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 사라지는 삑사리의 핑계, ‘돌지 않는피크

원래 초보자 피킹폼 훈련용…미국, 한국에서만 판매 중

 

종종 공연 실황 영상을 보면 유명 기타리스트들이 피크를 순간순간 고쳐 잡는 것도 멋있어 보였습니다. 살벌한 피킹 와중에 엄지를 꼼지락거리며 자신이 원하는 피킹 어택에 최적인 자세를 만들어내는 존 페트루치나 폴 길버트의 손동작은 그 자체로 매력이었죠. 핑거 피킹과 플랫 피크를 순식간에 교대하는 에릭 존슨도 두말할 나위가 없었죠. 피크를 빠르게 고쳐 잡는 것도 그 중요성을 부인할 수 없는 테크닉이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는 일종의 불편이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아니 냉정하게 보면 불편 사항 맞습니다. 그래서 메가데스의 크리스 브로드릭은 엄지에 피크 홀더를 끼고 거기 피크를 끼워 쓰기도 하죠. 양손 태핑 구사에 최적화된 나름의 특징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피크가 손가락 사이에서 돌아가는 이유는 한 가지, 피크가 받는 저항이나 진동을 지지해줄 만한 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크리스 브로드릭과 같은 피크 홀더는 잘못 쓰면 피킹 하모닉스 때 다소 곤란할 수도 있죠.


미국의 악기제조사 피크맥스(http://www.pykmax.com)이 개발한 하이퍼포먼스 기타피크High Performance Guitar Pyk는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사실 이 도구는 초심자를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프로페셔널 기타리스트들도 피크를 마음에 드는 위치로 유지하는 게 아주 쉬운 일만은 아니죠. 특히 공연장 환경이나 날씨에 따라 땀이 많이 난다면 피크는 돕니다. 요즘 회전형 블랙박스를 광고하던데 피크는 돈다고 별로 좋을 게 없죠.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그냥 쥐고 기타를 연주하면 됩니다. 힘을 빼고 피크를 잡는 데만 집중하면 손 모양이 자연스럽게 사진의 틀에 맞게 되어 있습니다. 사이즈는 스몰과 미디움이 있네요. 스몰은 여성이나 15세 이전 청소년, 미디움은 그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정도 연주자도 쓰는 쪽이 편한 모양이네요.


피크의 두께는 0.60mm(핑크), 0.88mm(그린), 1.00mm(퍼플)의 세 종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모양을 알았다면 피크는 제작해서 꽂아도 상관이 없겠군요. 저는 1.14~1.2mm를 좋아하는데 그 사이즈로도 제작을 해 주는지 문의해보고 싶군요. 만든 회사 측은 이게 초보자용이라고만 굳게 믿고 있는 것 같은데 거듭, 이런 장비는 프로페셔널 연주자들에게도 좋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물론 삑사리에 대한 핑계거리가 하나 사라진다는 점은 오히려 부담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이 제품, 미국 외 국가에서 판매되는 곳은 아직 한국뿐이랍니다. 참 신기한 나라입니다. 물론 이런 건 좋은 쪽으로 신기하죠. 이번 호 기타월드지에 등장했는데, 이미 국내 쇼핑몰에는 3월 경부터 풀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