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SCAPE] 스탠다드 버전




마이클 잭슨의 본질을 찾는다?

목소리를 넘어, 첨단을 살고자 했던 MJ의 영혼을 살리고자



많은 창조적인 뮤지션들이 그러하듯 마이클 잭슨은 언제나 앨범에 들어갈 곡 수 보다 더 많은 곡들을 녹음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앨범에 들어가야만 하는 트랙과 들어가야만 함에도 실을 수 없는 트랙을 두고 고민했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서도 그의 기억 속에서 꾸준히 애정을 받고 있던 곡들은 다른 앨범에 다시 태어나곤 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황망히 떠난 지 벌써 5주년이 됩니다. 불가에서 떠난 이의 물건을 버리지 않거나 오래 보관하는 것은 망자로 하여금 다시 윤회에 들게 하는 일이라 하여 좋지 않게 여깁니다. 그러나 산 자의 그리움이 커서 때로 어찌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유가족들은 2012년말부터 마이클 잭슨의 생전 작곡과 녹음 습관을 상기하고는 남긴 음원들을 찾는 데 주력했습니다.


유족들에게 남겨진 재산은 천문학적입니다. 어차피 꺼져버린 음악 시장을 모를 리 없을 테고, 그들이 MJ의 남겨진 음악을 찾으려 했던 것이 반드시 돈 때문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유족들의 작업을 도운 것은 오랫동안 소니에서 A&R(Artist & Repertoire) 담당자로 일한 존 돌릅John Doelp. 그는 유족들과 함께 MJ의 활동 기간 중 20년 안에 만들어진 24개 정도의 곡들을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곡들의 상태가 단순한 데모 녹음 이상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는 앨범으로 발매되기로 결정됩니다. 그것이 오늘(13)일 00시 넘도록 귀가하지 않고 소니뮤직 직원들이 홍보에 매진 중인 마이클 잭슨의 새 앨범 [XSSCAPE]입니다. 이 결정은 에픽EPIC 레코드의 사장이자 경영자인 L.A. 리드L.A. Reid의 지휘 아래, 팀바랜드Timbaland, 로드니 저킨스Rodney Jerkins, 존 맥클레인John McClain과 스타게이트Stargate등의 세계적인 베테랑 프로듀서들이 합류합니다.


[XSCAPE]는 유가족과 존 돌릅에 의해 선정된 24곡 중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 비중이 큰 곡들입니다. 물론 마이클 잭슨의 창조성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 보컬을 많이 살리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훌륭한 보컬리스트이고 좋은 보컬 라인을 만들어내는 작곡가였지만 그 전에 전체적인 설계를 중시했던 뮤지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찌 됐건 완성된 보컬 퍼포먼스가 들어 있다는 것은 마이클 잭슨이 그 곡을 완성된 곡으로 간주하고, 세상에 선보이고 싶어했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리드는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딜럭스 버전의 표지. 그러나 과거의 영광에 머무는 것이 이 앨범을 기획한 의도가 아니라고.



사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이 앨범은 '유작'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세상을 떠난 뮤지션과 산 사람들이 그 의도를 추론해가면서 하나의 결과물을 통해 그를 되살려는 내는 작업은 분명히 영적일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현지의 크리틱은 "잭슨이 남기고 간 것을 대체하거나 청사진을 새로이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잭슨이 남기고 간 작업들과 현재를 연결하는 작업을 통해 MJ가 음악으로 구현하려고 했던 본질을 살리는 일"을 [XSCAPE] 앨범의 진의로 보았습니다.


MJ는 생전에 자신의 음악을 묘사하는 데 있어 '탈출escape'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에게 있어 탈출이란 그와 그의 청중들이 전혀 새로운 시공간을 경험하게 하는 일을 뜻했던 것 같습니다. 두려운 현실과 바람직한 현실 사이에서 인간이 인식과 경험, 감성은 어떤 과정을 겪고 어떤 국면을 맞는지에 대해 MJ는 항상 노래해 왔습니다. MJ가 죽던 해 계획 중이던 <This is It> 투어 리허설 중 언급한 '엄청난 모험'은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라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군요.


