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밍 믹서, 아날로그 필터 이상인 이유 알고 싶다면


아날로그 및 디지털 오디오 콘솔 및 믹싱 장비 분야 산업을 선도하는 업체 SSL(Solid State Logic)이 신제품 믹서인 ‘시그마(SIGMA)’국내에 런칭한다.


아날로그의 따뜻한 사운드를 위한 풍부한 정보량은 꿈의 대상이지만 컨트롤하는 것이 디지털만큼은 쉽지 않았다는 것이 믹싱 엔지니어들의 과제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비용 발생 등의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도 아날로그라는 것 자체가 컨트롤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게 함정이었다.


그러나 솔리드 스테이트 로직, 즉 집적회로를 통한 이러한 문제 해결은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이루어져 왔고 이 기술은 끊임없이 진보 중이다. 특히 최근 많은 정보량을 담을 수 있는 CD인 HFPA의 등장으로 이러한 기술은 그 가치와 존재의미를 한층 더 인정받고 있다.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영국기업 SSL은 자사 신제품 써밍 믹서 시그마의 국내 론칭 행사를 오는 15일 저녁 7시, 역삼동에 위치한 레코드팩토리(Record Factory)에서 갖는다. 단순히 런칭 행사가 아니라 이번 행사에서는 SSL의 마케팅 담당자인 네이선 에르난도(Nathan Hernando)와 레코딩 강사이자 뮤지션인 박종희 레코드팩토리 대표의 대담을 통해 기기의 특성을 소개할 예정.


써밍 믹서를 사용한 믹싱은 그간 DAW(Digital Audio Workstation)을 이용한 믹싱보다 분리감과 회상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복수 트랙의 아날로그 믹서를 통과시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음원이 아날로그적인 배음을 갖게 만든다는 논리다.


그간 써밍 믹서는 ‘좋은 줄은 알겠지만 결국 아날로그 필터인데 이렇게 비싼 돈을 투자할 이유가 있나’하는 기기로 인식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 출시되는 써밍믹서 제품이 그리 많지 않았던 탓이기도 하지만 한 학위논문 연구에서는 DAW 자체 믹싱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을 수도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노형우, 2009).


하지만 현 시점에서 써밍 믹서는 이펙터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음악 산업의 디테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기로 해외에서는 주목을 받고 있다. 어떤 제품의 런칭 행사라는 커머셜한 의미를 넘어서 새롭게 발전, 적용된 기술이 왜 그러한 형태가 됐는지를 고민해 볼 만한 자리이기도 할 터다.


문의: 레코드팩토리  02-539-7335





"그들은 가난하고 술에 취해 있지만, 그들을 존중하면 새로운 세계가 보입니다." 지난 6일 신사동 풍월당에서 열렸던 유니버설의 HFPA(High Fidelity Pure Audio) 런칭회에 연사로 참석한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아티스트가 생각하는 블루레이 오디오의 미래'라는 주제의-때로는 희극적이기도 했던-스피치 중의 고갱이가 아닐까 싶다.

그간 음악 기록물의 포맷과 그 시장가격 형성의 방향은 철저히 소비자의 입장이었다. 물론 시장 가격은 소비자의 입장이 물의 흐름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뮤지션의 의도는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에서 점점 벗어나기 시작했다. 뮤지션의 표현 의도에 가까이 접근하는 매체가 있다면 음반 시장이 무너지지 않았을 거라는, 달콤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오히려 소비자 중심의 편의성 속에 소비자 스스로가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의 경우의 수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이 바로 미디언 발전의 한 측면이라는 점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낮 시간이어서 목이 덜 풀린 '뮤지션' 김종진의 지적은 바로 이러한 점을 겨눈다.


취재 및 정리_한명륜 사진제공_유니버설뮤직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의 한계_포기할 수 없는 물리적 매력

블루레이 포맷의 CD는 과거 LP에서 CD로, CD에서 MP3등으로 오면서 잃어 온 사운드의 정보량(재생시간과는 별개)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다. 물론 지금의 스튜디오 마스터링 기술은 32비트에 인간 '귀명창'이라 불리는 이들이 가진 가청주파수의 열 배에 가까운 384KHz까지 지원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독자적이거나 소규모의 집단으로 활동하던 오디오 애호가들이 독자적인 포맷의 파일을 판매하기도 했고 영국의 린 레코드는 아예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 자체를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한계가 있었다.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은 PC에 Foobar, J-River, Amarra 등 재생 플레이어를 설치하고 이를 플레이어로 사용하는 방식의 PC-Fi 방식으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1.이 방식을 생각보다 어려워하는 이들이 분명 존재하며, 2. 수많은 음원 파일들을 HDD 외장 하드 몇 개로 정리해놓는다는 것에서 물리적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이들도 상당수라는 것이다.

