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포스터는 흰색이며, 화면과의 구분을 위해 임의로 액자효과를 두었음을 밝힙니다.



2014. 1. 4, 11일 저녁 7시, 삼성동 올림푸스 홀서…클래시컬 셋업 선보여


뮤지션 한희정이 2014년 첫 콘서트를 소극장에서 갖는다.


한희정의 소속사 파스텔뮤직은 보도자료를 통해 2014년 1월 4일과 1주일 뒤인 11일, 삼성동에 위치한 올림푸스 홀에서 '타인의 겨울'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공연은 2013년 6월 발매된 정규2집 [날마다 타인] 활동의 일환. 9월에 가졌던 콘서트가 경쾌한 모습이었다면 해를 넘겨 만나게 될 한희정의 공연은 클래식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 등을 활용한 새로운 분위기의 사운드를 들려 줄 예정.


2회에 걸쳐 열리는 타인의 겨울은 각 회차가 서로 다른 내용이 담긴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진행된다. 첫 회인 1 4일 공연에서는 한희정이 관객이라는 타인의 입장이 되어 스스로를 바라보는 내용의, 11일 공연에서는 한희정이 주변의 타인들을 바라보는 내용이 담긴다.


사실 한희정의 음반은 여름에 나온 앨범이다. 이를 감안하면 뮤지션이 분명 무대에 이 곡을 들고 올라올 때의 정서도 달라질 수 있다. 달라진 악기 편성으로 겨울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각기 다른 타인들의 풍경을 어찌 그려낼지 기대해봄직 하다.


한희정의 2014년 첫 공연 '타인의 겨울' 콘서트 티켓은 12월 6일 오후 5시 인터파크에서 오픈된다.



자료제공: (주)파스텔뮤직





장유정이 부르는 모던 조선: 1930년대 재즈송

 

1

인간이 이미지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지각 경험에 의해 한정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삶은 물리적인 면에서나 심리적인 면에서나 고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의 심리적인 삶은 시간축에서 미래의 방향으로만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급히 오간다. 물리적으로 계속 전진하는 물리적 삶 속에서 말이다.

 

여기 평면 위에 거꾸로 세워진 하나의 원뿔을 상상해 보자. 원뿔은 더 커지고 있고 평면과 닿은 점에 어떤 이미지나 영상이 원뿔의 잘린 단면에 비치게 된다고 가정해 보자. 원뿔이 커지는 방향이 인간의 물리적 삶이고, 꼭지점이 닿은 평면은 어떤 사건과 맞닥뜨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면, 인간의 심리적 삶은 무수히 존재하는 원뿔의 단면과 그 사건이 되는 꼭지점을 오가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큰 단면에 비치는 그 사건의 이미지는 조금 흐려질 테지만, 사건의 시점과 현재의 단면 사이를 오가는 심리적 삶의 기록과 여정을 통해 그 단면을 어떤 의미에서든 다채롭고 풍요로워지며, 유일한 것이 된다. 이는 19세기말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이 저서 『물질과 기억』을 통해 인간의 경험과 기억행위를 설명할 때 사용했던 도식으로 저 유명한 기억 원뿔(Bergson’s Memory cone)’이다.

 

사건과 인간의 물리적∙심리적 삶, 그리고 기억의 재현을 다룬 이러한 도식에, 글의 첫 문장을 대입해 본다면, 인간에게 가능한 역사와의 대화, 그것에 대해서도 이해가 될 터다. 따라서 어떤 분야가 됐건 역사연구자는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어도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심리적 삶을 살아가는 이들일 터다. 해서 역사연구자가 펼쳐 놓는 결과물은 단순히 과거 행위를 떠내듯옮겨내어 틀에 고정시키는 작업이기보다는 오히려 과거 어느 시점과 어느 공동체의 물리적 삶의 단면인 현재를 바삐 오간 여정에 가까울 터다.

 

[장유정이 부른 모던 재즈송](㈜대신미디어, 2013)은 음악사가 장유정이, 1930년대의 재즈 송이라는 사건(event)이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물리적 삶 속에서 비쳐지는 방식을 담은, 말하자면 이 공동체의 심리적 삶의 과정을 음악이라는 틀로 구현해낸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음반을 냈으니 뮤지션으로 보는 것이 맞겠지만, 결례를 무릅쓰고 필자는 그를 음악사가로 보는 한편 이 음반을 앞서 언급한 베르그송이 말한 기억 원뿔의 한 단면으로 보고자 한다.




 


2

사실 우리가 최승희, 전수린, 손목인, 이부풍 등 1930년대 음악인들이 남긴 곡을 들을 기회는 KBS <가요무대>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희박하다. 과거 전영혁 등의 심야방송 DJ들이 복각판 CD를 특집으로 다룬 적도 있지만 이러한 작업 역시 1930년대 가요들을 유산으로 다루는 데서 벗어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물론 과거의 원전은 원전대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사료와 역사는 구분될 필요가 있다. 사료에 기록된 과거의 사건과 현재가 대화하며 그를 통해 또 다른 현재로 빚어지는 것이 역사다. 또한 인증이기보다는 업데이트다. 지난 해인 2012 5월 발표된 디지털 싱글 외로운 가로등으로 시작한 [근대가요 다시부르기]로 이미 확인된 바 있지만 들어보지 않은 이를 위해 전하자면, 이 음악은 고색창연한 또 다른 오빠는 풍각쟁이가 아니라는 점이다.

 

편곡에 채용된 스타일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 가요가 나타났던 다양한 방식을 투영하고 있다. “정열의 산보에서 밀도 가득하고도 명료한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는 90년대 초반까지의 한국 가요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이며, “추억의 탱고다방의 푸른 꿈등은 유학파 뮤지션들이 한국 대중음악의 요소요소에 자리잡은 이후에 들을 수 있었던 클럽 기반 재즈의 향취를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리라꽃은 피건만”, “희망의 블루스, 1930년대 가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요무대>적 편곡을 선보인다. 혹여 있을지도 모를, 이 시대를 기억하며 음반을 집어들 노년 청자를 배려한 것일까.

 

첫 곡 이태리의 정원과 마지막 곡 사막의 한은 상징적이다. 곡을 제시하는 목소리는 각각 옛 음원에서의 최승희와 고복수의 그것이지만 곡이 전개되면서 현대적인 스타일의 편곡으로 몸을 바꾼다. 전자는 순간순간 섞여드는 보코더와 얕은 울림의 신서사이저가 2000년대 인디팝, 후자는 흔히 들을 수 있는 모던 락적 질감이 있다. 이 두 곡은 그 위치상으로 1930년대 시공간과 현재를 오간 기록을 수미일관하게 정리하고자 하는 의지였을까, 혹은 웜홀의 이쪽과 저쪽일까. 어느 방식으로 생각하든 본질은 큰 변함이 없을 듯하다.

 

만듦새에 관해 약간 논하자면, 다양한 스타일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마스터링에 대한 일관된 플랜이 적용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첫 곡의 볼륨 레벨이 너무 크다. 중간중간 브라스 섹션이 들어간 부분에서는 악기 간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인상도 받게 된다.



음악사가 장유정의 기존 연구를 잘 알고 있는 이가 아니라면 여기 수록된 곡들의 어디가 재즈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을 터다. 가능하지만 그 질문은 다음과 같은 반문, ‘그렇다면 재즈가 무엇인가에 당면할 것이다. 참고로 요아힘 베렌트(Joachim-Ernst Berendt)의 『재즈 북(The Jazz Book)』이 출간된 것이 1953년이다. 미국인들도 역사적인 관점에서 재즈의 정체를 이해하게 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면 재즈는 이 당시 장르나 스타일을 넘어서서 음악을 선택하고 수행하는 태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음악적으로 모든 새로운 수단을 검토하고 투신하는 열정의 보편적인 형태 말이다. 이러한 태도는 인증받는 것이 아니라 업데이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장유정은 아마 이 곡들에서 역사가 되려는 의지로서의 재즈를 발견한 게 아닐까. 그 재즈는 고색창연한 흑백 필름이 아닌 천연색 시계(視界)였을 것이다.



[Track List]

01. 이태리의 정원

02. 정열의 산보

03. 리라꽃은 피건만

04. 희망의 블루스

05. 외로운 가로등

06. 외로운 가로등(Acoustic Ver.)

07. 추억의 탱고

08. 바다의 꿈

09. 다방의 푸른 꿈

10. 사막의 한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에 비유될 법한 크기의 디스토션/퍼즈/오버드라이브 페달, 일렉트로 하모닉스 빅 머프(Big Muff). 그 특유의 디테일한 다이나믹 레인지를 그대로 유지한 채 크기만 절반 이하로 줄어든 나노 빅 머프 파이(Nano Big Muff Pi)가 출시됐다.

정리_한명륜  자료 www.electroharmonix.com


큰 것은 매력적이다?

퍼즈 페달의 고유명사라고 해도 좋을 빅 머프.


헨드릭스 이래 44년간 빅 머프는 퍼즈의 대명사였다. 퍼즈를 하나의 사운드 표현 영역으로 보자면 빅 머프의 존재 자체는 고유명사가 된다.


빅 머프의 표현 영역은 생각보다 넓다. 최근 모던 락이나 개러지 타입 밴드들의 페달보드에서 종종 보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스타일상의 활용도가 그렇게 좁지 않다는 뜻이다. 과장된 찌그러짐 없이도 충만한 서스틴, 아주 거칠게 들끓는 입자감부터, 부드럽고 밀도 있는 쫀득한 솔로잉 톤까지, 단 세 개의 노브만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커다란 덩어리였다. 스티비 레이 본, 폴 길버트 등 각기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는 여러 기타리스트들이, 이 큼직한 쇳덩어리의 노브 세 개를 나름의 방법으로 만져 왔다.


