의 극을 구현하는 드럼과 베이스의 감각 등은 동세대뿐만 아니라 선배 밴드들과 비교해도 유니크한 것이었다. 몽환적이고 끈적하지만 때로는 애절하며 따라부르기까지도 넉넉하게 허용하는 멜로디라인 등은 그들을 스타일리스트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었다. 


"블랙백이 음악적으로 다른 밴드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기타의 톤과 아메리칸 성향의 리프, 탄성 높은 보컬의 강한 샤우팅에 있습니다. 이번 콘서트 [BLAST]에서는 최근 발매된 3부작 신곡들의 그런 특징과 메시지를 현장감 있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블랙백 장민우)"

 

올해 난데없는 참사만 아니었다면 페스티벌 섭외 순위 1위였을 이 팀은, 본의 아니게 잠시 휴식을 갖는다. 보컬과 기타의 장민우, 드러머 구태욱이 곧 입대할 예정. 아직 정확한 날짜는 나오기 전.


'BLAST'라는 타이틀이 'Be Last'의 의미가 아니기를 바란다. 사실 남은 두 멤버인 제프와 혜지는 또 다른 음악적 실험을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조합이니 기대해 볼만하다. 팬클럽 차원에서 한 번 졸라보는 것도.



2년간 블랙백 취재, B컷 방출


이들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본인이 2012년부터 2013년 12월 29일 KT&G 상상마당에서의 단독공연까지 블랙백을 취재했을 때의 B컷 사진들을 찾아보았다. 포토그래퍼는 아닌 관계로 사진이 졸렬함을 양해 바란다.




20129,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렸던 제7대한민국라이브뮤직페스티벌무대. 이 당시 소속되어 있던 매체인 서울e뉴스에서 며칠간 조회수 1, 2위를 다투었던 사진이다.



군대 가는 사람을 크게. 보컬과 기타의 장민우. 위의 사진과 같은 날의 사진이다.



역시 같은 날의 무대. 실제 보면 정말 잘 생겼는데, 군대에서도 잘 생긴 사람이 인기 많다. 생각해 보라. TV속 아이돌, 60만 장병의 필독서 <MAXIM>의

아름다운 여인들은 환상일 뿐이다. 그러나 잘 생긴 후임병은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 하다못해 간부들도 잘 생긴 병사에게 잘 해준다.

(본인에게는 다소 달갑지 않은 정보일 수도 있겠지만)



가는 사람들 세트. 2013 12 29 KT&G 상상마당. 첫 단독공연이었다. 두 번째 단독공연이 입대 전 마지막일 줄이야. 그래도 길지 않습니다. 1 9개월인가…?



단독공연 때, 멘트 하러 나왔던 구태욱. 일단 멘트는 츤데레캐릭터였습니다.



슬슬 읽는 분들이 스압(스크롤의 압박)’을 느끼기 시작할 듯. 아직 좀 더 있습니다.





남을 사람이라고 빼면 섭섭할 듯. 기타리스트 제프와 혜지.

최근 병원 신세를 졌었죠. 두 멤버 돌아올 동안 건강 챙기기를. 베이시스트 혜지와 함께 뭔가 특별한 음악적 결과물을 만들어보기를 기대합니다.



이렇게 다시 넷이 돌아올 때까지.



지난 해 단독공연 전, 1 [Rain has Fallen]과 관련한 파라노이드 인터뷰를 마치고. 당시 합정동에 있던 루비살롱 사무실에서.

블랙백 멤버들과 파라노이드 송명하 편집장님, 전영애 사진기자님, 차준우 차장님, 모자 쓴 아름다운 오징어인간.





서정, 가사에 작용하는 강한 인력


2010년 에피톤 프로젝트와의 작업을 통해 이름을 알리며 데뷔한 이래 루시아(심규선)의 존재감은 화려하거나 독보적이진 않아도 은근한 힘으로 성장해 왔다. 대학가요제까지 합산한다면 올해로 필드에서의 커리어는 올해로 10년이 된다. 그런 만큼 자신의 이미지에 다른 작곡가 이름이 함께 언급된다는 사실은 부담스럽거나 서운했을 수도 있다. 