유니버설과 워너 등 주요 음반기업과 BOSE, B&O와 같은 하드웨어 제조사, 그리고 원천기술 라이선싱 회사인 DTS, DOLBY 등이 '블루레이 오디오 컨소시엄'을 조직한 데는 이러한 맥락이 있다. 물론 이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든가 음악 산업에서 최종적인 결과물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을 터다.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메리트는 있었다. 우선 가격이 2만 원 정도로, 현재 일본에서 한화 3, 4만원대에 거래될 수 있다는 점. 그러나 근본적인 것은 확연한 사운드 차이에 있었다. 물론 풍월당 감상실의 오디오 조건과 청음환경 차이 때문일 수 있었지만 특히 음색은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인간 지각 연구에서 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배음(harmonics)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착각이라 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톤, 잊혀진 가능성의 발견

이 날 유니버설이 타이틀로 내놓은 베토벤 소나타와 스탄 게츠의 넘버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김종진이 제시한 음원들이 포맷에 따라 제시하는 다른 인상이었다. 샘플로 제시된 음원은 지미 헨드릭스의 "Red House",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의 "Outsider", "거리의 악사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였다. 원곡과 조 개스트워트(Joe Gastwirt)의 리마스터링으로 음역 및 사운드 정보를 훨씬 방대하게 기록한 버전을 아마라(Amarra) 플레이어로 재생한 사운드였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일단 차이는 확연했다. 특히 앞부분의 인상적인 소절만 들려주던 부분에서도 이미 차이는 확연했지만,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의 리마스터링 버전([Anthology 1988-2013] 수록)을 전체 재생한 마지막 순서는 특히 그랬다. 사실 그 이전 CD로 듣던 신서사이저 소리는 다소 가볍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었다. 그게 마스터링 과정에서 배음에 해당하는 정보들이 손실되며 톤 자체가 얇아졌다는 걸 몰랐다.

이 새로운 포맷은 클래식과 재즈, 그리고 락의 고전 쪽 라인업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즉 풍부한 배음구조를 살려낼 때 즐길 수 있는 음악, 그리고 현재는 마니악한 취향인 스타일의 음악이 이 포맷의 포착대상인 셈이다. 그렇다면 한국 대중음악의 선배 뮤지션들이 이루어놓은 결과물 역시 이러한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HFPA로 발매됐을 때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판도 영향 적을 듯_카오디오 등 흥미로운 적용 가능성

다만 이는 또 다른 면에서 뮤지션에게 가혹한 과제를 제시하는 일일 수도 있다. HFPA는 우선 여기에 맞는 음원의 제작을 전제로 한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이번 베스트 앨범처럼 해외 마스터링을 굳이 하진 않더라도, 필연적으로 이를 위한 고사양의 사운드 카드가 필요할 수는 있다.

물론 이는 HFPA가 보편화되었을 때를 전제한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뮤지션들이 이런 압박을 받은 확률은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미국에나 일본에서는 이 포맷이 나름 중요한 파이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은 한국이다. 특히 음악 소비시장은 글로벌한 어떤 현상의 반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례가 갈수록 적어지는 경향이 있다. 결국 음악월간지를 돈 주고 살 정도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공산이 크다. 이 시장을 위해 무리할 이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같은 맥락에서 '포맷 장사'로 흐를 가능성은 적어 보이는데 이는 긍정적인 면이라고 볼 수도 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카 오디오에서의 가능성이다. 자동차에 적용되는 스마트 기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만큼 블루레이를 읽을 수 있는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된다면 의외로 이 포맷의 소비층이 견고해질 가능성도 있다. 뭐 예컨대 정희라의 HFPA 버전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는 셈이다. 잡설 죄송.




프렌치 재즈나잇-11월 14일, 마포아트센터서 열려

지오바니 비라바시+마크 베르투미유, 한국 '단골'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 한 자리에

재즈는 이제 별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 속 조금 특별함이 되어가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일상에서 가능한 귀의 호사가 늘어가고 있는 셈이다.