사실 빅 머프의 매력에서 중요한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그 크기이기도 하다. 어차피 헨드릭스 이래 락 사운드는 발전했다기보다는 완전했던 시절의 기억을 기반으로 진행돼 온 변모에 다름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빅 머프의, 차라리 시대착오적이기까지 한 커다란 주형 외관이 주는 존재감이 크다. 레이시오스의 리더 김바다는 이 빅 머프 중에서도 더욱 쇳덩이 느낌이 강한 초창기 모델을 사용해 특유의 섹시한 퍼즈를 만들어낸다.


나노 빅 머프 파이와 오리지널의 체급차이. 패밀리 룩 '돋는' 외관이다.


솔직히 무겁긴 했지

사운드만큼 기름지고 튼실한 외관이 탐스럽긴 해도 무거운 것은 사실이다. 특히 한창 다양한 페달을 추가해 보며 자신의 톤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는 젊은 뮤지션이나, 베테랑이라 하더라도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페달을 사용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경우엔 필연적으로 많은 페달을 쓸 수밖에 없다. 확실히 빅 머프는 어지간한 페달 두 개 자리를 잡아먹는다. 중량 면에서도 페달보드 전체의 체급을 확 올려버린다.


컴팩트화된 나노 빅 머프 파이는 이런 문제로부터는 자유롭다. 폰트는 물론이고 기기 표면의 절반을 구획하는 등 기존 빅 머프의 아기라고 생각해도 괜찮을 만큼 고유의 디자인 아dl덴티티도 잘 살렸다.


물론 사운드 속성에 관여하는 부분 역시 그대로다. 위 쪽의 두 노브는 왼쪽과 오른쪽이 각각 볼륨과 서스틴 컨트롤, 아래쪽 가운데 위치한 것이 톤 컨트롤이다.


일렉트로 하모닉스 측에서는 단지 크기만 작아졌을 뿐(it only looks smaller)라고 밝힐 만큼 사운드는 자신하고 있다. 사실 일렉트로 하모닉스의 제품들을 보면 크게 의심이 가거나 속보이는 홍보문구는 아니다.





완전히 같은 회로인가

그러나 몇 가지 궁금증은 남는다. 물론 실제 제품이 국내 입고된다면 자연스레 풀릴 부분이지만, 과연 기존 빅 머프의 회로와 완벽하게 같은가 하는 점이다. 물론 요즘은 더 작은 크기의 공간에 프리앰프 기능까지 내장하는 시대이니 단순히 기술력 자체로는 문제가 아닐 터다. 문제는 각 노브 대역별로 빅 머프의 디테일을 그대로 갖고 있을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 한가지 관심이 가는 부분은 회로의 주요 부품의 제조 국가다. 예컨대 일렉트로하모닉스는 자사의 상징적 공간계 이펙터 메모리맨(Memory Man)의 보급형 컴팩트 모델 메모리 토이(Memory Toy)를 선보인 바 있다. 메모리 토이의 아날로그 딜레이 칩은 중국에서 생산된다. 물론 일렉트로 하모닉스는 이를 명시했다.

물론 나노 빅 머프가 메모리 토이처럼 보급형 모델의 개념으로 제작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가격 차별화 요인이 회로 제조국가에 있는지의 여부도 생각해 볼 부분이다. 물론 이에 대한 특이사항이 있다면 공개할 회사일 것이라는 신뢰감은 유저들 사이에서 보편적일 터다.


EHX의 컴팩트 패밀리

일렉트로 하모닉스는 고가의 덩치 큰 페달뿐만 아니라 나노급 이펙터에서도 눈여겨볼만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OD Glove(OD글로브, 오버드라이브/디스토션), 핫튜브 나노(Hot Tubes Nano), 이스트리버(East River) 등으로 특히 이들은 사운드 뿐만 아니라 디자인면에서도 확연하고도 나름의 존재 이유가 분명한 개성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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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페트루시의 새 시그니처, Majesty


바디, 넥 등 한눈에도 다른 특성…그는 얼마나 더 깊은 울림을 원하는가


1999년부터 존 페트루시와 인연을 맺어 온 어니볼 뮤직맨(Ernie Ball Music Man)이 그의 새로운 시그니처를 공개했다.


어니볼 뮤직맨은 현지 날짜로 27일 홈페이지 포럼코너를 통해 새로운 시그니처 모델인 'Majesty'의 이미지를 게시했다.


'Majesty'란 이름은 다름아닌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의 전신. 커리어를 통틀어 첫 셀프 타이틀 음반으로 전 세계 락 팬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는데, 아무래도 각광은 존 페트루시를 향하는 모양새다.


존 페트루시는 갈수록 '주식회사 드림씨어터'의 CEO 포스가 넘쳐나는데, 첫 프렛의 인레이(inlay)에 새겨져 있는 드림 씨어터의 엠블럼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직 자세한 제원표는 함께 올라오지 않았지만 한눈에 보아도 그간 뮤직맨에서 만들어졌던 그의 시그니처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바디 형태부터다. 바디의 아랫쪽이 가운데로 올수록 뾰족한 실루엣을 지니는데, 이는 픽업 마운트 위치를 중심으로 올라가 있는 방패 모양의 실루엣과 상응하고 있다. 사실 이 방패 모양의 실루엣은 기존 존 페트루시 시그니처의 1프렛 인레이의 실루엣이기도 하다.






바디와 넥의 결합 방식도 기존의 볼트 온 방식이 아닌 쓰루 넥(thru-neck)이다. 사실 그 이전의 볼트 온 방식에서도 서스틴이 부족한 편은 아니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어떤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단순한 서스틴보다는 배음구조 자체가 미세하게 달라지는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의도와 논리적으로 상응하는 부분은 브릿지. 그전부터 사용되어 온 브릿지 역시 어니볼 고유의 등록상표이지만, 이번 'Majesty'에도 기존 자사 모델을 응용개발한 독자 모델로 보인다. 브릿지 새들 위에 씌워진 커버가 좀 더 넓어진 모양새다. 기존 JP에는 브릿지에 어쿠스틱 사운드를 재현하는 피에조(Piezzo) 픽업이 포함돼 있는데 이 부분에 커버가 올라가 있다는 것은 수음 순간의 울림을 보다 근본적으로 깊게 만드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역시 이와 관련되어 주목되는 것은 잭 삽입구가 하나라는 점. JP의 거의 전 모델들은 출력을 스테레오로 할 수 있도록 두 개의 잭 삽입구를 갖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그 특유의 사운드 세팅을 비교적 간소한(?) 페달 세팅으로 옮길 수 있다는 뜻일까?


드림 씨어터는 최근 2014년 유럽 투어 일정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존 페트루시의 공연 시 페달 프리셋 세팅 장면이 공개된 바 있는데, 테크니션들과 일정 기간 동안의 집중적인 작업을 통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비단 존 페트루시뿐만 아니라 드림 씨어터의 공연 세팅은는 해당 시기 거의 모든 파트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되는 모양새다.


컷어웨이와 혼(horn)의 형상이 좀 더 드라마틱해졌다. 과연 그에게 더 이상 깊은 컷어웨이 따위가 필요한지는 별문제이지만 말이다. 아마도 <Guitar World> 지의 표지 컷처럼 뭔가 '제국' 드림씨어터의 실질적 황제라는 면모를 보이고 싶었던 걸까.


정리_한명륜

이미지 제공_www.ernieball.com / www.music-man.com






아니, 이 사람은?


어디서 많이 낯익은 인물이다. 또 다른 어니볼 뮤직맨의 엔도서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 그가 존 페트루시의 새로운 시그니처를 테스트해보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진은 누가 찍었을까?




다음 달 7일 오후 6시 연남동 카페 '커먼 인 블루'서…최은창 등 정상급 뮤지션 참여

지난 7일 정규 2집 [Up Close To Me]를 발표한 뮤지션 나희경이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엽니다.


이번 쇼케이스는 국내 최정상 재즈 뮤지션인 임미정 (피아노), 김정배 (기타), 최은창 (베이스), 이도헌 (드럼)이 참여합니다.


[Up Close To Me]에는 브라질의 명 드러머인 세자 마샤두(Cesar Machado), 기타리스 펠리페 폴리(Felipe Poli) 등이 참여했는데요, 이들의 느낌이 국내의 뛰어난 재즈 뮤지션들에게서 어떤 향취로 다시 구현될지도 흥미롭습니다.


나희경 하면 '보싸다방'의 이미지가 크고, 이제는 한국-브라질 교류에 있어서도 주목받는 인물이 되다 보니 아무래도 보사노바를 연결시키기 쉬운데, 일전에 기자와의 인터뷰(STUDIO24 3월호)를 통해 '특정 장르에 머물지 않겠다'는 포부를 보인 바 있습니다. 뮤지션으로서 변화하는 중이죠.


나희경의 무대를 기다렸던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지난 10월 11일 <뮤콘2013> 쇼케이스 이후 기다림이 길었죠.


예매는 현재 커먼 인 블루 블로그 를 통해 진행 중입니다. 커먼 인 블루는 다다뮤직에서 이름을 바꾼 커먼뮤직의 본부 되겠습니다.


 예매는 2만5000원, 현매는 3만 원입니다.  좌석이 제한되어 있고 매진되면 현매는 불가능하므로 서두르셔야.


주문은 공연 전후에만 가능하다는 것, 에티켓이겠죠?





현지26일, 빌리 조엘, 허비 핸콕 등 4명과 함께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가 2013년 케네디 센터 명예상(Kenndy Center Honors Award) 수상자 5인에 선정됐다.

