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년대 앰프였을 법한 '소설적' 앰프

 

(The NAMM Show) 시즌 정도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러 업체들이 특징적인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펜더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현지시간) 펜더는 홈페이지를 통해 폰샵 스페셜(Pawn Shop Special)-Porn 아니다-시리즈 중에서도 확연한 시각적 자극을 제시하는 베이퍼라이저(Vaporizer 새로이 선보였다폰샵 스페셜 라인은 베이퍼라이저와 함께 램퍼트(Ramparte), 엑셀시어(Excelsior) 구성돼 있다.

 

사운드는 노브만 봐도 있을 같은 느낌이다. 볼륨과 , 리버브가 전부다. 그러니까 볼륨과 기타의 픽업이 잡아내는 기타줄의 진동, 그리고 잡음 외에 따로 출력을 가하거나 톤을 인위적으로 일그러뜨릴 있는 장치는 없다. 앰프의 특성을 살린 출력이 필요하다면 알바를 고용해 기타 앞에서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지르게 하는 방법도 있다. 클린부스트? 비겁하다. 프리앰프가 있는 기타? 법정관리로 wj식품 보리맛 사이다 음료와 같은 발상이 아닐 없다.

 

펜더가 강조하는 앰프의 특징은, 이후 펜더 혈통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없는 리버브. 앰프 신호체계와 독립된 리버브 회로가 자체에 상당히 아날로그적이고, 취향에 따라서는 지저분할 수도 있는 질감의 리버브를 들려준다, 한다.

 

진공관은 프리앰프부에 12AX7 , 파워에 6BQ5 EL84 각각 하나씩 들어가 있다(Groove Tubes®). 리버브 회로는 극히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출력은 12와트이며 정격전압이 120v 맞춰져 있는데 한국에서 사용하기에는 다소 까다로울 수도 있다. 내장된 10인치짜리 스피커 2개의 전압은 각각 16. 노멀(normal) 브라이드(bright) 채널이 있다.







사실 1950년대를 미국에서 보냈던 이들은 그 시기를 지금보다 더한 격변기라 본다. 일리 있다. 당장 눈에 띄는 대형 전쟁이 없는 상태에서 증폭된 군비 경쟁이 유도한 기술 발전은 자위행위조차 통제당한 사춘기 남학생의 꿀 수 있는 꿈처럼 현란한 양태였다. 이 시기 가장 발전한 것은 영상산업이었다. 1954년에는 미국에서 컬러 TV 방송이 시작됐다. 한국에 컬러 방송이 시작되기 26년 전의 일이다. 이로 인해 산업 전반이 발전했고 사람들의 경제적인 여건이 윤택해졌다. 바꿔 말하자면 50년대는 미국 식의 '벨 에포크(Belle Epoque; 꽃시절)'가 아니었을까.

 

컬러를 사용한다는 것은 곧 첨단임을 인증받는 일이었다. 많은 뮤지션, 특히 당대를 살아가며 동시대 문화에 영향받는 젊은이로서의 뮤지션들은 그런 흐름을 자신의 음악적 외관으로 끌어오는 데 고심했다. 이 앰프는 그런 이들이 만들어냈을 '법한'앰프다.

 

핵심적인 부분이다. 폰샵 라인은 분명히 밝히고 있다. 50년대에 '만들어졌을 법하고' 수십 년 뒤에 골동품점(pawn shop)에서 '발견될 법한' 앰프라는 점. 즉 펜더가 쓴 의고체(archaism) 소설 같은 앰프랄까.

 

보타이의 패턴을 도식적이고도 과장적으로 구현한 앰프 전면의 디자인이라든가 대담을 넘어선 컬러(서프 그린, 슬레이트 그레이, 로켓 레드)는 공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아름답다. 50년대의 미국은 바로 이런 앰프를 원하던 사람들의 공간이었던 셈이다. 이 앰프는 한 시대를 압축하고 있고 그로 인해 상당한 인력을 발휘하는 웜홀의 역할을 한다. 그 웜홀로 들어가 보면, 골동품상을 거쳐서든 악기상을 통해서든 아니면 이베이를 통해섣든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펜더 유전자의 표현형에 대한 간명한 선언이 있다.

 

펜더는 원래 예뻤다. | 한명륜 evhyjm@gmail.com

 





※ 펜더야말로 캠페인의 중요성을 잘 인지해 왔던 회사다. 펜더의 이 유튜브 광고는 내년 <칸 페스티벌 오브 크리에이티브(Canne Festival of Creative, 구 칸 국제광고제)>에서 뭔가 명함을 내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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