피아니스트 지오바니 미라바시, 아코디언 명인 마크 베르투미유,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를 11월 14일 저녁 8시, 마포아트홀 맥에서 한 번의 입장으로 즐길 수 있는 것도 이같이 이야기될 수 있을 터다.


유러피안 재즈 중에서도 프랑스 재즈는 특유의 팝적인 감각으로 처음 듣는 연주자나 음악이라도 일단 한번 객석에서 맛보면 정서적으로 공감하기 어렵지 않다. 실제로 프랑스 재즈 뮤지션들의 연주 영역 자체가 그러한 특성도 있다.


피아니스트 지오바니 미라바시는 2011년 고양 아람누리 공연 실황을 [Somewhere in Seoul 'Arirang']을 발표해 한국에도 익숙한 피아니스트. 그와 함께 1부 순서를 갖는 마크 베르투미유는 샤를 아즈나브르, 패트릭 브루엘과 같은 한국 올드팬들에게 친숙한 샹송 가수부터 디디 브릿지워터 같은 재즈 뮤지션까지, 다양한 협업 이력을 갖고 있다. 1부를 맡은 미라바시와 베르투미유는 2011년 베르투미유가 발표한 음반인 [In Other Word]의 넘버들을 선사할 예정.


2부를 맡은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는 2010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찾은 이래 매해 내한공연을 펼쳐 국내 프렌치 재즈 팬들의 저변을 넓히는 데 일조한 팀이다. 특히 재즈를 말 그대로 자유로운 재즈의 의미로 접근하는 팀으로, 정형적 형식이나 넘버의 제한을 두지 않고 락이나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터치를 구사하고 있다.


특히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의 멤버들인 베이시스트 막심 델포트와 드러머 프레드릭 프티프레즈는 각각 76년생과 81년생으로, 프랑스의 젊은 재즈 뮤지션들이 가진 감각과 터치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며 흘러가고 있는지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와 같다.


 가 격 : R석 80,000원/S석 60,000원/A석 40,000원 

 주 최 : 플러스히치 

 예 매 : 마포아트센터, 인터파크, 예스24, 옥션티켓 

 문 의 : 플러스히치 02)941-1150


<사진>아코디언 연주자 마크 베르투미유. 플러스히치 제공.




지금, 그 다음을 위한 8분

사실 순서는 어떤 해명을 한다 해도 그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나마 오해를 줄이기 위해 선택하는 배열이 가나다순, 영문은 후표기다. 물론 영어지만 통상 한글로 발음을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 팀은 그 음절의 가나다 순을 따랐다.

따라서 <헬로루기2013> 두 번째 프리뷰의 주인공들은 아시안 체어샷, 청년들, ECE 되겠다. 서문 없이 바로 들어가면 1편에 비해 성의없어 보일 것 같아서 썼는데 문장의 길이를 넘어서는 궁색함이 '뽀록'났다. 밑의 밴드들이 잘 가려 주길 기대하면서.

아시안 체어샷(5월의 헬로루키)

'아체샷', 멤버들의 이른 생일 파티 가능할까?

개인적으로 특별한 팀이다. 2013년도 상반기, STUDIO24 매거진에 몸담고 있을 당시 인터뷰이 복이 있다고 느끼게 해 준 팀. 만물이 땀냄새를 풍기기 시작하는 5월 중순이었다. 같은 레이블의 강허달림 님은 출산일을 얼마 안 남긴 시점이었다. 사진에 나온 장소는 문래동 문래예술공장인데 정말 장소도 본인이 섭외했지만 '때깔'부터 락적이지 않은가(깔때끼로 보였다면 죄송합니다).

이로부터 몇 달이 지난 제2회 <잔다리페스타>에서 확실히 이 팀의 공연에 카메라가 많이 붙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뮤콘과 겹쳐 해외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잦았고, 그들은 자기네와 비슷한 뭔가보다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걸 만나길 바라는 경향이 있었다.

사실 이들에게 루키라는 명칭이 다소 몸에 끼는 옷 같기도 하다. 지난 해 대상 팀인 코어매거진과도 비슷한 입장인 셈. 그래도 이들은 앨범이 나왔을 때의 감상을 "이제 루키 탈출했구나 싶다"고 소박하게 표현할 줄 알았다.

EP [탈]에 담긴 에너지는 극히 유니크하다. 굿이나 택견을 떠올리게 하는 리듬의 유연한 운용과, 굽이지는 멜로디 안에 표현되는 강한 힘. 입체적인 기타.