 

케네디 센터 명예상은 현지 시각 26, 공식 홈페이지(http://www.kennedy-center.org/programs/specialevents/honors/)를 통해 2013년도 케네디 센터 명예상은 카를로스 산타나와 함께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허비 햔콕, 팝 스타 빌리 조엘, 소프라노 마르티나 아로요, 배우 셜리 맥클레인 등 5명이 선정됐음을 알렸다.

 

케네디 센터 의장 데이비드 루벤스틴(David M. Rebenstein)케네디 센터는 미국의 문화적 영향력과 반향을 제고하는 데 평생을 바친 이들을 기린다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루벤스틴은 또 카를로스 산타나는 1969년 우드스탁부터 상을 휩쓸었던 2000년의 그래미,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넘어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으로 수백만의 사람들을 감동시켰다며 그의 공로를 치하했다.

 

한편 산타나와 오랜 엔도스먼트 관계를 이어 오고 있는 기타 제조업체 폴 리드 스미스(Paul Reed Smith, 이하 PRS)도 홈페이지 뉴스(http://www.prsguitars.com/artists/)를 통해 이 소식을 전했다.

 

산타나는 1981[Zebop!]앨범 녹음을 위해 기타를 빌린 후 지금까지 PRS와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산타나의 시그니처 중 “Santana SE”는 미국 본사의 라이선스 하에 한국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참고로 케네디 센터 명예상은 1978년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예술 부문 공로상. 특히 매년 수상자들을 축하하는 갈라 쇼가 CBS의 황금시간대에 2시간씩 녹화 방영되며 매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의 갈라 쇼는 12 8일이며 수상자들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녹화분 방영 예정일은 현지 12 29일 저녁 9시.

 

갈라 쇼 세리머니의 세리머니는 2003년부터 이 자리를 맡아 온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대사가 맡는다. 1981년부터 2003년까지는 미국 앵커계의 전설이자 CBS의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한 월터 크롱카이트가 세리머니의 호스팅을 맡아 왔다. | 에디터 한명륜


<사진: 카를로스 산타나, www.prsguitars.com>





희영의 두 번째 앨범 [Sleepless Night]를 반복해 들으면 자꾸 외로 됨이라는 테마가 떠오른다. 비약이기보다는 차라리 재능이 부족하고 범상한 청자의 클리셰적 연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외로움의 느낌은 전작의 수록곡 “Lonely Like Everyone”에서 들려 준, 밝은 소녀의 표정과는 다른 감각을 선사한다.


글_한명륜 자료제공_파스텔뮤직



[Sleepless Night]에 담긴 희영의 목소리는 불안감을 선사한다. 당연히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불안감은 곡의 완성도에 대한 기술이 아니라 곡이 전하는 정서 ―오해가 많은 세상이라 부연한―다. 차분한 템포의 곡들이 주된 분위기를 이루지만, 어쩐지 한 자리에 앉아 있는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다. ‘언제든 공연을 할 수 있도록최소화한 세팅으로 즉흥적 느낌을 살린 녹음 방식을 택했다는 뮤지션의 변을 듣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감상의 가능한 요인으로는 첫 EP [So Sudden](2011), 정규 1 [4 Luv]의 수록곡들에서보다 다소 느슨해진 리듬파트의 구심력을 들 수 있겠다. 전작의 수록곡들인 “4Luv”라든가 “Big Knot” 등의 트랙을 들으면, 일정 이상의 무게감과 깊이를 가진 드러밍의 인력이 작용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는 “Stars in New York City”, “Then, Fade”, “Show Me What You’ve Got” 정도를 제외하면, 리듬 파트는 어쿠스틱 기타 근음의 울림 정도에 머무른다. 굳이 화성의 내성(內聲, inner voice)에 집착하지 않는 보컬 멜로디 구성은 전작들로부터의 연장선에 있지만, 이 앨범에서는 좀 더 그 자유로움이 부각된다는 인상이다.





이러한 정서는 전작에 비해 한층 야성적인 느낌이 드는 기타 톤의 활용에 의해 배가된다. “Stranger”, “Whisky to Tea”, “What a Girl to Do?” 마치 자니 캐쉬(Johny Cash) 스타일의 거친 남성미마저 느껴진다. 자연스러운 결과 아니었을까. 사실 이번 앨범의 녹음 과정은 물리적으로 피로한 과정이었을 터다. 더운 시기 뉴욕에서 떨어진 시골 교회에서, 거친 잠자리의 질감과 순간순간 컴프레싱한 감정의 격화 같은 게 연상되는 데이터다.

 

물론 이 글이 청자가 받을 감상의 어떤 표준적인 형태를 설명하는 것은 아닐 터이다. 또한 뮤지션이 이 작업을 앞두고 청자들의 감상까지를 계량하듯 작업하는 경우도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음악적으로 오래 훈련된 직관이 곡의 디테일들을 테마 쪽으로 회귀하도록 조정했다고 볼 수는 있을 듯하다.

 

희영은 3년간 7곡짜리 EP, 12곡과 13곡짜리 앨범을 내놓았다. 물론 음악인의 작업량과 기간에 관한 비례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다. 그러나 분명 희영의 작업량에 압축적인 면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뮤지션이 겪은 사고라든가 정서에 어떤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을 것이라는 점도 짐작해 볼 수 있다. 같은 외로 됨이라도, 연애감정을 전제한 소녀의 감성과 삶 자체를 낯선 곳에 던져 자신을 되돌아보려는 이방인의 의지로 질적인 변화를 이루었다는 것이 이번 앨범의 함의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변화를 성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소 월권적인 태도일 듯싶다. 그보다 앞으로 희영의 디스코그래피가 다양한 역사적 정보를 담는 방향으로 나갈 것 같다는 정도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Track List

1. Intuition

2. Stars in New York City

3. Stranger

4. Whiskey to Tea

5. Show Me What You've Got

6. Happy New Year

7. Sleepless Night

8. Slow Dance Song

9. Then, Fade

10. I Want You, Only

11. What a Girl to Do

12. He was a Cloud(Bonus Track)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인생일장춘몽'(blog.naver.com/trashfairy)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Field

M.Portnoy and Jordan Rudess

2013. 11. 21. 14:14



현지 시각 20일 밤, 로드 모건스틴과의 프로젝트 공연 앞서 방문


본의 반 타의 반 Dream Theater를 떠났지만 현재 최고 상팔자를 뜻하는 '양주장 견공(Winery Dogs)' 밴드를 이끌고 있는 마이크 포트노이가, 오랜 동료(Ol Pal) 조던 루디스를 만난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조던 루디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명 드러머 로드 모건스틴과의 프로젝트 공연을 진행 중이다.


사실 지내온 세월이 있는 만큼 얼굴을 아예 보지 않고 살기야 하겠는가마는, 그래도 드림 씨어터 멤버들과의 포트노이의 조우 소식은 오랜만이다.


포트노이가 조던 루디스를 만난 곳은 정확하지 않으나 조던 루디스와 모건스틴의 프로젝트 공연이 열리는 뉴욕의 한 공연장으로 보인다.


참고로 드림씨어터는 내년3월 초순까지의 공연 일정을 확정 홈페이지에 발표(www.dreamtheater.net/tour)했다.





하긴 이걸 보고 존 페트루시의 눈치를 생각한다면 존이 너무 나쁜 사람이 될 터다. 반가운 사람은 반가움으로만 남기를.

Gears/Pedals

Darkglass Duality

2013. 11. 21. 13:53



Dual Fuzz Engine의 흥미로움, 락의 미래에 대한 힌트?

Darkglass Electronic(국내 수입처 Guitarplant)의 Duality 퍼즈 페달이 공개됐다.


듀얼리티는 두 개의 독립된 퍼즈 서킷으로, 클래시컬한 퍼즈와 전기톱 류의 모던 하이게인 타입 퍼즈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퍼즈 페달. 두 개의 퍼즈를 섞는 것과 단일한 톤을 선택하는 것 모두 가능하다.


노브는 좌측 상/하 각각 Blend/Level, 우측 상/하 Duality/Filter.


Level은 이펙터를 통과하는 전체적인 아웃풋 볼륨을 조절한다.


Blend 노브는 클린, 즉 이펙터로 들어오는 시그널을 듀얼리티의 퍼즈와 섞는 역할을 한다. 미세한 조정이 가능하다. 여기서 톤을 조정하고 내보낼 때의 출력은 레벨로 결정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레벨이 톤의 조절에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Filter는 로우 패스 필터(Low Pass Filter), 즉 높은 쪽의 배음을 통제하느냐, 열어두느냐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걸 끝까지 돌리면 하모닉스 부분이 감쇄돼는데, 시연 영상에서도 알 수 있지만 특별히 뮤트를 하지 않아도 일정 시간 후에 음이 눌리게 된다. 일종의 컴프레싱 역할을 하기도 하는 셈이다. 사용하기 따라서는 입자를 단단하게 모으는 용도로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uality가 이 페달의 핵심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다크글래스 측에서 '미는' 내용으로 봐서는 그렇다. 먼저 반시계 방향으로 노브를 끝까지 돌리면 70년대 펑크 록의 버즈 쏘우(buzz saw)사운드랄 만한 극단적인 퍼즈가 나온다. 반대로 시계방향으로 돌릴 경우에는 모던한 하이게인 타입의 퍼즈가 구현된다.

시연은 피아니스트 Lorie Line의 베이스 주자이기도 한 Ian Allison.