사실 루시아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명백한 오너라는 것은 현재완료진행형이다. 다만 데뷔 초 함께 했던 에피톤 프로젝트 차세정의 이름이 종종 함께 거론됐던 것은, 굳이 말하자면 미디어나 평자들의 책임이지 않을까 한다. 다만 이것이 잘못이라기보다는 동시대 문화컨텐츠에 대한 독법이 갖는 한계에 의한 것일 공산이 크다.


하지만 그러한 평단이나 미디어의 사정은 사정이고, 어찌 됐든 뮤지션과 프로듀싱을 담당한 레이블 측은 이 재능 있고 아름다운 뮤지션이 조금이라도 더 변별력을 가져야 한다는 데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두 번째 정규앨범 [Light & Shade]는 이전 결과물과는 사뭇 다른 이 느껴진다. 다만 앨범의 제목처럼 이 힘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림자'를 먼저 이야기해 보자면 역시 가사 쪽의 이야기가 되겠다.


가사는 주제의식을 담는 데 있어 뮤지션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그릇이다. 루시아는 사실 이 가사에 많은 공을 들여 왔다. 레이블 측의 보도자료에서도 '시간'은 창작자의 고통을 의미한다는 설명이 있는데 타당한 설명이다. 특히 두 장의 EP [Décalcomanie](2013), [꽃그늘](2013) 서정이라는 메커니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나름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이에 비해 정규 2집은 서사적인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 제작 의도다. 서사는 다름아닌 스토리텔링, 즉 이야기다.


그런데 함정이 있다. 대상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한 요소가 될 수는 있어도 이야기 그 자체가 되지는 못한다. 특히 그 대상에 대한 예찬적인 성격이 더해질 때 설명, 묘사라는 언설은 결국 화자의 내면적 정서에 환원된다. 고백 또한 자신에 대한 일종의 정서적 설명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서정의 힘이 더욱 강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다. 물론 서정은 서사의 대립항이 아니다. 다만 서사를 위한 의미들의 시간적 흐름과 재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Ligth & Shade]의 오프닝 트랙 "한 사람"은 좋은 곡이냐 아니냐 하는 복합적이고 뭉뚱그려진―음악 컨텐츠의 감상에 있어서 흔히 있을 수 있는―질문에는 전자로 답할 수 있다. 그러나 루시아라는 작자가 가사쓰기를 통해 겪은 창작의 고통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로 승화되었느냐, 즉 서사적 면모를 얻었느냐 하는 대답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어야 할 것 같다. 이 곡의 가사가 씌어진 방식은 곡에 등장하는 2인칭의 존재를 신으로 상정한다면 찬송곡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찬송곡으로부터 넘쳐나는 서정성은 그 곡이 연주되거나 불려지는 종교의식(ritual)의 현장, 그리고 참여자들의 종교적 희열을 통해 충분히 소화될 수 있다. 비슷한 기능으로 움직이는 것이 주인공의 독창으로 이루어지는 뮤지컬의 테마곡이기도 하다.


그러나 루시아의 음악은 어찌 됐건 대중음악의 영역에 있고, 대중음악은 청자와 음악의 용도를 미리 한정할 수는 없다. 물론 전술했듯 청자의 의미 인식 기능을 직격하는 가사는 주제의식을 전달하기에 가장 좋은 도구다. 그러나 이를 통해 적극적인 변화상, 특히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려는 의도는 주효하기 오히려 어렵다. 루시아라는 뮤지션의 패착이 아니라 음악에서 가사를 통한 주제 구현 자체가 의외로 짙은 '그늘'이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는 악곡의 스타일에도 책임 아닌 책임이 있다. 리듬 파트의 어택이 전작과는 확연히 비교될만큼 부드럽다. 그렇다 보니 실제의 박자보다 체감되는 호흡이 길다. 스트링과 피아노처럼 울림이 긴 멜로디파트가 가세하면서 이런 면모는 더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들리는 가사는 그야말로 뮤지컬의 주인공의 독창으로 다가온다. 청자가 뮤지션을 위한 가상의 무대를 항상 설정하고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면 분명 버거운 측면이 있다.