여기에 지난 9월 발표한 디지털싱글 [계절아 다시]에는 강력한 딜레이 효과를 순조롭게 곡의 멜로디 안에 포섭해 낸 대담함도 엿보였다. 내년 첫 정규앨범의 음악적 규모는 우리가 봐 온 그들의 모습 그 이상으로 거대할 수 있다는 뜻일지도.

그러고 보니 11월 27일은 드러머 박계완, 28일은 기타리스트 손희남의 생일이다. 베이스와 보컬을 맡은 황영원의 생일은 5월로, 그 때 앨범 발매가 됐으니 이미 한 번의 겹경사를 치른 셈. 9일이 이른 생일파티가 될 수도 있다.


청년들(8월의 헬로루키)

우리 이미 친해지지 않았나?

한국대중음악상이든 헬로루키든 앨범 아트워크에 대한 특별한 선정순서가 있다면, 아시안 체어샷과 함께 '청년들'의 첫 앨범 [청춘]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선 사진은 노출 과다로 다소 날것스럽고 어찌 보면 '야한' 맛이 있다. 낙서 같은 드로잉이 들어가며 톤이 한 번 가라앉나 싶지만 자세히 보면 멤버들이 취하고 있는 액션은 상당히 가학-피학의 조합 같은 면도 보인다. 과거 (Ramstein)이 종종 보여 준 액션의 코믹 버전 같기도.

농담 같지만 거칠 것 없이 솔직하게 드러내는 식의 사운드와 은근 짜임새 있는 편곡의 긴장 관계가 보이는 이들의 음악이 재킷과 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연출에 묻어나는 '루키스러움'은 묻어난다. 조지웅, 이승규 두 기타의 퍼즈 합은 세련됐지만 아직 오리지널리티로 다가올 정도는 아니고, 리듬 파트 역시 견고하지만 모던락의 관습적 수사를 어떻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뚫을 것인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한데 이런 느낌마저 흰색 바탕에 한글 폰트 공간체의 변형처럼 보이는 타이틀 '청춘' 두 글자가 보여주는 인상으로 나름 상징적인 의미를 얻고 있다. 좋은 디자인 아티스트를 만나는 것도 밴드의 능력이 고 복이다.

아, 그렇다고 음악이 재미없어서 재킷 디자인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는 첨언을, 오해가 많은 세상이라 붙여 둔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하는 경이로움만이 창작이 아니라, 해당 스타일의 애호가라면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그런 사운드를 내는 능력은 '친화력'면에서 비할 바 없는 장점이다.

친구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듯한 SNS 멘트는, 간명하되 갖출 예의는 다 갖추고 있다. '친하게 지내'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무서워져서 이런 식의 인사는 하지 않는 세상에. 그런데 어쩐지 이 멘트에 라디오를 진행하던 태연이 떠올라, 가슴 한 켠이. 헛소리 죄송하고, 내일 무대서 그 친화력 유감없이 보여주기를.


ECE(7월의 헬로루키)

음악은 공연장 '현피'가 제맛

<헬로루키>를 비롯 에 올라오는 팀들 중 상당수 팀의 기타리스트가 퍼즈와 빈티지 악기를 조합한 사운드를 선보인다. 퍼즈 자체의 정형적이지 않은 사운드가 젊음의 에너지를 표현하기에 좋은 수단인 건 맞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패시브(자체에 프리앰프가 없는 경우)악기를 중심으로 하는 사운드인 탓에 사실 이들이 보여주는 감각의 100%를 TV로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좋은 기획과 좋은 밴드가 현장의 제약을 가운데 두고 서로 안타까워하고 있는 셈이다.

해서 만일 ECE(Emergency Call Equipment)의 음악을 TV로 보고 다소 큰 감흥이 오지 않았다면 필히 결선 무대를 볼 것을 권한다. "붐비세"를 들어보면 베이스(박주원)와 드럼(이동욱)의 합은 마치 채드 스미스/플리(Chad Smith/Flea) 조합의 미니어처 같은 느낌이 든다. 타이트한 것 같으면서도 풀어 줄 때 적당히 풀어줄 줄도 아는 리듬 운용을 보면 펑크보다는 펑크의 자유로움이 적당히 가미되면서도 정교한 훵크(Funk)에 가깝다.