사실 퍼즈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볼 수 있는 악기는 베이스쪽이다. Darkglass 듀얼리티의 두 회로 Dual Fuzz Engine은 퍼즈의 극단에 대한 탐구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베이스는 기존의 락밴드 포맷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될 수도 있다. 퍼즈와 베이스의 조합은 앞으로 락음악이 어떤 외관을 갖게 될지에 대한 하나의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강아솔, [정직한 마음], 일렉트릭 뮤즈, 2013. 11. 14



  • 새삼 레이블이란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름의 고민 끝에, 그것은 복수의 음악집단에게 그 경로가 멀든 가깝든 하나의 '테마'로 기능하는 무엇이 아닐까 하는 데 생각이 이르렀다.
  • 이렇게 생각하게 된 데는 레이블 '일렉트릭 뮤즈'의 존재가 단서가 됐다. 물론 한 레이블에 소속된 팀이라고 해서 음악의 내외연이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는 것은 구시대적인 비약이다. 그러나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악상을 구현하는 방식이라든가 사운드를 빚어내는 방식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서 일종의 합의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레이블이 또한 일렉트릭 뮤즈다.
  • 개인적으로 기타리스트 홍갑에 주목했다. 김목인의 앨범 [한 다발의 시선]에도 참여한 그는 올해 또 한 명의 크리티컬 플레이어라 볼 수도 있다.
  • 그의 어쿠스틱 기타 터치는 다면적인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혹은 그의 기타를 통해 강아솔의 음악을 개별성으로도 볼 수 있고, 역으로 레이블의 큰 테마 안에서 어떤 맥락에 놓이는지도 고려해 볼 수 있다.
  • 일렉트릭 뮤즈는 마스터링에서 다이나믹 레인지를 풍부하게 살려 세부적인 질감을 살리는 것을 모토로 한다. 그 세부적인 질감은 가청주파수 외의 것과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즉 소리를 인지하는 사람의 정서상태를 비추도록 이끄는 방식인 셈이다.
  • 이 앨범엔 여자를 울리는 곡, 남자를 울릴만한 곡이 하나씩 들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곡들의 목적은, 강도는 다르지만 효율적으로 달성되는 듯하다. 딸에게 '이불을 보낸다'는 엄마의 메시지나, '늘 몰래 삼켰던 그 목소리로 이야기해' 달라는 연인의 목소리는 노래 사이사이의 화이트 노이즈에 의해 더욱 완벽히 구현된다.




나희경, [Up Close To Me], 소니뮤직, 2013. 11. 07




  • 뮤지션에게 욕심이 있다는 것은 청자의 입장에서 어떤 의미로든 선물이다. 또한 그 욕심이 결과물로 빚어지는 부지런함을 보인다면 그것은 음악사적인 입장에서 고마운 일이다. 어떤 식으로든 뮤지션은 변화할 것이다. 여기서는 진보나 후퇴라는 말조차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 나희경의 두 번째 정규 앨범에서 느껴지는 것은 분명 이 뮤지션이 가능한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거기에 투신하고 있구나 하는 점이다. 굳이 그녀가 행해 온 여러 여행의 이력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파악된다. 
  • 이전 작업들과 비교되는 점이라면 특유의 나직하면서도 꽉 찬 육성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물론 특유의 허스키 톤이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첫 인트로 "Invisible"부터 뭔가 물리적인 압력이 느껴진다. 특히 9번 트랙에서는 그녀의 이전 작업에서 쉬 들을 수 없던 일렉트릭 기타의 점성 강한 오버드라이브 톤이, 이 보컬리스트가 앞으로 보여 줄 새로운 국면을 은유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과장일까.
  • 개인적인 평을 덧붙이자면 이 보컬리스트의 평소 말하는 목소리를 좋아한다. 이번 앨범을 들으면 정말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그러니까 Up Close To You.







Photo by 이훈구(Studio Panda)


(이전에 이어)


‘루빈의 톤’ 만들어가는 중

_아무래도 세션 작업과 본인의 작업에서는 악기 사용이 다른 편인가요? 

루빈: 원래는 그랬어요. 아무래도 세션 작업에는 범용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초반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톤을 커버 가능한 기타라든가 악기가 필요한 편이었어요. 그런데 점점 작업을 해 가다 보니까, 그렇게 넓은 영역을 잘 다루는 뮤지션들은 저 말고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악기들을 좀 줄였어요. 그리고 세션을 하더라도 ‘루빈의 톤’으로 해보려고 하고, 또 저만의 톤을 만들어가는 중이죠.


_어떤 악기들을 갖고 계셨나요? 어쩐지 화려한 장면이 연상되는데요.

루빈: 그렇다고 컬렉션이 있는 건 아니었구요(웃음). 아무래도 일렉트릭 기타 전공이다 보니까, 펜더의 제프 벡(Jeff Beck) 시그니처 모델. 그건 지금도 쓰고 있어요. 그리고 제임스 타일러(James Tyler)의 버닝워터(Burning Water), 범용이죠. 음악 시작하던 초기에는 락 넘버를 연주할 때 쓰는 용도로, 잭슨을 썼어요. OEM 모델이었구요.


_ 루빈의 지금 이미지와 잭슨이라. 

루빈: 언뜻 매치가 안 되는 것 같겠지만, 사실 많은 기타연주자들이 락으로 시작하는 것처럼 저도 그랬어요.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압구정동 ‘락커’, 대학로 ‘맥스’ 등의 클럽, 소극장에서 건즈 앤 로지즈(Guns & Roses) 카피 밴드도 했어요.


_제프 벡 시그니처 모델은 90년대 중반에 나온 모델과 2000년대 넘어 나온 모델이 사양 면에서약간 다른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 갖고 계시는 모델은? 

루빈: 초기 모델이에요. 제가 그걸 처음 구입한 시기가 97년이거든요. 97년 모델이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옐로우 컬러입니다. 제 첫 일렉트릭기타이기도 하고, 제가 나오는 여러 공연에서 보신 그 기타가 맞아요. 레이스 센서 픽업이 달려 있구요.


_제프 벡 시그니처가 다 ‘예쁜’ 컬러들이죠.

루빈: 맞아요. 저는 사실 모노톤을 좋아하는데, 제프 벡 모델을 보면 퍼플도 있고, 파스텔 톤에 가까운 그린도 있잖아요. 그런데 제 음악이 그렇게 예쁜 것만은 아니어서, 컬러를 한 번 벗겨볼까 고민도 했어요. 주변 여성분들은 좋아하긴 하지만(웃음).


_연주자로서 범용이라 할 수 있는 기타들과 펜더의 차이는 어떤 방식으로 다가오나요?

루빈: 음, 가요 세션에서 인기 있는 기타들이 있지요. 예컨대, 써(Suhr)라든가 탐 앤더슨(Tom Anderson) 등. 그리고 제가 사용한 타일러 역시 그런 기타들 중의 하나였죠. 가요 세션을 할 때 작곡가분들께서 권유하셨어요. 펜더가 가요에 잘 ‘묻지’ 않는다는 이유였죠. 워낙 자기 개성이 강한 악기다 보니까.


_안 ‘묻는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요. 

루빈: 타일러를 비롯한 이러한 악기들은 액티브 방식, 즉 기타에서 한 번 손을 봐서 들어가는 톤이에요. 정제되어 나가는 소리, 자연스럽게 컴프레서가 걸린 듯한 그런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가요의 사운드라든가 작곡방식에서 크게 충돌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펜더는 아무래도 패시브 타입이니까, 일일이 톤을 다 만들어야 하고, 그걸 다시 녹음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해요.




사운드는 업데이트도 중요해…자신의 소리 다각도로 연구해야

_이사를 하셨다고 했는데, 말씀하신 걸로 추측건대 악기들도 가지런할 것 같은데요. 

루빈: 원래 그렇긴 한데, 지금은 이사 이틀째라 정신이 없어요. 집에 들어가서 하나하나 정리해야죠. 이사를 오면서 아예 작업용도로 방을 하나 할애했어요. 악기들이 차에 한가득이었죠(웃음).


_사용하시는 앰프는요?

루빈: 미국에서 구입한 메사부기(Mesa Boogie) 론스타(Lonestar)예요. 100w 콤보앰프인데, 스팅(Sting)의 내한공연 때 기타리스트 도미닉 밀러(Dominic Miller)를 보고 반해서 구입했죠. ‘아 저거야’ 하면서. 사실 국내에서는 찾기가 어려웠어요. 인터넷 장터에서 ‘론스타 스페셜’은 본 적이 있는데, 지금 상용하는 앰프는 미국에 가서야 구입할 수 있었죠. 메사부기 앰프가 락이나 메틀용도로만 유명한 게 아니라 여러 가지로 멋진 소리를 내 줘요. 너무 좋아요(웃음). 다만 론스타는 녹음용으로는 써보지 않았고, 레코딩 때는 메사 부기의 랙 타입 렉티파이어(Rectifier) 레코딩 프리앰프를 사용해요. 캐비닛 시뮬레이터를 쓰고, 공간계는 MPX1(Lexicon), 그리고 나머지 이펙터는 컴팩트 페달로 해결하구요.


_공연장에서는 여러 가지 앰프가 오는데, 개인장비가 아닐 경우에 곤혹스러웠던 적이 있나요? 

루빈: 음, 딱히 그런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마샬의 경우는 거의 모든 공연장에 있고 자주 보게 되니까 익숙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다만 펜더의 트윈리버브는 제가 갖고 있는 이펙터 조합이나 몇 가지 측면, 밸런스 등 세밀한 부분에서 다소 제 세팅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고생했어요.. 그 자체는 좋은 앰프죠.  5월에 열린 ‘뮤즈 인 시티(Muse in City)’ 때 트윈리버브였을 거예요. 다소 고역대의 소리가 많았는데, 다행히 PA 쪽에서 잘 잡아주셨죠.