유연한 흐름의 현악 운용, 절창으로서의 '각성' 돋보여


그러나 이런 악곡 구성 자체의 성격만으로 보자면 오히려 충분한 서사성이 감지된다. 오히려 곡 구성 자체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손이 많이 갔던 초기작이 드럼의 확연한 분절감을 통해 파사쥬(빛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인상)가 구분되면서 좀 더 인상주의적이고 비서사적인 감각이 강했다. 그러나 루시아는 이전작품들의 향취가 그나마 가장 많이 남아 있는 "Be Mine"에서조차 드럼의 어택을 최소화하고 유연하고 굽이치는 줄기를 만들어냄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고 있다. 거의 불가능하겠지만-다른 의미로 미친 짓일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이나 "Silver & Gold" 역시도 의도적으로 가사의 의미를 듣지 않고 보컬의 음성과 흐름만을 좇다 보면 전작에서 느낄 수 없던 클래시컬한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


물론 어떤 무대조건에서도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는 보컬 능력은 루시아의 선천적 재능(개인적인 견해로는 노력도 이 안에 수렴되는 것 같다)이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는 정말로 절창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안녕, 안녕"의 클라이맥스 부분 등 이전 곡들에서도 뛰어난 보컬 퍼포먼스는 선보인 바 있지만, 이렇게 긴 호흡을 살리면서 자신을 화끈하게 표현하는 모습은 분명 새로운 면모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루시아가 보여주고자 했던 뮤지션의 성장과정을 가사보다도 더 잘 제시하고 있는, 그야말로 '빛(Light)'의 면모가 아닐까 한다.


따라서, 이번 앨범이 루시아 자신에게 어떤 스타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시도의 장만은 아니었으면 한다. 앞서 언급했듯 이미 자신의 존재감은 누구의 이름과 함께 언급된다고 해서 흐려질 만큼 약하지 않다. “Who”의 가사를 인용하자면, 그저 자신에게 좋은음악적 요소들을 찾고 이를 통해 자신으로서 행복한 뮤지션이기를 바란다.

 

참고로 이 글에서의 로서로써는 이 글에서 필요한 의미에 따라 곡에 사용된 것이 아닌 국립국어원의 맞춤법을 따랐음을 밝히며 양해를 구한다.| 한명륜 evhyjm@gmail.com

 

음반 및 이미지 자료제공 파스텔뮤직







악기플리마켓에서 놀지 않을래요?”

컬쳐플랫폼 홍대어반그룹’, 오는 7() 메세나폴리스 악기벼룩시장 개인참가자 모집



메세나폴리스 중앙광장에서 오는 6 7일 토요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악기벼룩시장에 개인참가자분들을 모십니다. 악기벼룩시장은 홍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컬처플랫폼 홍대어반그룹(http://www.hongdaeurbangroup.com)이 지난 4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6월부터는 격주로 운영됩니다.

 

 

악기, 음악애호인, 대중 교류의 장…참가비 無, 수익은 가져가세요

 

세나폴리스 악기플리마켓은 단순한 장터가 아니라 많은 음악애호인들이 서로간에 혹은 대중과 교류할 수 있는 장입니다. 통상 홍대라고 불리는 마포구 서교동, 상수동, 합정동, 연남동 일대는 많은 음악 관련 업체들과 종사자, 그리고 뮤지션과 음악애호가들이 거주하거나 찾는 장소입니다. 그런만큼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벼룩시장이 있지만 많은 대중과의 교류보다는 전문가들끼리의 필요에 의한 만남의 성격이 있었죠.

 

메세나폴리스 중앙광장에서 이번 주 토요일에 열리는 악기 플리마켓은 보다 많은 대중들과 교류할 기회입니다. 사실 선수끼리팔고사기 애매했던 물건들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것 같은 그런 중고 이펙터나, 액세서리, 이젠 별로 연주하지 않는 악기 등을 내놓으실 수 있습니다. 교재, 교본도 물론 좋고 음반 역시 판매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플리마켓은 기본적으로 악기를 통해 놀이문화의 장을 확대하는 데 목표가 있습니다. 따라서 별도의 참가비는 없습니다. 수익이 발생하면 모두 개인이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다만 주차를 하실 경우 1일 전 종일주차권 2만 원을 구입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테이블 대여료가 5,000원 책정되어 있습니다. 테이블 사이즈는 60cmX120cm 접이식입니다. 개인 테이블이 있으시다면 이것도 필요없습니다.