그나저나 이 팀은 보컬(김동용) 자체가 퍼즈다! 평범한 보컬인 것 같지만 기타(금오)의 음색과 묘하게 닮은 찌그러짐이 들린다. 물론 본질적으로 앰프를 통해 찌그러져 나오는 사운드와는 배음 구조가 다르기에 충돌하지 않고 나름의 조화를 얻어낸다.

물론 이런 감각 역시 TV 방영으로 느끼기 쉽지 않았을 부분. 내일 직접 맞닥뜨릴 사운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그나저나 자신들의 곡 설명을 너무 잘 한다. 공간과 씬의 형성을 이어 설명하다니, 이제 뮤지션이 이런 일까지 하면 나 같은 사람은 뭐 먹고 살라고. 전기뱀장어의 황인경과 함께 음악필자들을 긴장케 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 맨 위 사진 네 컷 조합 중 아시안 체어샷은 STUDIO24 6월호 인터뷰 사진의 B컷(By 이훈구 STUDIO Panda)



나희경, 송영주 등과 함께 하는 항구의 음악

90.7MHz경인방송 2부작 '항구 새로운 음악을 만나다' 방송

새롭기 어렵지만 새로워야 한다는 목마름은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음악계에 작용하고 있는 강박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강박이 있는 만큼 각 시대마다 또 다른 가능성이 발견되고 이는 새로운 제안으로 기능했다. 그 가능성은 어느 집단에서 약자의 위치에 놓인 이들, 즉 타자화되어 있는 이들의 목소리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노동요에 기반한 전세계 민속음악, 특히 삼바, 파두(fado), 탱고 등 대중음악에 에스닉이라는 코드로 결합된 요소의 음악들이 그러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음악의 물리적 원산지는 항구다. 자연스러운 공간이다. 90.7MHz 경인방송 라디오는 이러한 점에 착안한 라디오 다큐멘터리 <항구, 새로운 음악을 만나다>(연출: 안병진PD)를 11월 16일과 17일 2회에 걸쳐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1시간씩 방송한다. 2013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작을 지원한 이 프로그램은 항구도시 인천을 중심으로 브라질 리우와 미국 뉴욕 등 세계적인 항구도시의 문화적 특성과 새로운 음악을 형성하게 된 역사를 되짚어본다.

브라질에서는 어느 새 한국과 브라질의 음악적 교류에 중요한 인물이 된 뮤지션 나희경을 만난다. 나희경은 7일 자신의 두 번째 정규앨범 [Up Close To Me]를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재즈 레이블의 상징이랄 수 있는 블루노트 클럽에 단독으로 오른 피아니스트 송영주를 취재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다국적노래단 ‘몽땅’, 다문화다국적 ‘지구인뮤직밴드’ 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진은 항구의 속성은 곧 우리 시대 다문화시대의 알레고리라 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 역시 다문화사회 안에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이 방송의 핵심이다. 의미 있는 콘텐츠는 좋은 물음을 던진다.


개인적으로 일전에 한 매체를 빌어 자장면의 탄생에 대해 쓴 적이 있다. 100여 년 전 인천에 온 중국 저임금 노동자들의 슬픔이 담긴 음식. 그러고 보니 자장면이야말로 항구의 리듬을 담은 음식이 아닐까. 잡설이었다.


자료 사진 중 예술가들의 거리 시위 사진을 담았다. 아픈 삶의 현장에서 나오는 음악이 너무나 단순하게 '노동요의 낭만'으로 연결되는 환상이 폭력적이라는 것을 제작진은 말하려 하는 게 아닐까 싶어 머리 사진으로 쓴다.




Jordan Rudess & Rod Morgenstein, 프로젝트 진행

현지 19~22, 워싱턴D.C. U Street부터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의 건반 '마법사' 조던 루디스(Jordan Rudess)가 드러머 로드 모건스틴(Rod Morgenstein)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Ruess Morgenstein Project(RMP)'를 다시 선보인다.

현지시간 4일, 조던 루디스는 자신의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를 통해 이와 같은 협연 스케줄을 알렸다. 드러머 로드 모건스틴은 윙어(Winger)와 딕시 드렉스(Dixie Dregs)를 거친 드럼 테크니션.