_드디어 나왔네요, 페달보드.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구요.

루빈: 주로 클린 부스터로는 RC 부스터(Xotic)를 항상 써요. TS808(Ibanez)과 물론(Moollon) 디스토션, 그리고 부스터 계열로 디바이디드 바이 13(Divided by 13)의 리프트(Lift, 위 사진 별도표시)를 추가하죠. 특히 물론은 사운드가 정말 좋아요.


_솔로, 바드, 요조 세션 등, 경우에 따라 세팅이 다른가요? 

루빈: 음, 루빈, 즉 제 솔로 공연 때의 용도로 따로 만든 페달보드가 있어요. 우선 피시맨 아우라(Fishiman Aura)의 어쿠스틱 프리앰프를 두고 루프스테이션(Boss)을 써요. 그리고 그 다음에 뮤지콤(Musicom)에 주문해서 만든 게 있어요. A, B 채널을 나누는 건데 일반적인 A/B박스와는 조금 다른 게, 두 채널에 동시에 아웃을 줄 수도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해요. 거기에 그라운드 아웃도 만들었고… 한 쪽 채널에는 오버드라이브가 가능하도록 했는데 이건 콤보앰프로, 다른 한 쪽은 바로 프리앰프로 갈 수 있도록 해서 그 두 톤을 믹스해 쓰는 거죠.


_이펙터의 구조에도 해박하신 것 같은데, 직접 제작해보실 의향도 있으셨나요? 

루빈: 아뇨. 기본적인 원리는 알고 제가 필요한 것에 대해 잘 설명할 수는 있지만 직접 만드는 것은 엄두가 안 나는 일이라 일단 주문하는 선에서.


_요즘은 중학생들도, 입시를 준비할 경우에는 페달보드가 좋더군요.

루빈: 제가 입시를 할 때만 해도 페달보드나 톤에 대해서는 별로 중시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뒤늦게 톤에 대해 공부하니까 힘들었어요. 톤이란 게 정말 중요한 건데, 이게 잠시 신경을 쓰지 않고 몇 년을 지나가서, 공백이 생기고 업데이트가 없으면 감각을 잡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후배들이나 레슨생에게도 톤을 잡는 데 신경쓰도록 권해요. 하나하나씩 다 만져보는 것도 공부인 거죠. 점점 악기들이 좋아지고 발전을 하니까 뮤지션이 신경쓰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죠.


_지금 쓰시는 페달들은, 말씀하신 업데이트의 압박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는 ‘명기’들이기도 한데요. 

루빈: 그렇죠. 저는 여러 가지 사용하다 보니 결국 스테디 셀러라고 할 수 있는 악기들로 거르고 걸러진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컨트리 정서 담은 미국 모던락 사운드가 좋아…12월 1일, 피아와 바드가 한 무대에?

_앨범 작업은 거의 끝났다고 하셨죠. 작업 기간 중에 듣는 음악이라면 어떤 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루빈: 아무대로 제가 레퍼런스로 생각하는 음악들인데요. 미국 쪽, 특히 컨트리적 정서가 잘 표현된 모던락 음악을 열심히 들으려고 해요. 컨트리 팝.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도 많이 듣고. 사실 메사부기 앰프를 구입한 이유도 미국 컨트리 팝이나 락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앰프이기 때문이기도 해요.


_아이리쉬 스타일에는 어떻게 끌리게 됐나요. 

루빈: 제가 좋아하는 컨트리의 연원이 결국 아이리쉬 음악에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국 블루그래스와 컨트리의 뿌리도 거기 닿아 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많이 듣게 되고 좋아하게 됐지요.


_루빈 씨가 음악으로 대학에 진학할 때만 해도 실용음악과가 많이 없었고, 또 부모님이 반대하시는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본인의 경우엔 어떠셨나요. 

루빈: 반대라기보다는 ‘어지간하면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완곡하게 표현하신 정도예요. 그런데 심한 반대는 하지 않으셨어요. 강압적이진 않으셨거든요. 저한테 맡겨두시는 편이었어요.


_몇 년 사이, 또래 뮤지션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데요. 교류가 있으신가요. 

루빈: 아무래도 요조, 그리고 임헌일(메이트), 특히 피아의 양혜승 씨와는 친분이 두터워요. 그래서 피아 다른 멤버분들과도 친하게 지내요. 아 맞다, 오는 12월 1일에는 피아, 바드, 이승환 밴드가 같이 공연할 계획이에요.


_피아와 바드라. 조합이… 

루빈: 특이하죠. 그런데 바드 음악도 어쿠스틱이지만 빠르고 락적인 성향을 담은 곡도 있어서 잘 어울릴 것 같아요.


_'꿈의 악기'라 할 만한 악기가 있나요. 

루빈: 그다지 없는 것 같아요(웃음). 물론 지인들 중에 좋은 악기를 빌려주고 연주해 보도록 해주는 경우도 있어요. 좋은 소리에 반해서 ‘갖고 싶다’ 그런 느낌이 들 때는 있는데, 그걸 목표로 하거나 하진 않아요. 저는 어느 정도 퀄리티만 있다면, 그 악기만의 특징으로 연주를 하는 것이 좋아요. 깁슨은 연주해 본 적이 없는데, 궁금하긴 해요. 특히 어쿠스틱 기타는 갖고 싶은 악기예요. 제 음악과도 잘 어울릴 것 같고.





즐거운 루빈 씨…탱고, 페달 스틸, 해금

_조용한 성격이신 것 같은데, 사교 쪽에도 취미가 있으신가요. 

루빈: 탱고를 좋아해요. 모임이 있어요. 성당 성가대 모임에 나가는 정도?


_기타 외에 민속 악기들에도 관심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루빈: 미국에서 사 온 페달 스틸이 있어요. LA 기타 센터에서 샀는데, 거기 직원들 중에도 연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더라구요. 정말 어려워요. 그래도 꼭 마스터해서, 작업으로 들려드리고 싶어요. 해금은 상당히 오래 배웠어요.


_ 오늘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긴 시간 동안 감사해요. TONE OF AGES ‘Critic Player’의 첫 인터뷰이입니다. 페이지가 요렇게 생겼어요. 

루빈: (컴퓨터 화면에 뜬 화면을 보며) 재미있네요. 사실 저도 음악 하면서 페달보드 짤 때 ‘아 이건 누구의 페달보드, 저건 누구의 셋팅’ 하면서 조합했던 기억이 나요. 한국엔 그런 게 드물죠. 의미 있는 작업이 됐으면 좋겠네요.






저도 첫 인터뷰이가 루빈이어서 좋았어요.

아…인터뷰어인 제가 남자인 터라 차마 이렇게 이야기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지 않아도 2013년 음악계에서 결정적인 매 순간에 루빈의 플레이가 있었습니다. ‘Critical Player’는 앞으로도 이러한 방햐에 맞춰 인터뷰이를 선택하고 이야기를 풀어갈 예정입니다.




(계속)

연주 편의성과 울림 모두를 잡으려는 노력

그의 플레이 시 손모양은 솔로잉 시에 엄지를 완전히 넥 뒤편으로 놓는 방식을 택한다. 여타 락 기타리스트 특유의 손모양인, 손가락이 넥의 방향에 대비히 비스듬한 모양이 아니라 오히려 클래식 기타를 연주할 때의 손모양에 가깝다. 와이드 스트레치에 유리하지만 그는 와이드 스트레치보다는 순간순간 태핑을 삽입해 레가토를 전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손 포지션은 필연적으로 깊은 컷어웨이를 요구한다. 아이바네즈의 두 시그니처 모델은 그 요구를 모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깊은 컷어웨이는 그만큼 바디로 전달되는 넥의 울림이 손실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타지마와 ESP 시절의 시그니처는 컷어웨이를 극단적으로 깊이 파되, 바디와 넥이 조인트되는 부분은 양쪽으로 일부러 나무의 부피를 조금 남겨두는 방식을 취해 이 약점을 커버했다.


이는 키코라는 연주자의 절륜한 플레이와 맞물려 개성으로 여겨질 수 있었지만 사실 이는 어색한 접근법이었다. 물론 아이바네즈는 이전의 기타들만큼은 아니지만 가능한 한 과감하게 컷어웨이를 파냈다. 이는 바디에서 충분한 울림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보인다. KIKO10P Premium 과 KIKO100은 모두 아치 탑(Arch Top: 픽업이 있는 가운데 부분이 볼록함)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여유라고도 볼 수 있겠다. '싶은 컷어웨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도 아이바네즈는 이미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바로 80년대 후반 스티브 바이(Steve Vai)의 시그니처를 제작할 당시에도 같은 과제가 주어졌고 이를 모범적으로 해결한 바 있다.


사실 이 정도 레벨의 기타리스트에게 픽업은 절대적인 톤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 모델에서는 시모어 던컨(Seymour Duncan)이 장착돼 있었지만, 키코의 아이바네즈 시대엔 이 회사와 오랜 기술적 유대 관계를 가진 디마지오(DiMarzio)가 함께한다. 커스텀 픽업인 ‘키코 오리지널(Kiko Original)’이 이번 시그니처에 장착됐다.


