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15일 양일간, ‘재즈 포 발렌타인’, ‘오디오가이 스튜디오 라이브 1주년 기념공연

 


재즈공연 전문 기획사 플러스히치의 2014년은 시작부터 바쁘다. 바딤 네셀로프스키Vadim Neselovskyi, 트럼페터 알렉스 시피아진Alex Sipiagin 그리고 한지연이 이틀 동안 다른 타이틀로 공연을 갖는다.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할 부분이다.

 

14일 공연은 날짜가 날짜이니만큼 재즈 포 발렌타인Jazz For Valentine’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다. 가급적 솔로들은 15일 오디오가이 스튜디오 공연을 예매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듯하다. 그러나 워낙 제한된 인원수(비지정40) 때문에 240석으로 비교적 좌석수가 여유 있는 올림푸스 홀에서의 14일 공연을 선택해야 할 확률이 높다. 확률은 솔로일 가능성이 있는 당신을 그리 배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억울할 부분은 아니다.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길. 1부 순서로 편성된 바딤 네셀로프스키(좌측)의 피아니즘을 작정하고 따라가보는 건 어떨까. 그는 게리 버튼Gary Burton 밴드의 피아니스트를 거쳤으며 2010년 몽크 컴페티션Monk Competition 작곡 부문에 우승한 피아니스트. 지난 해 발매된 그의 앨범 [Music for Semptember]의 프로듀싱을 맡았다.

 

우크라이나의 클래식 신동이었던 그가 정작 프로페셔널로서의 명성을 쌓은 곳은 독일 재즈 씬. 물론 유럽 재즈 피아노는 클래식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이런 그가 뉴욕에서 가장 핫한 연주자이며, 버클리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는 것의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의 연주에서 현대 재즈가 앞으로 요구하게 될 새로운 동력에 대한 암시나 예고가 있기 때문임을 짐작해볼 수 있다. 과연 그 동력의 구조와 설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추적하며 쌍쌍바들의 존재쯤은 잊어보시길.

 



알렉스 시피아진은 러시아 출신이지만 젊은 시절부터 미국 씬에서 주목받아 활동해 온 트럼페터다. 90년대 초반부터 텍사스에서 열린 코퍼스 재즈 패스티벌Corpus Jazz Festival(1990), 텔로니어스 몽크 인스티튜트 주관의 루이 암스트롱 경연대회Louis Amstrong Competition  등에 초청받았다. 그리고 결국 뉴욕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확실히 그의 무대가 미국이었기에 재즈뿐만 아니라 재즈의 방계로 볼 수 있는 스타일의 대중음악에서 그의 크레딧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1997년 작 [Smoochy], 그리고 마이클 프랭스의 [Watching the Snow], [Time Together] 등이 그러한 사례다.

 

시피아진은 이번 오디오가이 스튜디오 라이브 1주년 기념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한지연과 호흡을 맞춘다. 이들의 인연 역시 뉴욕에서 시작됐는데 시피아진 측이 듀오 공연의 성사에 오래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연 역시 재즈 포 발렌타인오디오가이 스튜디오 라이브두 곳에서 모두 볼 수 있다. 하지만 시피아진과 한지연의 듀오는 가급적 두 공연 모두를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덧붙여 지난 해 6월 성공회 주교좌 성당에서 열린 플라비오 볼트로와 다닐로 레아의 공연을 경험했던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스튜디오는 특수한 장소다. 인간의 귀보다는 기계가 혼동을 일으키지 않고 좋은 울림을 잡아낼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 한데 이 기계를 위한 소리는 결국 인간에게 즐거운 소리가 되기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트럼펫과 피아노는 상이한 울림의 속성을 지니고 있는 악기다. 이 두 악기가 협연할 때, 후보정을 거친 음반에서라면 모르지만 실황에서는 장소의 물리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 배음구조가 감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숙련된 연주자와 기획자가 만나면 그것은 곧 개별 공연의 특색이 되고, 또 다른 새로운 음악이 된다.

 

물론 이런 경험은 청자에게도 어느 정도의 숙련을 요구한다. 거듭, 그것은 기획자의 노고가 된다. 수익을 장담할 수 없음에도 끊임없이 기회를 제공해 결국 진가를 아는 사람들의 수적(數的) 베이스가 늘어나도록 하는 작업. 그렇다면 이 공연은 2014년 이 실험적 연속공연이 어떤 형태의 물리적 혹은 상징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를 보여 줄 계기가 되지 않을까.| TONEOFAGE


자료제공: 플러스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