 

 

신규레이블 및 레이블 없는 뮤지션들의 직거래 장터도

 

 런칭한 신규레이블이나 그야말로 독립적으로 음반을 제작하고 활동을 시작한 뮤지션들이 직접 대중에게 음반을 판매하실 수도 있습니다. 악기 판매를 원하는 개인참가자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참가비나 수수료가 없습니다.

 

음반 가격 책정도 개인 자유라고 합니다. 유튜브가 초대형 다국적 음반사들 정도나 겨우 감내할 수 있는 일방적인 음악 업로드 조건을 중소, 독립제작자들에게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는 지금, 악기플리마켓의 일환으로 개인 판매창구를 여는 것도 뮤지션들에게 의외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됩니다.

 

 

주말 유동인구 3, 가족단위 쇼핑객 유혹 아이템이면 더 좋아

 

3

만명이 매주 주말 메세나폴리스몰을 찾습니다. 특히 5 31일부터 6 1일까지 난지 한강공원에서 펼쳐졌던 그린 플러그드 페스티벌 Green Plugged Festival의 터미널 역할도 했죠. 요식업부터 패스트 패션 업체까지 두루 입점해 있어 주말엔 연령이 다양합니다. 가족 단위 쇼핑객들의 구매욕을 상승시키는 물건이면 효과를 거둘 수 있겠죠.

 

예컨대 대학시절 밴드의 추억을 떠올리는 40대 가장을 자극할 수 있는 중저가 중고 이펙터라든가, 많은 직장여성들이 취미로 선호한다는 우쿨렐레, 부모님 세대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바이닐 vinyl(LP) 음반 등이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겠죠.

 




이렇게 참여하시면 됩니다

 

홍대어반그룹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hongdaeurbangroup  이벤트의 ‘참석’버튼

아래 내용을 운영자 Bruce Kim 에게 보내 주세요.

  1. 참가자 이름
  2. 연락처/이메일
  3. 대략적인 판매제품 - )기타, 악세서리, 음향장비 


 

참여자 편의 위한 쾌적성도…2시 전후부터 그늘, 화장실 편의성, ‘마킹테이프 페스티벌’ 등

 

적성은 메세나폴리스몰 중앙광장이 가진 가장 좋은 조건 중 하나입니다. 특히 여름 오후시간 야외에 있어야 하는 개인참가자들에게는 그늘과 화장실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요. 악기플리마켓이 열리는 메세나폴리스몰 중앙광장은 오후 2시부터 태양이 건물 뒤로 숨어 자연스럽게 그늘이 형성됩니다. 항상 그늘이 지는 내부 복도측 공간과의 온도차, 그리고 인근 양화대교 방향으로부터의 강바람 유입 등으로 약간의 미풍 상태가 지속됩니다.

 

화장실 편의성은 야외에서 치러지는 여타 벼룩시장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갖고 있죠. 근처 커피점이나 음식점으로부터 열쇠를 받아 이용해야 하는 일반건물 화장실이나 위생상태가 좋지 못한 노상 공용화장실보다 항시 청소되는 메세나폴리스 화장실은 참여자의 내적갈등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참여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른 문화행사도 진행 중입니다. 531부터 메세나폴리스 몰 합정역 9번 출구 쪽 광장(TGI, 홈플러스 방향)부터 중앙광장에 걸쳐 마스킹테이프 축제 ‘mt Marche’(http://www.mecenatpolismall.co.kr/event_view.asp?idx=125)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시작돼 전세계 수공예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마스킹 테이프 페스티벌은 전 세계 주요도시에서 펼쳐지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6 22()까지 3주간 진행됩니다. 일본의 유명 마스킹 테이프 제조업체 ‘KAMOI’가 국내 유명 제지업체•출판기업이자 마스킹테이프의 유통사 두성종이와 진행하는 두 번째 마스킹테이프 전시입니다. 첫 전시는 2년 전 두성종이 페이퍼갤러리 인 더 페이퍼에서 진행된 바 있습니다.