이들은 지난 1997년 프로젝트명을 셀프 타이틀로 하는 음반을 내놓은 바 있다. 그리고 16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이들의 연주력을 뒷받침해줄 테크놀러지도 발전해 왔다. 따라서 초절 기교를 자랑하는 이 두 테크니션들이 과거 결과물들을 어떤 식으로 구현할지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쌀밥'의 효력인가

마이크 포트노이가 드림 씨어터를 떠나야 했던 까닭은 존 페트루치가 '주식회사' 드림 씨어터의 홈페이지에 공지했던 바 포트노이의 외부 프로젝트 활동이었다. 물론 앨범 녹음과 투어 등 드림 씨어터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있었던 외도라고는 하지만, 미스터(라 쓰고 마스터라 읽는)페트루시가 너무 매몰찼던 게 아니냐는 여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 양측에 의하면 페트루시는 당시 해고 통보를 무려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다.

그런 걸 보니 조던 루디스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존 페트루시가 '쌀밥'의 예우를 갖춘 것일까. 1954년생으로 우리 나이론 환갑인 조던이다. 하긴 1997년부터 해 왔던 프로젝트이고, 어차피 존 페트루시와 조던 루디스도 리퀴드 텐션 익스퍼리먼트(Liquid Tension Experiment)라는 프로젝트를 행했다는 점.





지금, 그 다음을 위한 8분

오는 11월 9일 광진구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 홀에서 열릴 <EBS 스페이스 공감 신인발굴 프로젝트-2013 헬로루키(Hello Rookie)> 연말결선. 라운드헤즈, 로큰롤 라디오, 스쿼시바인즈, 아시안 체어샷, 청년들, ECE(가나다 순) 등 6개팀이 올해 최고 신인의 자리를 겨룬다.

사실 음악인에게 '최고'라는 단어만큼 공허한 게 또 있을까. 요즘 밴드씬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이 날 무대에 서는 여섯 팀은 음악적 스타일도 다르다.

해서 결국 그 날, 자신들의 음악을 얼마나 납득할 만한 퍼포먼스로 구현해 낼 수 있는 팀이 '최고'라는 이름에 어울릴 터다. 즉 그 날 주어진 결선 무대 8분 동안 얼마나 '놀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인 셈.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 100여 팀의 뮤지션 집합-뮤지션 1인도 하나의 집합으로 보고자 한다-을 배출해낸 헬로루키는, 그러나 최근 들어 다소 반응이 약해졌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실력 있는 신인들이 경쟁성 대회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고, 기업이 됐든 공공기관이 됐든 다른 문화주체에 의한 오디션 행사가 많아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음악적 실력에 비해 그들을 이슈화시킬 수 있는 이야깃거리나 키워드가 부재했던 탓도 있을 터다.

만약 그렇다면 2013년 헬로루키는 이 프로젝트에 있어서 어떤 기점이자 새로운 고민이 시작될 시점이 될 수도 있다. 참가팀 중 국내에서 치러진 국제 음악 컨퍼런스에서 해외 음악 관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팀도 있고, 오랜 시간 동안 씬에서 활동하며 동료 뮤지션들의 지지를 받아 온 팀도 있으며, 새로운 사운드의 지향을 보여 주는 이들도 있다. 밴드가 됐든 개인이 됐든, 그리고 어떤 스타일이 됐든 지금, 그 다음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금년 몸담았던 다른 매체나 공연 등을 통해 만나 본 참가팀도 있고 음악만 들어 본 팀도 있다. 사실 인터뷰는 헬로루키 홈페이지를 통해 더 잘 볼 수 있을 터다. 그러므로 평론이라기보다는 나름의 뷰 포인트로 이번 헬로루키 무대에서 각 팀마다 기대되는 포인트라든가, 체크해두고서 즐기면 해당 팀의 음악적 매력을 읽거나 받아들이는 데 힌트가 될 포인트들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라운드 헤즈(8월의 헬로루키)

까다로운 사운드 환경에서의 적응도 & 새 작업의 방향

지난 5월 셀프타이틀의 1집 앨범을 발표한 라운드헤즈(Roundheads). 혹자는 이들의 음악에 '서투름'이라는 수사를 썼는데,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다. 새침하기까지 한 바운스의 리듬기타 커팅 사운드를 박효(박효정)의 보컬이 곁에서 어르는 듯한 "Human Describe", 라틴 리듬에 록적이기까지 한 압력을 담아 낸 "도약(Meari)" 등의 트랙은 앨범에 담긴 이 팀의 음악적 에너지 운용 능력의 능숙함을 보여 준다.

