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장의 정규앨범 [Bobby], [Long Life the Lie] 동시발매15일 쇼케이스



미국 독립음악 씬, 그리고 거기서 활동하는 한국인 혹은 한국계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이 2000년대 후반에 들어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분명 좀 더 넓은 지지층을 얻고 관심을 환기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빅 포니(본명 로버트 최)는 그러한 흐름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다. 그가 한국의 레이블 일렉트릭뮤즈에 합류한 지 만 3년째. LA와 뉴욕을 오가며 4장의 음반을 발표해 온 그는 2011년 전작들의 컴필레이션인 [An Introduction to Big Phony]를 발표했고, ‘서울소닉 북미투어’에서 현재의 레이블과 인연을 맺었다.


그의 신보가 두 장의 앨범으로 나올 거란 소식은 이 바닥의 '선수'들이면 알음알음으로 알려져 있던 이야기. 2014년 상반기 마니아들의 기대를 가장 많이 받았던 신작이 아닐까 한다. [Bobby]는 포크의 향취를, [Long Live the Lie]는 일렉트로닉 팝의 성향으로 레이블측의 설명처럼 "동전의 양면"같은 존재감을 내보이고 있다.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최대한으로 펼쳐 보이며 자신의 음악을 기다린 청자들에게 제대로 선물을 안긴다.


에디터도 샘플 두 곡 외에 아직 앨범 전체를 들어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가능한 한 빨리 한 사람에게라도 빅 포니의 신보가 알려지기를 바라면서 우선 앨범 정보와 샘플로 온 곡에 대한 감상 등을 짧게 간추려 올린다.




[Bobby] Track List

1.     Bedford Stop

2.     But I Will, Everyday

3.     Waiting On A Breeze

4.     She’s The Kind Of Girl

5.     Before You Can Leave Me

6.     Diana, Don’t Be Late

7.     Enough To Drive Me Mad

8.     Hush Now, Baby

9.     Goodbye, CA


“Waiting On a Breeze” 레너드 코헨의 음악에서 듣던 리듬감 강한 기타 아르페지오가 돋보인다. 어쩌면 스트로크보다도 더 확연히 출렁대는 비트를 선보이고 있다. 속단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연의 일치라고 해도 이랑이나 강아솔 등 이 레이블의 뮤지션들은 아르페지오와 보컬의 합에서 그루브를 찾는 감각이 어떤 경향성을 보이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분명 이는 흥미로운 경험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과 지난 해 11월에 발매됐던 희영의 2 [Sleepless Night]를 번갈아 듣는다면 독특한 맛이 느껴질 것 같다.



[Long Live The Lie] Track List

1.     A Charge To The Blood

2.     All Bets Are Off

3.     The Great I Am

4.     No Need To Hang You Head

5.     The Hours

6.     Bedford Stop

7.     Long Live The Lie

8.     Help Of A Ghost

9.     Empty Bottles

10.   Waiting On A Breeze (Without A Word)



"All Bets Are Off"는 여하한 수식어구를 제외하고 ''이라는 성격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한다. 높은 배음이 많은 허스키의 보컬,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질감 사이를 묘하게 오가는 신서사이저가 섞인 음색, 그리고 심플하고 선이 명료한 멜로디가 뉴웨이브 시대를 완벽히 재현하고 있다. 뮤지션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았다. 그건 그가 아주 어린 나이일 적에 80년대 당시 첨단의 뉴 웨이브 음악을, 한국에 살았던 이들처럼 조금 시간이 지난 뒤가 아니라 실시간의 또래 가치로 경험했다는 뜻일 터다.

 

아닌 게 아니라 뮤지션에게 이 곡은 작업 과정에 있어서 앨범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었다. 작업을 하다 보면 그런 곡이 있다. 앨범 전체의 작업 방향을 한 방에 규정할 수 있는 그런 곡. 빅 포니에게 있어 "All Bets Are Off"[Long Live the Lie] 앨범의 전반적인 색채를 구현하는 곡들을 작업할 있도록 하는 계기였던 셈이다이 제목은 모든 것이 백지화되다’, ‘지나가 버리다라는 뜻의 관용적 표현. 어쩌면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어떤 트리거를 당긴 다음의 후련함 같은 정서도 감지된다. | 한명륜 evhyj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