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설명 따위 생략해야 할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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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모든 게 끝나 있지 않아! 혹시 아직25일?

12월 25일 저녁 7시, 숨을 참고 클럽 오뙤르까지만 달려가자



"괜찮아, 눈을 떴을 땐 모든 게 끝나 있을 거라더니…"(양천구 신월동 33세 프리랜서라 쓰고 비정규직이라 읽는 콘텐츠 생산자 미혼 솔로 임모 씨)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 솔로들은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되도록 길게 자려 노력한다. 48시간을 자면 26일,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지나가고 모든 게 끝나 있을 것이란 기대로.


그런데 이런. 운 나쁘게도 허리 배김을 참지 못해 눈을 뜬 당신, 크리스마스의 한가운데 놓이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좀비들 틈에 벌려진 생존자처럼 패닉에 허우적대지 마시라고, 합리적인 가격 2만 5000원(현매 3만 원)에 어쿠스틱 락음악의 큰 누님과 작은 누님들의 위로를 전해받을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25일 7시, 아주 작은 용기를 내 보는 건 어떨까. 일단 오뙤르까지만 오면 된다. 물론 중간에 수많은 '쌍쌍'의 행렬이 당신의 얼어붙은 마음에 사정없이 '함마질'을 하더라도, 일단 여기에만 들어서면 더 이상 피 흘리지 않아도 될 지는 모르겠다.


사실 이 두 뮤지션의 음악에도 사랑 노래가 많다. 그러나 이 뮤지션들이 그리는 사랑은 24일 방잡기도 어렵도록 거리에 넘쳐나는 '해피모드'만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랑의 비루하고 씁쓸한 면도 있고, 인간을 넘어 삼라만상과 자연을 향한 사랑도 있다-시와의 앨범은 콩기름 플라스틱과 재생지의 조합, 그리고 이아립의 앨범 역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접지 패키지 아니던가.


그러니 일찍 눈 뜬 당신, 도저히 오뙤르까지 올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속으로 주문을 외워라. '자연 사랑의 노래를 들으러, 비루한 사랑의 노래를 들으러, 범아일여의 세계를 들으러 나는 간다, 나는 간다, 시와아립'