거듭 이건 기타리스트가 톤을 만들기 나름의 문제다. 과거엔 디마지오가 솔로 시 입자감이 고와 중음역대를 부스트했을 때 느껴지는 거친 느낌을 정제해주었다고 하지만, 절대적인 요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Edge(좌) / Edge Zero(우)



Edge Zero 트레몰로, 아이바네즈의 브릿지 연구는 진화 중

KIKO10P Premium과 KIKO100은 여기까지는 일단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른 점은 브릿지로, 전자에는 단면을 최대한 낮게 만들어 연주의 편의성을 제고한 엣지제로 트레몰로 브릿지가 장착되어 있다는 점. 사실 플로이드 로즈에서 변형된 계열의 트레몰로 브릿지들은 부품 자체의 부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블록 자체가 상당한 높이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바디에 전달되는 서스틴도 감소하고, 무엇보다 연주시 손이 블록을 누르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피치가 엇나가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키코 자신은 영향받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 외에 다른 점은 지판의 곡률(R: Radius)다. 전자는 400R의 곡률―400mm 반지름 원의 호―을 가진 반면 KIKO100은 거의 볼링 레인이랄 만큼 평평한 430R이다. 그는 .010/.013/.017/.026/.036/.046의 게이지를 쓰는데 충분한 울림을 위해 액션(줄높이)를 조금 높게 설정하는 경향마저 있으니, 속주기타리스트의 시그니처이지만 결코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닌 셈이다. 다만 KIKO10P Premium은 레가토 능한 연주자라면 편하게 느낄 만한 세팅으로 보인다.


한데 이러한 세팅을 보면 불가사의해 보이는 것이 그의 피킹 스타일이다. 그는 거의 피크의 대부분이 보일 만큼 피크를 아주 살짝 ‘집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피크를 움켜쥐듯 잡을 경우 충분한 힘이 실리는 것은 맞고 또 그 나름의 음색 장점도 있지만 자칫 음을 ‘비비듯’ 연주하기 쉽다. 순간순간 레가토를 섞는 만큼 음 하나하나가 악상에 따라 균일한 볼륨을 갖도록 하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그는 브라질 공용어인 포르투갈어, 포트루갈어와 유사성이 많은 스페인어 뿐만 아니라, 이 지역 출신 뮤지션들이 다소 소홀하기 쉬운 영어, 그리고 프랑스어와 핀란드어까지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공식 페이지와 SNS에서 진행하는 시그니처 모델 소개도 포르투갈어를 병기하고 있다.

따라서 빠른 시간 내, 키코 루레이로와는 메일링을 통한 인터뷰를 진행하여 그의 기타가 사운드 세팅이라는 맥락 안에서 어떻게 놓이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Harman'그룹 전체로고/Element XP/iStomp/Element 멀티이펙터

신제품 멀티이펙터 및 i-Stomp™용 Free E-Pedal 다운로드 제공


세계적 음향기기 그룹 하만(www.harman.com, CEO 디네쉬 C. 팔리왈)의 일원인 디지텍(DigiTech)의 겨울 행보가 바쁘다. 하만은 2013년 3/4분기까지 전세계적으로 4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여전히 배가 고픈 듯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한 시장발표가 아니라 여전히 의미 있고 흥미로운 제품들을 보여주는 디지텍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물건’들이다.


Element XP/ Element 멀티이펙터: 32, 38개 등록상표 이펙트 사운드 재현 100개 프리셋 등

뚜렷한 사운드 요소의 부재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

디지텍이 특히 강점을 보여 온 파트는 멀티이펙터다. 경쟁사조차 인정하는 집적회로 기술을 통해 안정적인 톤의 조합 및 프리셋 리콜을 보여 준 디지텍은, 20세기 중후반부터 이어져 온 이펙터 역사상 명기로 인정받은 페달들을 재현해 담은 멀티 이펙터 프로세서 및 페달 Element XP와 Element 멀티이펙터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이 이펙터의 특징은 주요 이펙터 제조사들의 주요 제품이 등록상표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 말 그대로 하나하나의 사운드적 요소(element)에 방점을 찍겠다는 뜻이다. 사실 디지텍은 그간 저장이나 리콜 등에서의 재현력과 안정성은 높은 평가를 받아 왔지만 ‘이것이 디지텍의 사운드다’라고 할 만한 이펙터―특히 내추럴한 사운드의 오버드라이브 계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데 이러한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전환시킨 셈이다. Element XP는 뛰어난 구현력을 바탕으로 보스(BOSS®)의 DS-1, Electro-Harmonix® Big Muff Pi®, Ibanez® TS-9 Tube Screamer™, Boss® CE-2 Chorus 등 32개의 이펙터, 1x12" '57 Fender® Tweed Deluxe Reverb®, 4x12" Johnson® Straight w/Celestion Vintage 30's를 포함한 9종의 캐비닛 사운드, '63 Vox® AC30 Top Boost, '83 Marshall® JCM800 등 12종의 앰프 사운드를 담고 있다.


멀티이펙터의 경우는 여기에 익스프레션 페달에 관련된 이펙터들이 추가돼 도합 38개의 사운드 요소를 갖추고 있다. 디지텍의 특징적 제품이랄 수 있는 DigiTech® Whammy를 비롯해, 와 페달의 고전적 요소들인 Dunlop® Cry Baby™ Wah, Vox® Clyde McCoy™ Wah 등의 요소들이 추가되며 38개의 이펙터가 내장돼 있다. 물론 디지텍의 전공 파트라 할 수 있는 공간계에서는 자사 등록상표 이펙터의 요소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은 DigiTech® Flanger, 피치 계열의 DigiTech® Pitch Shifter, 그리고 노이즈 차감 계열의 DigiTech® Silencer™ Noise Gate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하만 측은, 디지텍의 자체 기술이 적용된 요소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등록상표 이펙터의 사운드 요소는 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을 단서로 달아두었다. 이들은 사운드의 재현에 특별히 업무협약을 맺은 것은 아님을 밝혀두고 있으며 그들의 역량은 해당 제조사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현’하는 것까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가격은 현지 가격 119.95달러와 159.95달러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iStomp페달 위한 Free E-Pedal 제공 프로모션 실시

“톤 메이킹 방식에 대한 생각의 기회 제공하고자”

iOS 기반 기기와 연결, 하나의 페달에 다른 이펙터로서의 역할을 부여할 수 있는 디지텍의 획기적 페달 ‘iStomp’와, 그 소프트웨어인 ‘E-Pedal’ 다운로드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디지텍 측은 디지텍 스톰프샵(DigiTech Stomp Shop™) 앱(무료)을 통해 여러 가지 ‘E-Pedal’들에 대해 한시적으로 무료 다운로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디지텍과 DOD의 등록상표 이펙터들은, iOS 기반 기기와의 연결 후 디지텍 스톰프샵 앱을 다운받고 여기서 47가지 페달들을 종류별로 선택해 다운받아 쓸 수 있다.


다만 이 페달은 여러 페달을 저장해 두었다가 그 때 그 때 불러 쓸 수 있는 형식은 아니며 iOS 기반 기기에서 페달을 선택할 때마다 그 역할이 바뀐다. 다운로드는 30초 이내에 이루어지며, 버튼 옆 LED 램프의 컬러는 다운로드 프로세스 중 iOS화면에서 선택 가능하다.


참고로 데이빗 보위, 킹 크림슨 등과의 작업으로 유명한 기타리스트 에이드리언 블루(Adrian Belew)의 시그니처 E-Pedal인 ‘임파서블 페달(Impossible Pedal)’은 제외된다. 이 페달은 지난 8월, 애너하임에서 열린 여름 NAMM쇼에서 공개된 바 있다. 이 페달은 두 개의 피치 시프터를 결합한 모델로 양쪽 옥타브의 조절을 통해 기이한 효과음을 만들 수 있는 페달로 알려졌다.


디지텍의 마케팅 매니저 수잔 클림트(Susan Klimt)는 “기타 연주자들로 하여금 톤을 만드는 방식에 대해 사고의 전환을 유도하고자”한다며 이번 프로모션의 취지를 소개했다.




음악적 변화 반영하는 기존 시그니처와의 차별점


엔도스먼트는 뮤지션과 악기사 간의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일종의 감성을 나누는 대화이기도 하다. 특히 연주력이나 스타일 측면에서 자사 이미지와 맞아떨어지는 뮤지션일 경우는 그의 요구를 최대한 충족시키는 것이 지상과제다. 파츠별로 숙련된 테크니션들은 연주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세밀한 요구가 받아들여졌다고 여기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만큼 악기에 들어간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뮤지션들이 어지간하면 자신들에게 제공된 악기로 무대에서 연주하거나 영상물을 촬영하곤 한다. 특히 자신의 의도에 근접하는 악기를 만났다고 판단되면 뮤지션들은 자연히 악기에 대한 호의적인 홍보로 답한다. 자연스럽게 광고효과가 나오는 것이다.


정리_한명륜



앙그라(Angra)의 기타리스트 키코 루레이로(Kiko Loureiro)는 2013년 5월, 아이바네즈(Ibanez)와 엔도스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0월 19~20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양일간에 걸쳐 펼쳐진 <라우드파크2013>라이브를 비롯해 전세계 투어에서 이미 아이바네즈 시그니처 기타를 선보여 왔다. 그는 최근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11월에 발매될 자신의 솔로 투어공연의 DVD인 [The White Balance]의 재킷 아트웍을 공개했는데, 이 역시 이번 아이바네즈 시그니처임이 확실시되는 기타를 든 사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실 기타의 발전사, 특히 아이바네즈의 발전사는 과거 메틀을 들었던 팬들이라면 익숙하지만 ‘그거 옛날에나 잘 나가던 브랜드 아니야?’라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가격대에 관계없이 부품조립의 완성도나 끝마무리 등에서 보이는 완성도, 그리고 연주자의 편의를 위한 새로운 기술의 개발까지 변화를 통해 진보하는 제조사가 아이바네즈다. 이는 다른 경쟁업체의 테크니션들조차 인정하는 부분.