 







2014 7 4()~6()까지 KT&G상상마당춘천 등 춘천일원서

공연과 자연치유 어우러진 23일간의 탈출


생태여행과 음악공연을 결합한 2 3일 일정 신개념 문화 프로젝트 'GET Tour'의 여덟 번째 여행이 2014 7 4()~6()까지 ‘KT&G 상상마당 춘천및 춘천 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GET Tour'
는 붕가붕가레코드의 고건혁 대표와 자연생태를 배경으로 한 활동에 깊은 관심을 갖고 매진해 온 박은석 평론가가 함께 힘을 모은 투어 및 공연 복합문화 전문기업. 지난 2012 5월부터 지금까지 제주도에서 치러진 7회의 일정으로 마니아들에게는 나름 입소문을 탔다.

이번에는 그 영역을 춘천으로 넓힌다. 사실 춘천은 수도권과의 거리가 가까웠지만 이게 지역문화에는 그간 100%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지역의 문화수요자들이 서울로 흡수되긴 했어도 수도권의 문화수요자들을 끌어 올 방법은 요원했던 것. 그러나 최근 KT&G상상마당 춘천이 우수한 시설과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수도권 지역으로부터의 문화수요를 유인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GET Tour'도 제주도에서 이루어지던 이번 공연복합투어의 행선지를 춘천으로 잡으며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GET Tour'
의 장점은 알찬 콘텐츠. ①GET 라이브, GET 노마드, GET 네이처, GET 투게더 4가지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 ①GET 라이브는 음악 전문가들이 꾸민 행사답게 공연을 중심으로 한 메인이벤트. GET 노마드는 숲 해설가와 함께 춘천의 계곡과 언덕 등을 체험하는 코스다. GET 네이처는 자연의 풍광 속에서 진행되는 어쿠스틱 공연으로 ‘GET Tour’의 본격적 시작. GET 투게더GET Tour에 참가한 ‘위대한 탈출자’들과 공연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애프터파티 혹은 공연 뒤풀이.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서로 교류하는 친밀함의 난장으로 어떤 면에서는 이 순서야말로 메인 중의 메인이라 여기는 이들도 있겠다. 뒤풀이, ‘알잖아?’ 정도?

 




춘천 지역 밴드 모던다락방(모던다락방 페이스북)



춘천지역 밴드 '모던다락방' 의미 있는 존재감 보인다


이번 ‘GET Tour 춘천에는 현재 한국 대중음악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를 필두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밴드들인 로큰롤라디오’, ‘청년들이 함께한다. 로큰롤라디오는 2014년 제 11회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을 수상한 씬의 새로운 스타. 청년들은 지난 해 'EBS 스페이스 공감―올해의 헬로루키' 최종결선에 출연 했으며 최근 첫 정규앨범 [The Lads on the Street]을 발매했다.


그러나 이번 투어에서 그들만큼  의미 있는 밴드가 있다. 춘천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밴드 모던다락방. KBS 춘천방송국의 프로그램으로 전국 전파를 타고 있는 <올댓뮤직>의 진행자이자 리더인 이한철은 지난 해 <STUDIO24>와 가진 인터뷰에서 춘천 밴드 씬의 문화적 허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사실 홍대라는 공간에 10000여 명의 밴드 인구가 몰려 있는 현상과 맞물려 하나의 관습적 수사로 변해 버린 '홍대'라는 지역명칭을 조금 떨어져 성찰할 기회이기도 한 셈이다. 지역 씬이 갈수록 '홍대 분점'화하지 않을 방법에 대한 고민을 갖는다면 더 능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듯.


