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출처: www.prsguitars.com



2014년 새 앨범 [Inferno] 공개 앞두고…마티의 팝적 상상력과 일본 팝 시장 취향 읽어낸 PRS



일본에서는 음악 외적 인기-이를테면 전단지, B급 제품 광고 등-도 상당히 누리고 있는 마티 프리드먼(Marty Friedman)의 새 시그니처 기타가 공개됐다.


PRS는 홈페이지를 통해 마티 프리드먼이 2014년 발매될 [Inferno] 앨범의 활동에 주력 기종으로 사용될 새 시그니처가 완성됐음을 알렸다. 마티 역시 자신의 SNS 페이지를 이용해 이 기타의 완성과 이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마티가 아이바네즈 엔도서 시절부터 추구했던 레스폴 형 싱글 컷어웨이(cutaway) 바디를 갖고 있다. 이는 PRS의 싱글 컷어웨이 모델 바디를 기본형으로 한 것으로 마크 트레몬티(Mark Tremonti), 잭 마이어스(Zach Myers) 등의 시그니처 모델이 이 형태를 갖고 있다. 참고로 2000년대 초 깁슨과는 바디 형태의 특허권을 두고 소송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시장을 잠식당한 깁슨이 PRS를 상대로 한 일격이었고 이 때문에 더 이상 PRS에서는 싱글 컷어웨이 일렉트릭 기타가 생산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2008년 깁슨 본사가 연방정부의 '급습'을 받는 등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어서 여기저기 신경 쓸 처지가 못 됐다. 여기에 PRS는 나름대로 뮤지션의 커스텀 및 시그니처라라는 속성, 즉 뮤지션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하여 실질적으로는 싱글 컷어웨이 기타를 생산해오고 있다. 마티의 시그니처 역시 그의 연장선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이 기타를 레스 폴의 속성보다는 PRS의 독자적인 기술력이 반영된 마티의 모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픽업은 PRS 자체 험버커 픽업으로 리어-프론트 1세트이며 3단 토글 셀렉터가 장착돼 있다. 1볼륨, 1톤의 심플한 배선 구조는 레스 폴과 방향을 달리한다. 메가데스(Megadeth) 시절, 잭슨(Jackson)과 엔도스먼트 관계에 있을 때 생산되던 켈리(Kelly) 시리즈에는 하나의 픽업에 톤 노브가 없는 모델도 있었다. 마티는 이 기타를 상당히 애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티는 그만큼 심플한 톤 메이킹을 선호하는 편이다. 실제 들어보면 솔직함을 넘어서 때로는 약간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특히 고역대가 많이 살아 있는 스타일이라 공연장에서는 다소 날카롭게 들리기도 한다. 이번 시그니처 역시 마호가니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상당한 두께의 탑을 메이플로 해 높은 배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티는 자신의 솔로 앨범은 물론, 최근 일본 팝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워낙 다양성이 발현되는 음악시장이라 전체에 적용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기타 솔로잉이 채용될 경우 한국 팝보다는 다소 고역대가 강조된 사운드가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크겠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도 연주자는 자신의 선호가 없으면 쉽게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다. 그런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철저히 미국 혈통을 가진 PRS기타의 이번 시그니처가, 마티와 일본 팝이 이루는 궁합을 정확하게 이해한, 흥미로운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프렛 인레이는 별 모양의 패턴이 들어갔다. 마티 프리드먼은 알려진 바 키스(Kiss)의 광팬. 별 모양 프렛 인레이는 유독 느끼한 맛이 있었던 에이스 프렐리의 얼굴 분장에서 키 역할을 하는 도안이기도 했다. 키스 역시 일본 락 팬 및 음악대중의 정서에 상당히 깊이 각인된 무엇으로 볼 수 있다. 2000년대 이전 일본 팝 음악의 저변을 이루는 것이 팝적인 느낌을 살린 영미권 락 사운드였다면, 여기에는 키스의 지분이 상당하다. 특히 최근 등장한 다멤버 아이돌 그룹-전대물 연상 계열-의 사운드는 다시 90년대 중반 이전의 락 사운드 중심 팝 음악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아마도 일본인들에게는 이 시절이 호시절로 기억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면 현재 10대인 일본 아이돌음악의 팬덤 역시 넓은 범위에서 키스와 같은 70~80년대 영미권 팝 락의 자장, 즉 마티 프리드먼의 사운드적 취향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마티의 음악적 영역은 하드락/헤비메틀에 근간을 두고 있다. 2014년에 선보일 [Inferno] 앨범은 그가 90년대 중반에 발표한 일련의 솔로 앨범들처럼 좀 더 메틀적인 상상력이 구현된 결과물일 것이라 알려진 바 있다. 활동 영역은 역시 일본 쪽이 될 가능성이 더 크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