27에서 24프렛으로, 두 개의 험버커에서 5단 셀렉터 H-S-H 방식으로

키코 루레이로는 이전까지 타지마(Tagima)의 K1과 ESP의 시그니처 모델인 SE를 주로 사용해 왔다. 두 기타 모두 ESP M2처럼 사선 방향으로 마운트된 던컨의 레일 타입 마그네틱 픽업(SHR-1n), 25.5인치 스케일에 1~4번 줄까지는 27프렛이 적용되어 있는데 타지마의 K1이 원형. 키코의 거의 모든 연주 영상에 이 기타가 등장한다. 2002년 한 악기 동호회 게시판에서 인기를 누렸던 그의 연주곡 “Dream Circle” 동영상에는 이 기타의 정체를 두고도 이야기가 많았다는 전설도 있다. 사실 타지마의 모델은 시그니처라기보다 커스텀의 느낌이 강했다. 즉 양산을 통해 판매하는 것보다는 키코 한 사람을 위한 악기였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그에게 인도된 아이바네즈에서의 시그니처 2종인 KIKO10P Premium과 KIKO100은 그의 연주에 있어서 일정한 변화를 느끼게 해 주는 모델이다. 최근 며칠 사이 키코 루레이로는 공식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시그니처 기타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조금씩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우선 24프렛(17~24 스캘럽), 프런트와 리어 포지션에 각각 하나의 험버커와 미들의 싱글 코일 픽업이 세팅되었다는 점은 눈에 확연히 보이는 이전 시그니처와의 차이다.


우선 픽업 세팅을 이야기하자면 과거 모델은 거의 ESP의 M2를 변형한 것과 비슷했다. 3단 토글 스위치였는데 미드 포지션으로는 가끔 크런치한 톤을 들려주긴 했지만 비중이 낮았다. 그러나 이번 시그니처는 5단 스위치인데다 볼륨 팟 스위치를 당겨 올리면 리어와 프론트 모두 싱글로 전환되도록 설계됐다. 주목할 부분은 배선 방식인데 아래 그림과 같다.



                                            



이번에 나온 키코 루레이로 시그니처 KIKO10P Premium의 스위칭(우측)을 비교해 보자. 볼륨 포트 스위치를 뽑아 프런트와 리어를 싱글로 전환했을 때 활성화되는 부분은 모두 헤드 방향이다. 믹스 포지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락-퓨전 기타리스트 거스리 고번(Guthrie Gorvan)의 배선 방식이며, 아이바네즈의 기존 방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스티브 바이(Steve Vai)의 시그니처 JEM의 스위칭(좌측)처럼 미들 픽업에 가까운 부분들이 활성화되는 방식이 아이바네즈의 일반적 방식이었다. 아이바네즈 측으로서도 새로운 시도인 셈.


이는 곧 발매될 [The White Balance] 실황 DVD의 수록곡들 상당수가 재즈적 성향이 강했던 2006년의 셀프타이틀 작 [Kiko Loureiro]과도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의 페르소나가 분명 앙그라(Angra)라는 베테랑 헤비메틀 밴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지만, 그의 연주 자체엔 재즈적 어프로치가 강했다. 물론 정통재즈라기보다 프랭크 갬블(Frank Gambale)이나 테스타먼트(Testament)의 알렉스 스콜닉(Alex Skolnik)의 솔로와 같은 퓨전 색채가 강하긴 하지만, 동글동글한 클린톤으로 연주하는 솔로 앨범의 재즈 넘버들도 결코 어색하다 볼 수는 없었다.


※ 참고로 2013년 3월, 매거진엔 프랭크 갬블과 키코 루레이로가 ‘Picking vs. Legato’라는 주제로 커버를 장식한 바 있다.



<이미지출처> 아이바네즈 홈페이지, Kiko Loureiro 시그니처 http://www.ibanez.co.jp/products/egseries13.php?seriesid=182&areaid=3&year=2013&catid=1

키코 루레이로 홈페이지 http://www.kikoloureiro.net/en/

(다음 편에 계속)


11. 15(금)@KT&G 상상마당라이브홀 / 빨래판 문지르는 듯한 리듬의 압력 느껴라

로큰롤라디오(Rock'n Roll Radio, 이하 'RNRR')이 오는 15일 저녁 8시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홀서 첫 단독공연을 갖습니다.


첫 정규앨범 [Shut Up and Dance]를 지난 10월에 냈으니 앨범 발매 기념공연이기도 한 셈입니다. 미국 B급 호러만화의 공동묘지 코드를 연상시키는 재킷, 무엇보다 매력적인 송라이팅이 돋보이는 앨범이었습니다.


RNRR은 지난 9일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에서 열린 EBS ‘스페이스 공감’의 ‘2013 올해의 헬로루키’ 연말결선에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한 겨울을 열었습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아시안 체어샷을 제치고 상금 1000만원의 주인공, 그리고 2013년 EBS '스페이스 공감' 첫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영예도 안게 됐습니다.


밴드의 진가는 역시 공연에 있다, 평범한 진리를 보여 준 팀이 바로 RNRR입니다. 2012년 제7회'대한민국라이브뮤직페스티벌'에서도 평론가 성우진을 비롯 많은 음악 전문가 및 동료 뮤지션들에게 인기가 높은 팀이죠. 특히 두 기타리스트 김내현과 김진규의의 리듬워크는 마치 빨래판을 문지르는 듯한 압력이 일품이죠. 무대를 흔드는 베이스와 드럼의 합도 인상적입니다.


2011년 이맘 때 결성해 그 후 만 1년만에 100회 공연을 채울 만큼 엄청난 활동을 했죠. 정말 회사원들 야근하듯이 음악한 겁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걸 보여 주는 팀인 듯합니다.


한편 이 날 공연에는 YB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후배들을 독려할 예정입니다.

문의: 힙스퀘어 (070-7716-6432)


<사진제공: 힙스퀘어>





[D-1]연속공연으로 만나는 밴드 고래야(Coreyah) '불러온 노래'

컨템포러리로서의 국악 창작을 모토로 하는 밴드 고래야의 연속공연 '불러온 노래'가 내일인 13일 시작됩니다. 16일까지 총 5회(16일 2회) 공연이며 장소는 북촌 창우극장입니다.


하나의 뼈대에 전통사회에서 삶의 이야기가 덧붙여지는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민요는 오늘날에도 그 재미를 전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자연히 그 노래를 지금에 부른다는 것은 우리 세대의 멋도 추가되는 일입니다. 밴드 고래야는 이 작업을 '조상들과 우리가 함께 만든다'고 이야기합니다.


혜원 신윤복의 뱃놀이 작품을 여의도 앞으로 옮겨 재해석한 포스터는 '조까를로스'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조문기 작가의 작품입니다.


13일(수)부터 15일(금)까지는 저녁 7시30분, 16일 토요일은 오후 3시와 6시 2차례 공연이 있습니다.




트리퍼사운드 설립 5주년 기념 레이블 콘서트

2008년 10월 오픈한 홍대 기반 레이블 트리퍼사운드가 설립 5주년을 기념하는 레이블 콘서트를 오는 23일 합정동 프리즘홀에서 갖습니다.


90년대부터 한국 가요계 명 프로듀서로 활약해 온 김은석 대표가 수장을 맡고 있는 트리퍼 사운드는 모두 9팀(악퉁, 고래야, 폰부스, 자보아일랜드, 24Hours, 바이바이배드맨, 한음파, 소울스테디락커스, 아홉번째)입니다. 현재 한국 공연중심 음악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밴드들이죠. 이 중 현재 소속인 팀은 고래야, 폰부스, 자보아일랜드, 24Hours로 5팀입니다.

총 발매한 음반도 정규앨범 9장, 라이브앨범 1장, EP 2장, 싱글 6장에 이릅니다.


꾸준한 공연을 펼쳐오며 주목받았던 팀들답게 좋은 무대가 될 것을 레이블 측은 자신하고 있습니다.


예매는 Yes24(http://www.yes24.com)를 통해 진행됩니다.


<자료제공: Tripper Sound>



16일(토) 8시 '공간(空間):합(合) Re-Treat'@1984

<2013 헬로루키>결선에서 비록 대상이 아닌 우수상 수상으로 기타리스트 손희남 씨 어머님의 '마을잔치'를 위해서는 500만 원의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 됐겠지만, 아시안 체어샷의 진격은 계속됩니다. 황보령과 레인보우99의 '황보령=Smacksoft'와 아시안 체어샷의 콜라보레이션 라이브가 홍대1984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두 밴드의 만담 아닌 만남이 담긴 스플릿 앨범 [Sublime Re-Treat]은 지난 4일 현대카드뮤직을 통해 발매되었습니다. '서브라임', 즉 '숭고', '숭엄미'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요. 20세기 컨텐츠가 대량 복제 가능해지면서 진짜 숭고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낳은 주제로 많은 예술가들의 상위 테마가 되기도 했습니다. 황보령 미술 명문 프랫(Pratt)인스티튜트에서 조각을 전공했고 설치미술가로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황보령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숭고를 만나는 방법은 다양한데요, 사운드 아트도 역시 그 중의 한 방법이었습니다. 급진적이며, 정형화되지 않은 흐름을 가진 소리를 만나면서 인간은 필연적으로 '불편'을 느낍니다. 그 불편을 기반으로 너무 쉽게 여겨왔던 가치들과 잠깐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중요한 가치를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아시안 체어샷의 음악에 많은 관계자들이 주목한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겁니다. 스타일은 약간 다르지만 '황보령=Smacksoft'와의 만남은 이 숭고라는 주제를 두고 시너지를 발휘할 걸로 기대되네요.