그밖에도 GET Tour‘()춘천생명의숲‘(강원도형예비사회적기업)동네방네등 춘천 지역의 단체 및 기업과 함께 협업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이번에도 변함없이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확인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



29일부터 예매 가능, 공연관람권, ‘트레인 패키지프로그램 패키지구분

 

‘GET Tour 춘천은 인터파크 티켓예매와 상상마당 홈페이지를 통해 5 29() 오후 4시부터 예매 가능하다. 티켓은 총 세 종류로, 일반적인 공연관람권(가격 30,000) 외에, 여행과 공연을 묶은 2가지 패키지 – ‘트레인패키지프로그램 패키지가 추가적으로 구성돼 있다.

트레인패키지(가격 240,000)’에는 공연관람권과 ‘ITX 청춘열차왕복승차권, 호텔 2박 숙박권, 여행 교통편, 생태여행 및 춘천 골목투어 가이드, 전 일정 식사(금요일 웰컴파티 및 토요일 공연 애프터파티 식음료 포함)까지 제공된다. ‘프로그램패키지(가격 215,000)’트레인패키지에서 ‘ITX 청춘열차승차권을 제외한 구성. 춘천 및 인근지역 참여자들을 배려한 패키지다.| TONEOFAGES


자료제공: 붕가붕가레코드 '곰사장님'



지난 16일(현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 AT&T 파크에서 미국 국가를 연주했던 메틀리카. 라스 울리히는 꽤 괜찮은 시구를 했다고.



사운드스캔 시대 시작 이후 23년간 최다 판매 앨범 등극

 

지난 3월 초순, ‘Black Album’이라는 별칭이 붙은 메틀리카의 [Metallica] 앨범이 1600만 장 판매고 돌파를 앞두고 있다는 단신이 나간 바 있다. 시간 문제이던 그 기록은 드디어 달성됐다. 3개월을 열흘 정도 남긴 5월 마지막 주다.

 

한국 시간으로 목요일 새벽에 업데이트되는 빌보드 5월 마지막 주 앨범 차트는 메틀리카의 이 같은 판매량 달성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번 기록이 새로운 것은 [Metallica] 앨범이 사운드스캔 집계가 시작된 1991년 이후 23년간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의 자리도 점했다는 사실. 1991년이라는 숫자를 다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Metallica] 앨범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로 그 해다.

 

이 기간에 메틀리카의 기록에 근접하는 기록은 쉐나이어 트웨인 Shania Twain [Come on Over](1997) 1550만 장을 기록 중이다. 즉 메틀리카의 기록이 메틀 팬만의 선택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기록 발표 가능성 발표 이후 지구력 발휘한 듯

 

지난 3월 첫째 주 메틀리카의 기록 달성 예상 기사가 나왔을 당시 이 앨범의 주간 판매량은 약 2500장 정도. 1600만 장의 기록까지는 약 2 8000장 정도의 세일즈가 더 필요했다. 11주만에 기록이 달성되었는데 이를 대략 계산해보면 주당 2500만 장의 기록이 꾸준히 유지되었음을 알 수 있다.

 

[Metallica] 앨범의 주당 판매량은 2014년 들어 평균적으로 800~1000장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2013 8월 당시 판매량이 1500~1700장 정도(http://toneofages.tistory.com/90)였던 것을 감안하면 금년 들어 어떤 기대 심리가 작용하였음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기록 달성 시점까지의 주당 평균판매량을 살펴보면 이러한 추론은 좀 더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메틀리카 멤버들의 활발하고 다재다능한 활동이 이들의 존재감을 계속 일깨운 공일 터다. 지난 5 16(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AT&T 파크에서는 지난 해에 이어 미국 국가 연주 이벤트를 성황리에 치렀다. 또한 제임스 헷필드는 히스토리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인 사냥 전문 리얼리티 <The Hunt>의 출연이 확정돼 있는 상태.

 

전설보다는 동시대, 다양한 세대와 어울릴 수 있는 채널을 꾸준히 찾고 있는 태도는 이들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본다면 [Metallica] 앨범의 팝적인 면모야말로 이들의 본성에 잘 어울리는 앨범인지도.| 한명륜 evhyjm@gmail.com





이미지 및 동영상 출처: http://www.metalinjecti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