귀에 들어오는 건 코러스가 살짝 걸려 마치 GRP 계열의 퓨전재즈 느낌이 드는 기타 톤. 재즈를 지향하는 젊은 뮤지션이라면 몰라도 최근 다소 거친 톤이 선호되는 모던락이나 팝 계열과는 차별화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다만 8월 방송분 당시에는 기타 사운드가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들어 아쉬운 면이 있었는데, 11월 9일 무대에선 후임 기타리스트와의 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도 기대해볼 만하다. 새로운 결과물이 준비 중에 있다고 했으니 그 튠이 어떤 방향일지 가늠해 보면서 즐기는 것도 괜찮을 터다. 다소 컨트롤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악스홀의 사운드가 어떤 방향으로 잡히느냐에 따라 이들의 컨디션이 100%에 가깝게 발휘될 수 있을까.

기록적 폭염-내년엔 또 내년의 폭염이 기다리고 있겠지만-7월 한국 콘텐츠진흥원의<K-루키즈>8월 <KT&G 밴드 디스커버리> 등 상복이 많다. <2013 헬로루키> 연말결선까지 장악한다면 겨울도 뜨거울 텐데, 지켜볼 따름.


로큰롤 라디오(7월의 헬로루키)

숨겨지지 않는다, 당신들 은근 노리고 있는 거

밴드 이름이 길면 통상 영문 약칭으로도 많이 쓴다. 로큰롤라디오(Rock'n Roll Radio). 가끔 로큰롤'라이도'-'라이더' 같고 이것도 그럴 듯한데?-라고 오타를 내기도 쉬워서 이들의 표기대로 'RNRR'이라고 표기하기로 한다. 어쩐지 굴러가는 느낌도 좋고 '아레날랄'이라고 하면 아드레날린 같은 어감도 들 만큼 발랄하다.

'결선 8분 내내 달리겠다'는 이들의 공언은 이들이 또 다른 한 팀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는 것에 대한 또 다른 대답이 아닐까 싶다. 기실 이들은 2012년 음악 관계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밴드다. 단현의 멜로딕한 리프지만 뮤트한 다른 줄까지 힘차게 긁어내는 브러싱(brushing) 톤은 리듬 파트와 큰 공명을 이룬다. 여기에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딜레이 등 공간계 이펙터를 통해 곡의 시그니처가 되는 악상들을 입체적으로 살려내는 데 능하다. 리드 기타의 김진규와 보컬을 겸한 김내현의 합은 원래 무대에 최적화돼 있다 볼 수 있는데 11월 9일, 최고의 선택을 받는 데 유리한 조건이 아닐까.

RNRR은 오래 활동한 밴드는 아니지만 빠르게 마니아를 확보해 왔으며 동료 뮤지션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팀이다. 앨범 재킷에 보이는 B급 호러만화 감각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스쿼시바인즈(6월의 헬로루키)

앨범만 나왔다면

이기범은 중저음 배음이 멋진 보컬리스트다. 그런지 시대를 장식했던 몇몇 유명 보컬리스트의 이름이 떠오르는데 그에 비추어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그들의 사운드에는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없으며 'In my way'("파문" 중에서)를 거칠게 외친다. 그렇게 일상적인 리듬과 멜로디를 거부하며 거친 파문이 되고자 한다.

스쿼시 바인즈(Squash Vines)의 사운드를 6, 70년대의 사운드와 직접 접속시키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보인다. 우선 기타만 해도 기타리스트 홍승기가 레스 폴의 두터운 중음역에 큰 장식이 없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거친 퍼즈가 강한 스토너(stoner: 6, 70년대를 모델로 한 복고를 넘어 의고 타입 락 사운드를 지칭하는 용어) 사운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6월의 헬로루키' 동영상으로 그들의 "Blackhole Man"을 들으면 코러스(패닝 속도를 줄인 플랜저 효과일 수도 있다) 이펙팅이 살짝 들어가 퍼지하기보다는 다소 꾸물거리면서도 끈적한 질감을 선사한다.

오히려 그런 복고적인 인상이 나는 것은 사운드보다도 작곡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인상적인 예로는 역시 "Blackhole Man"을 다시 들고 싶다. 주목할 것은 엔딩부인데 기타 솔로 그 아래 리듬의 변화가 보이는 조합, 특히 드럼의 선 굵은 타격 사이에 다급하게 채워지는 베이스의 노트들은 마치 전성기 글렌 휴즈(Glenn Hughes, ex. Deep Purple)를 떠올리게 하는 면도 있다.