주최: SMACKSOFT


주관: SMACKSOFT, COMMON Music 문의: 02)897-6605




인터뷰는 10월 22일 무대륙에서 진행되었다. 다른 이들의 여가를 방해하지 않을 장소 같아, 메인 컷은 흡연실에서 촬영했는데 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걸 처음 알았다.

개인적으로 루빈은 특별한 뮤지션이다. 톤 오브 에이지의 첫 기타리스트 인터뷰라는 점 외에도, 동년배라는 속성이 그렇게 다가온다. 1980년생, 서른 넷. 평균수명 100세를 바라본다면 이 나이대는 20세기 중반 이전의 27세쯤에 해당하지 않을까. 한창 뭔가 쏟아낼 무렵의 음악인을 만나고 싶었다. 그의 존재가 다른 연령대 음악인과 청자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도 궁금했다. 마침 그는 동문들의 노력으로 재정위기를 넘어 오는 24일 열리게 될 2013년 <유재하음악경연대회>의 심사팀장이기도 하다.


인터뷰 및 정리_한명륜 포토이훈구(Panda Studio) 장소협조_무대륙


서른 넷, 소년의 근황

_한동안 바빴던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루빈(별로 길지 않으니까 그냥 ‘루빈’): 최근에 이사를 했어요. 합정역 근처로. 이틀 됐네요. 아직 정신 없어요. 한 며칠 찬찬히 정리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은 짐정리가 다 끝나 있지 않을까)


_요조 씨의 2집을 공동 프로듀스하셨고 함께 활동을 많이 하셨죠. 오늘 SNS 보니 부산에 내려가신 것 같던데.

루빈: 네. 전 안 갔네요(웃음). 요조 씨와는 그전부터 작업을 오래 했어요. 앨범 말고도 공연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까 저랑 음악적으로 잘 맞는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 제 색이 많이 표현된 것도 그런 맥락이구요. 편곡과 프로듀싱 과정을 같이 한 거죠. 그리고…, 밴드 ‘소년’ 아세요? 김바다 씨가 보컬로 계시던.


_네, 알죠. 지난 6월에 악스홀에서 김바다 씨 단독공연 무대에 서지 않았나요?

루빈: 제가 그 팀에서 보컬 겸 어쿠스틱 기타를 맡고 있어요. 워낙 김바다 씨의 보컬이 강한 스타일이잖아요. 그 보컬은 누구도 흉내낼 수가 없을 만큼 유니크해요. 그래서 그 스타일로 그만큼 할 수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던 거예요. 그래서 제가 들어가서 활동하고 있죠.


1학년때 ‘맘대로 해봤던’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이젠 심사팀장의 중책

_이 뮤지션이 바로 루빈이다, 이렇게 바로 인지를 못 해서 그렇지 바드의, 그리고 요조 밴드의 기타리스트가 잘생겼다더라 하는 얘기가 나와요. 음악도 오래 전부터 했는데, 어릴 때 유명 제작사로부터의 유혹은 없었나요?

루빈: 민망한데(웃음). 그렇게 봐주신다니 감사하죠. 사실 고등학교(경기고) 때 모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준비를 했었어요. 보컬 팝 중심의 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요즘 아이돌의 숙소 생활과도 비슷했어요. 그 당시 성시경 씨가 데뷔했던 시기거든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변수가 많잖아요. 그런 게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먼저 진학해서 본격적으로 음악공부해 매진했죠.


_서울예대셨죠?

루빈: 동아방송대 실용음악학과를 1년 다녔어요. 99학번으로. 그 당시엔 실용음악학과가 단 두 곳이었어요. 동덕여대는 그 당시엔 들어갈 수가 없었고(웃음). 그리고 그 다음해 시험을 봐서 서울예대 00학번으로 들어갔어요. 정말 학교 다닐 땐 음악만 팠죠.


_동아방송대나 서울예대나 요구하는 수준도 높고 경쟁도 치열했던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입시곡은요?

루빈: 두 학교 다 리 릿나워(Lee Ritenour)의 “Little Bumpin’”이었어요. 기타 한 대로 편곡해서 연주했는데, 원곡은 웨스 몽고메리(wes Montgomerie)였고, 리 릿나워 버전을 다시 편곡해서 연주했던 거죠. 원곡엔 다양한 악기들이 있는데, 솔로 했다가 리듬 쳤다가. 그 당시 그런 타입의 음악들이 실용음악과 입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어요.


_그럼 1학년 때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입상(은상)한 거네요? 12회죠?

루빈: 그렇죠. 그 때는 퍼커시브하게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식의 사운드, 특히 미국쪽 모던락 음악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런 사람”은 역대 대회의 수상곡 등을 따로 참조하지 않고 제 마음 가는 대로 해 본 거예요.


_이번 24회 대회는 곡절이 많았어요. 재정난에 처한 적은 더러 있었지만 이번에는 동문들이 뜻을 모았다고.

루빈: 네 그 관련 회의를 이 곳 무대륙에서 했어요. 공연을 해 본 적은 없는데 그 때 회를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제가 이번에 심사팀의 팀장을 맡게 됐어요. 무거운 책임이죠.


_지금도 그럴 테지만 대학 생활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는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네요.

루빈: 아무래도. 술을 먹어도 음악 이야기만 했어요. 학교에서 살았고, 노는 것도 합주하면서 놀았고, 그 때 많이 배웠어요. 당시 한상원, 김정배 교수님이 기타 전공 교수님이었죠.



바드, 손끝에서 완벽으로

_‘바드‘의 음악을 들어보면 어쿠스틱 기타라는 점을 감안해도 공명 자체가 크고 입체적인데요. 소리를 구현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루빈: 우선, 바드의 음반은 연주 자체를 어렵게 만든 앨범이에요. 당연히 연습이 많이 필요했어요. 아무래도 제한된 악기의 종류로 가득찬 소리를 만들려면 우선 노트 자체가 하나하나 다 깊이감을 가져야 하니까. 즉 완벽한 연주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송라이팅도, 레코딩도 완벽할 수 없는 게 바드의 음악이었어요. 아르페지오 할 때 줄을 살짝 잘못 건드려도 안 되는 거고, 그래서 녹음 자체도 여러 번 했어요.


_오늘 가져오신 마틴 기타로 녹음하셨나요?

루빈: 네 D41로 녹음했어요. 여긴 마틴 컨덴서 마이크가 달려 있는데 원래는 브릿지에 피에조(piezzo: 어쿠스틱 사운드 구현 픽업)가 장착돼 있었던 거예요. 제가 부드러운 소리를 내고자 바꾼 거죠. 바드의 1집은 제가 직접 믹싱했고, 두 번째 앨범은 다른 엔지니어가 맡아주었어요.


_마틴은 공연에 사용하시긴 다소 위험이 있죠?

루빈: 네. 마틴은 소리는 좋지만 공연 때 갖고 다니기에는 파손의 위험이 크죠. 주로 녹음 때 사용하는 용도로 쓰고, 공연 때는 국산 어쿠스틱 기타를 써요. 바드의 유럽 공연 때는 콜트를 들고 갔어요.


_사실 2, 3년 전만 해도 기획사가 해외공연을 지원해주는 풍토는 아니었는데요.

루빈: 저는 제가 직접 공연장, 해당 지역의 기획사 등에 접촉해서 일을 진행했어요. 물론 손발이 딱딱 맞는 기획사가 있다면 좋겠지만 뭐든 제가 확인을 해 봐야 안심이 되는 타입이라서. 지난 2012년에는 보컬 박혜리 씨가 결혼하셔서 못 갔지만 2011년까지는 매해 1개월씩, 오스트리아에서 공연했어요. ‘스트릿 아티스트 페스티벌(Street Artist Festival)’도 있고 아일랜드의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유럽 활동을 열심히 했죠.


_바드는 지난 해에 앨범이 나왔고…. 다음 계획은요?

루빈: 솔로 앨범 작업 중이에요. 저는 마스터까지 다 해서 레이블을 찾는 편이에요. 가이드 작업 중인데 이것 역시 거의 최종 수준으로 해서 레이블을 찾아보려고 해요.


_사실 솔로앨범 [첫 데이트를 마치고]의 수록곡 “그대는…말을 하네”, 이 곡은 살짝 다른 톤이었어요. 바드 음악을 통틀어서도 독특하거든요.

루빈: 그 앨범에 네 곡이 들어있죠. 첫 곡이 “비밀”, “하고 싶은 말”, “첫 데이트를 마치고”까지는 피크로 연주한 곡이고 “그대는…말을 하네” 이 곡은 핑거 피킹이었어요. 어택이 모나지 않고 좀 둥근 편이죠.


_핑거보다 플랫 피크가 편하신가요?

루빈: 네. 거의 모든 아르페지오도 피크가 편해요. 피크로 강하게 연주하는 게 좋아요. 기타 소리는 현과 울림통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기타의 전 부분이 만드는 조화거든요. 기타의 모든 파츠를 울려서 나오는 그런 소리를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제 기타가 안 부서지는 게 신기하다고 할 정도예요. 어릴 때 그 작은 가요책 같은 거 있었던 거 기억나세요? 코드 적혀 있고. 어쿠스틱 기타의 울림 자체가 주는 그 맛을 그 때 느꼈어요. 그런데 입시 때는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해야 하니까 일렉트릭 기타를 잡았고. 그 후에 어쿠스틱 기타에 더 강한 울림을 구사하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_장비 이야기들을 더 듣고 싶은데요.


루빈: 쉬어 가실게요.


물론 마지막은 루빈 씨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양이 방대하므로, 악기와 장비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2편에 이어집니다.

6월 30일, 유니클로 악스홀에서 있었던 김바다 씨의 단독공연에 오셨던 분들은 기억나시나요? 밴드 '소년'의 미성 보컬이 바로 루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