이번 앨범에 담긴 곡은 총 8곡입니다.


1. Love Never Felt So Good 

1983년 음악 베테랑인 폴 앵카Paul Anka와 녹음한 곡. 존 맥클레인이 프로듀싱. "그가 대단하지 않았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던 것 같아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사람이었습니다"(존 맥클레인)

2. Chicago

“She Was Lovin’ Me”로도 부르는 이 곡은 마이클 잭슨이 듣자마자 반한 곡으로, 이 곡의 데모는 전 소니뮤직의 부사장이었던 코리 루니가 썼다고 합니다. 1999년 LA에 있던 잭슨에게 보내졌다는군요. 참고로 또 다른 미공개곡이었던 "Chicago1945"와는 다른 곡입니다.

3.  Loving You

"가끔 그는 어떤 노래에 아이디어를 얻고는 웨스트레이크에 가기 전에 시험을 해보고 싶어하고는 했어요" 잭슨의 오랜 녹음 엔지니어인 매트 포저의 언급입니다. 잭슨은 음악을 여러 층으로 쌓으며 실험하는 것을 즐겼다고 합니다. 요즘 작곡 프로그램을 통해서 비교적 음악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층위'라는 개념을 쓰는 것에 비해 그 당시 '레이어'는 쉽게 다룰 수 있는 개념은 아니었습니다. 음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했던 개념이죠.

4. A Place With No Name 

1972년에 나온 아메리카(America)의 명곡 "A Horse With No Name"을 창의적 상상으로 다시 빚어낸 곡. 사막 한가운데에서 차가 고장난 한 남자가 한 신비로운 여성을 따라 두려움과 고통이 없는 유토피아 도시로 가는 이야기입니다. 원래 잭슨은 1998년 레코드 플랜트 Record Plant 녹음 스튜디오에서 뉴잭스윙 프로듀서인 닥터 프리즈Dr. Freeze로 더 잘 알려진 엘리엇 스트레이트Elliott Straite와 함께 작업한 바 있습니다.

5. Slave To The Rhythmn

1991년 L.A. 리드 그리도 당시 잘 나가던 베이비페이스Babyface와 함께 녹음한 이 곡은 놀리는 듯한 로보 팝Robo-pop 리듬의 곡으로 답답한 상황에 갇힌 여자에 관한 가사입니다. 마이클 잭슨의 가사는 상당히 서사적인 에너지를 가진 경우가 많죠.

6. Do You Know Where Your Children Are 

[Bad]를 녹음할 당시 처음 녹음되었고 [Dangerous]의 초기 작업 단계에 좀 더 발전된 것으로 알려진 곡입니다. 마이클 잭슨은 삶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 무관심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좋은 음악가인 것은 그 때문이겠죠. ""이 곡은 파괴된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의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매일 술에 절어 집에 오고 어머니는 몸을 팔러 다니는 가정에서, 아이들은 집에서부터 도망쳐 강간과 매춘의 희생양이 되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그 아이들은 거리에 나돌고 있다. 당신의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 자정이다. 아이들은 아직도 거리 어딘가에 있다. 그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해보라."

7.  Xscape

10년 이상이 지난 후 저킨스가 다시 스튜디오로 와서 곡을 작업하고자 했을 때 그는 "모든 잡생각을 다 버리고 마이클이 내 옆에 앉아있다고 상상하며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주 중요했어요." 유독 리듬이 강조된 파트다. 팀바랜드는 이 곡의 어두운 긴장감을 부각시키면서 빠른 스네어 퍼커션과 쿵쿵 거리는 비트로 분위기를 살린다. 이 위로 잭슨의 공격적인 소절들과 코러스가 첨가된다

8. Xscape

동명의 타이틀곡. "저는 계속 제가 마이클과 교감을 하고 있는 것처럼 작업을 했고 그가 제 옆에 앉아서 작업을 했다면 저에게 했을 법한 이야기들을 느끼려고 노력 했어요."로드니 저킨스의 변. 



자료제공: 소니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