물론 스타일은 다르지만, 강한 남성적 힘, 그리고 메트로놈과 상관없이 인간임을 주장하는 템포 전개 등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어느 팀과 묘하게 캐릭터가 겹칠 수도 있다-내일 두 번째 프리뷰에 등장할 그 팀, 의외로 긴장해야 할 대상이 이 팀일 수도. 스쿼시바인즈 멤버들의 개인적 사정으로 금년 공연이 지난 해에 비해 뜸했고, 아직 앨범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당일 관객 호응 및 몰입도에 있어서 약간의 변수일 수 있겠다. 앨범만 다소 일찍 나왔어도 이들의 인지도 자체가 달라졌을 테고, 그랬다면 이번 <헬로루키 2013>자체가 씬의 화제가 됐을 수도 있을 터다. 물론 인간의 과거엔 가정이 필요없다. 다만 9일 무대에서 의외로 가장 지켜보아야 할 팀이 이 팀일 수도 있다. | 한명륜 evhyjm@gmail.com



John Petrucci's Dream Scape by TCE

물론 그가 이걸 바닥에 두고 '꾹꾹'하지야 않겠지만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의 셀프 타이틀 앨범이 발매된 지 한 달 여. 앨범은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 최고순위 7위를 기록했고 전통의 마켓인 일본 및 유럽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드림 씨어터' 하면 기타리스트 존 페트루시(John Petrucci)의 존재감이 먼저 떠오르는 모양새가 돼 가고 있다.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가 이 기업 이 지닌 물적, 상징적 주식의 최대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TC 일렉트로닉에서는 그의 시그니처 공간계 이펙터인 'Dream Scape'를 출시했다. 몇몇 구매 대행 업체를 통한 직수입으로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긴 하지만, 그 연주력에 관계없이 호불호가 갈리고 마니악한 뮤지션의 이름이라 국내 업체들이 들여온다 해도 맛배기 이상 되지는 못할 터다.

TONE PRINT? USB와 PC, MAC 및 모바일 기기로 패치 다운

복잡한 미디 인터페이스 지식 요구하지 않아

사실 어떤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톤이나 세팅의 미디 패치를 다운받는 것은 과거에도 가능했다. 그러나 이는 컴퓨터와 이펙터를 연결하는 미디 인터페이스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이건 연주력과는 또 별개의 문제였다. 그야말로 '덕력'의 '클래스' 인증과도 같은 작업이었다. 거기다가 이 작업은 주로 미디 인풋/아웃풋이 있는 랙 이펙트가 있어야 가능했다.

TC Electronic의 톤프린트(Toneprint)는 PC나 Mac, 그리고 모바일(앱, 안드로이드)로 자체 에디팅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이를 USB 케이블로 연결할 수 있는 포트를 갖고 있다. 그러니까 스톰프박스에 바로 USB를 연결할 수 있는 기술로, 톤의 구현에 지극한 '덕력'을 요구하지는 않는 셈이다.

*추후 톤프린트에 대해서는 톤을 추적적으로 구현하는 일련의 기기들을 연결짓는 기획에서 해당 엔지니어들의 코멘트와 함께 다루고자 한다.

Specification

-6가지 시그니처 톤 이 페달은 그가 좋아하는 코러스, 플랜저, 비브라토를 클린과 크런치의 경우로 둔 셈이다.

  • 그는 아르페지오와 오버드라이브 공히 중음역대 노브를 12시 이상으로 놓지 않는다. 실제 이펙팅이 걸리기 전의 그의 사운드는 고역대 쪽의 특성이 살아 있는 다소 밝은 사운드다. 즉 특유의 어두운 아르페지오는 앰프의 EQ가 아니라 코러스의 질감을 통해 얻어지는 셈이다.

  • 물론 그는 이 이펙터를 다른 이펙터들과 믹스한 다음 루프 시스템으로 돌려 사용한다. 그 시스템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논의가 따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시그니처, 상상력의 반대 개념 아니다

사실 시그니처 모델을 쓴다는 것은 일정 정도 표현력의 제약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톤프린트의 개발 과정에서 시그니처 톤의 요소들을 제공한 뮤지션들은 거리낌이 없었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전언이다. 즉 창의성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떤 톤이 어떤 문맥에 부여되느냐의 문제라는 뜻일 터다.


<이미지 출처: http://www.tcelectrn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