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좌측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성수, 이스턴 사이드킥의 류인혁, 강대희, 닐 스미스



'이스턴 빅버튼', '해리 빅허스키' 등 다양한 팀과의 콜라보레이션…씬의 다양한 활력요소 끌어낸다


'레드불 라이브 온더로드'를 비롯해 '그린플러그드2013' 등 여러 무대에 서며 누구보다 숨가쁘게 달려온 하드락 밴드 해리 빅 버튼(Harry Big Button). 그들의 무대를 해가 가기 전에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12월 27일(금)저녁 8시, 28일(토)저녁 7시 롤링홀에서 '해리 빅버튼 우정의 무대'라는 이름으로 치러집니다. 리더 이성수는 락페스티벌 이상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단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타이틀답게 최근 몇 년간 공연중심 음악씬에서 주목받은 밴드의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다채로운 무대를 보일 예정입니다.


단순히 게스트로 나서 몇 곡을 부르는 게 아니라, 해리 빅 버튼과 상당기간의 연습을 통해 '팀웍'으로서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지난 해 12월 발매된 음반 [King's Life]는 초도물량이 완판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지만 호사다마였던지 큰 교통사고로 이성수는 3개월 이상 병원에 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4월, 다소 무리한 일정이 아닌가 하는 주위의 걱정에도 몸을 일으켜 이태원 우드스탁에서 올해의 첫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쇄골 골절이었기 때문에 기타를 메는 데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텐데, 그래도 매월 주요 무대를 거르지 않았습니다. 특히 6월 15일에는 단독공연도 소화했죠. 어쿠스틱 기타로 "Breakin' the Law"와 "Sweet Child O'Mine"을 부르던 모습은 2013년의 '바로 이 장면'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면모 덕분에 해리 빅 버튼의 리더 이성수는 공연 씬에서 나이와 장르를 불문하고 동료 음악인들의 존경을 받는 뮤지션이기도 하죠. 그의 '친구들'은 장르와 연령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판타스틱 드럭스토어의 임원혁, 로큰롤라디오의 김진규, 이스턴 사이드킥/스몰오의 오주환, 류인혁 등 락계의 젊은 후배들뿐만 아니라, 가리온, 소울다이브 등 힙합 뮤지션들도 이번 '우정의 무대'에서 음악적 우정이 어떤 모임을 보이는지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크래쉬, 스푼 등 한국 헤비니스의 발달기를 이끌고 있던 1990년대 초, 씬에서 인연이 깊은 시나위의 신대철 씨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과거 <핫뮤직>, <락킷>등의 락 매것진 전성기를 함께한 이들이기도 하죠.


해리 빅 버튼은 원래 트윈 기타 시스템을 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멤버들의 이동으로 고정된 라인업만을 보자면 현재 마그나폴에서 베이스와 건반을 맡았던 닐 스미스가 베이시스트로, 최근 2집 [Sunstroke]을 발표한 밴드 썬스트록의 강대희가 드럼 세트를 맡고 있습니다. 트윈 리드의 짝이 없는 상태인데, '우정의 무대'는 다양한 멤버의 조합과 변주를 통해 씬의 다양한 활력요소를 해리 빅 버튼의 음악적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월 



신곡 공개 예정, 단독공연 후 앨범작업…강대희, 닐 스미스 활약 기대돼


사실 해리 빅 버튼의 활동력만을 봤을 때 이성수의 부상만 아니었다면 [Kings Life]이후 새로운 결과물이 어떤 형태로든 더 나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 새로운 결과물에 누구보다도 목마른 이들이 해리 빅 버튼의 팬들, 그리고 멤버들 자신이겠죠. 아마 이런 갈증이 이번 무대에서 해결될 기미가 보입니다.


해리 빅 버튼은 단독공연이 끝나고 연초에는 앨범의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은 신작에 들어갈 곡을 '우정의 무대'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아직은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강대희, 닐 스미스와의 작업도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미래를 그려봐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세밀한 표현부터 굵은 울림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는, 씬에서 주목받는 드러머 강대희와 해리 빅 버튼의 음악이 어떤 식으로 매치될지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연주가 중심이 되는 음악의 경우 멤버의 집산에 따라 그 질감에 있어서 미묘한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흥미를 자아내곤 하죠.


개인적으로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이들의 음악을 LP로 들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연주자들이나 마니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성수가 사용하는 이그네이터 앰프 헤드, 그리고 레스폴과 연주자의 손맛이 얽힌 그 상태를 LP의 아날로그적인 맛으로 듣는다면 그 역시 새로울 것 같습니다. 한국 밴드들도 점점 LP 제작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새로운 음악에 대한 상상은 뮤지션에게 주어진 즐거움만이 아니라, 음악을 듣는 이들의 몫이기도 합니다. | 한명륜 evhyj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